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마등(馬騰)의 계략(計略)

오토산 2021. 10. 31. 08:54

삼국지(三國志) (239)
마등(馬騰)의 계략(計略)

동작대 낙성식을 거창하게 끝낸 며칠 뒤,

조조는 순욱를 불러 묻는다.

 

"우리가 조만간 군사를 일으켜

손권을 치려고 하면 무엇을 고려해야 하겠나 ?"


"우리가 출전 했을 때,
서량(西凉)의 마등(馬騰)이 허도로 엄습해 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허니, 마등에게 손권을 친다는 명목으로

정남장군(征南將軍)으로 봉하여 허도로 불러올려,

그를 먼저 없애 버린 후에 일을 일으키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거 참 좋은 생각이네."

조조는 순욱의 계책이 크게 타당하다고 생각하여,

그날로 마등에게 조서를 보내 허도로 불러올렸다.
그렇다면 서량 태수 마등은 어떤 인물인가 ?

그는 복파장군(伏波將軍) 마원(馬援)의 후예이다.
옛날, 그의 부친이 벼슬을 잃고 서량으로
유리 방랑을 하던 중에 마등을 낳았다.
마등은 영제(靈帝) 말년에 서량 토병들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그들을 토벌한 공으로 정서장군(征西將軍)이 되었는데,

그는 슬하에 호랑이 같은 아들 삼형제를 두었다.

맏아들은 마초(馬超), 둘째는 마대(馬帶), 셋째는 마철(馬鐵)이었고,

또, 마등은 진서장군(鎭西將軍) 한수(韓遂)와는 의형제를 맺은 사이였다.
마등은 조정의 조서를 받자 곧 이들을 불러 말한다.

"이보게, 동생, 조정에서 나를 정남장군에 봉하면서 군량을 댈 테니,

남하 하여 손권을 토벌하라는 조서를 보내왔네.
이 일에 대해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

마등이 한수에게 물었다.

그러자,

"정남장군이라구요 ? 높은 관직이잖습니까 ?

일전에 조조가 원술을 전장군(前將軍)에 앉힌 적은 있어도,

자신도 그런 자리에 앉은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형님을 정남장군에 봉한 것을 보니, 형님을 깊이 신뢰하나 봅니다.

하지만, 손권을 토벌하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요...
형님께서 군사를 이끌고 손권을 치려고 서량을 비우면

이들이 서량을 치려고