삼국지

토라진 공명

오토산 2021. 10. 20. 07:13

삼국지(三國志) (229)
토라진 공명, ~~~~~~~
결자 해지(結者解之)하는 장비와 관우

그시간 형주에서는 관우와 장비가

자신들 휘하의 병사들을 이끌고 공명 앞으로 달려왔다. 
놀란 공명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관우가 다짜고짜 공명을 윽박지른다.

 

"군사,

강동을 토벌하라고 명령을 내리시오 ! "

"이끌고 계신 병사는 예전에 주공과 두 장군이 조직한 몇 백명의 작은 부대가 아닙니다.

지금은 수 만에 이르는 대군이 되었으니, 전쟁을 치루려고 한다면

반드시 사전에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경솔히 움직이면 아군의 피해만 발생할 뿐입니다."

"몇 만이 되었다고 해도,

모두 큰형님 그늘 밑에서 자란 병사들이오.
큰형님이 안 계신다면 천하를 다 얻은 들 그게 무슨 소용이오 !

 

군사가 형주를 차지하고 싶어서,

형님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길 바라는거아니오 ? 
누가 모를 줄 아시오 !"

 

장비가 공명의 말을 받아, 

불신의 소리를 내뱉었다.

"주공에 대한 정이 깊은 줄 알지만,
나도 주공을 은인 처럼 여기오.
또 두 분이 주공과 오랫동안 생사고락을 함께 해 왔지만,

나 역시, 주공과 오랜 기간동안 어려움을 함께 해 왔습니다.

 

주공에 대한 충심이 깊겠지만,

나 역시, 두 분 못지않게 충성을 다하고 있고요.

하지만 전쟁은 감정을 내 세우는 것은 아니지요.

사전에 치밀한 작전이 필요하고, 인내심도 있어야 하오. "

"공명 선생, 선생의 입담이 좋은 것은 잘 알고 있으니,

말로써 우릴 미혹하려 하지 마시오.

선생이 황충 장군의 병사들을 데리고 온 것은 우리를 상대하려는 것이 아니오 ?

어째서, 황장군과 위연을 성밖으로 내 보낸 것이오 ?

이유가 뭐요 ?"

"잠깐만 !

두 분 장군들은 고정하시오.
공명 선생을 오해하신 겁니다.

 

들어 보십시오.

선생께선 이런 일이 생길 줄을 알고,

두분 장군님들과 황충 장군이 부딪치지 않토록,

저에게 병부를 주어 황장군의 병사들을 성밖으로 내보내신 겁니다.
같은 편끼리 싸워서 지금껏 어렵게 양성한 병사들을

헛되이 희생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

 

마속이 세 사람 사이에 끼어들며

황충과 위연을 성밖으로 내보낸 이유를 말하였다.

"으잉 ? ...

그게 정말인가 ?"

"두 분께서, 제 말을 못 믿으시겠다면, 나가 보십시오.

공안성에 황장군의 병사들이 있는지를요 !"

"어,엇 !..."

 

장비와 관우가 마속의 말을 듣고,
서로를 마주보며 놀란다.
그러나 관우는,

 

"어쨌거나,

나는 병사들을 이끌고, 형님을 구하러 갈 거요."하고,

일방적으로 말하면서 고집을 부린다.

그리고 이어서,

 

"형님과 우리는 한날 한시에 태어나진 않았지만,

한날 한시에 죽기로 맹세한 사이오 !

 

장담컨데,

이 세상에서 형님에 대한 정이,

우리보다 깊은 사람은 없을 거요 !

익덕 !"

 

"예 !"

 

"공명 선생 휘하의 병사들은 믿음이 가질 않으니,

예전부터 우리와 함께 한 병사들만 데리고 가는게 좋겠네 !

가세 !"

 

"네 !" 

 

"아니, 저 !"

 

공명이 깜짝 놀라며,

가차없이 돌아서는 관우와 장비에게 만류의 손짓을 해보이는 순간,

척후병이 달려 들어 오며 소리친다.

"보고드립니다 !  보고 드립니다 !

지금.. 주공께서 돌아오고 계십니다 !"

 

"뭐야 ?"

 

"엉 ?"

 

"그게 정말이야 ?"

 

"네 !

분명히 오고 계십니다 !"

"형님, 갑시다 !"

 

장비가 관우에게 말하고, 누구랄 것도 없이

앞을 다투어 문밖으로 <쪼르르> 달려나갔다.
공명만을 제하고...

"선생,

주공께서 오신답니다.
어서 나가 보셔야지요."

 

마속이 혼자 남은 공명에게 말하였다.

순간, 공명은 그동안 관우와 장비에게 당한 설움이 한꺼번에 북받쳐 오르는 듯,

맥없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리고 흐느껴 우는 것이었다.

"흐흐흑 !..."

 

"선생, 우십니까 ?

선생을 따른지 오래됬지만,

선생이 우시는 것은 처음봅니다."
형주로 무사히 돌아온 유비가 관우와 장비를 만났다.

"형님 !"

 

"아우들 !"

 

"보고싶었습니다 !"

 

"돌아오셨군요 !"

 

"나도 정말 보고싶었네 !"

 

세 사람은 서로 손을 잡고 부등켜 안으면서 재회를 기뻐하였다.
그리고 유비는 바로 되묻는다.

 

"공명 선생은 ?"

"아 !...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우가 어줍은 대답을 한다.
그러자 장비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에,예 !"

 

"어서 들어가세 !

선생의 묘책이 없었으면,

우리는 살아돌아오지 못했을 것이네." 

유비가 이렇게 말한 뒤에, 앞장서 대청의 공명을 찾아 들어간다,
그 뒤로는 관우,장비를 비롯하여,조운, 손건, 황충, 위연등이 뒤를 따랐다. 

 

"선생 ! 공명 선생 !"

 

장비가 앞장서 들어가며,

예의 걸걸하고 우렁찬 소리로 공명을 불러대었다.
그리고 이어서,

 

"형님이 오셨소 !

헤헤헤 !...."

"엉 ?"

 

그러나 공명은 보이지를 않고,

대청 책상 앞에는 대들보에 매달아 놓은

군사의 인장함 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유비는 상황을 대번에 알아차리고, 장비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어떻게 된 거지 ?"
유비는 이번에는 관우에게 눈길을 보냈다.

"말해보게, 엉 ?

내가 없는 동안,
도대체 공명 선생애게 무슨 짓을 한거야 !"
장비가 추궁을 받고, 고개를 수그린 채 대답하지 못한다.

 

"어서 말해보게 !

내가 없는 동안 자네들이 선생을 괴롭힌 것인가 ?

그런거야 ?"

 

유비가 장비와 관우를 번갈아 돌아보며 추궁한다.

그러자 장비가,

 

"제가.. 아이 ! 형님 !

선생을 찾아오겠습니다 !"
장비는 이렇게 말한 뒤에 문밖으로 달려나가며 소리친다.

"선생 ! ~

공명~ 선~생 !~..."

 

관우도 장비의 뒤를 따라 급한 걸음으로

공명을 찾으러 문밖으로 달려나갔다.
그러나 공명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자 장비는 집히는 데가 있었던지,

그대로 말을 몰아 포구로 향했다.

과연 그곳에는 공명이 막 배에 오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
장비가 소리친다.

 

"출발하지 마시오,

사공 ! ~..."

"선생,

절대 가면 안되오 !
이 몸이 선생에게 큰 무례를 범했소.

이자리에서 용서를 빌겠소."

 

장비는 공명의 앞을 막아서며 이렇게 말한 뒤에,

두 손을 모아 절을 해 보인다.

 

"선생,

나도 용서를 빌겠소."

 

관우도 장비의 뒤를 따라 두 손을 모아 보인다.

이러는 와중에 유비가 공명의 뒤에 왔다.

"공명 선생, 자초지종을 들었소.

둘 다 죄를 뉘우치고 있으니, 그만 돌아갑시다.
벌은 돌아가서 내리는 것이 어떻겠소 ?"

 

유비가 이렇게 말하면서 공명이 돌아서 주기를 바랬다.
그러나 공명이 아무런 대답없이 두 눈을 감아버리자,

장비가 두 손을 모아 공명 앞에 꿇어 앉았다.
그리고 이렇게 애원한다.

 

"선생, 이렇게 무릅을 꿇고 사죄하겠소.
작은 형님도 어서 무릅을 꿇으시오."

 

"어 !"

장비의 말을 듣고 관우도

즉각 공명의 앞에 무릅을 꿇어보인다.

 

"됐으니까 그만 일어 나시지요난 결심을 굳혔습니다.

지금 내 마음은 화살 밖힌 저 말뚝 같습니다."하고,

떠나려는 공명의 배를 붙잡기위해 관우가 쏜,

배를 묶어 놓은 말뚝을 가리킨다.

 

그러자 장비가 일어서며,

애원 반, 공갈 반 소리를 한다. 

"선생 !

난 여태껏 남한테 잘못을 사죄하며 무릅을 꿇어 본 적이 없소 !
오늘 처음으로 무릅을 꿇고 머리까지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는데,

용서를 해 주지 않다니, 너무 속이 좁은게 아니오 ?"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더니,

장비가 조금만 더 하면 오히려 화를 낼 태세다.

 

"흥 !"

공명이 억지 떼를 쓰는 장비를 한심하다는 듯이 외면한다.
그러자 장비는 공명의 뒤에 서 있던 유비에게 도와 달라는 눈짓을 해 보이며,

 

"형님 !..."하고, 짧게 불렀다.

그러나 유비는 장비의 애원을 외면하고 돌아선다.

네가 벌린 일이니, 네가 매듭을 져 !... 하는, 표정으로...
큰형님, 유비의 도움을 받긴 틀렸다고 판단한 장비가 관우를 바라보며,

눈짓한다.

"응 !..."

 

장비 눈짓의 의미를 알아차린 관우가 고개를 <까닥>해 보이자,

장비가 예의 털털한 소리로,

 

"좋소 !

선생이 사과를 받아주지 않으니,
나도 어쩔 수가 없구려.
작은 형님 !

선생을 끌고 갑시다 !" 

 

"그래 !"

"웃쌰 !"

 

관우와 장비는 둘이 한꺼번에 공명에게 달려들어,

그를 번쩍 들어올려 무등을 태워서 끌고간다.

 

"어,어 !

관장군, 장장군, 내려주시오 !"
공명은 두 사람에게 들려가면서 소리쳤다.

 

"안돼, 안 돼 !"

 

관우와 장비는 공명을 <난짝>들고가면서,

절대로 놔주지 않겠다는 소리를 거푸 질러댔다.
그러자 관우와 장비의 뒤를 따라 가며 유비가 소리를 지른다.

"이봐, 아우들,

그만들 해 !
선생이 놀라지 않는가 ? ..."
유비가 지르는 소리에는 터질 듯한 웃음이 배어 있었다.
               
230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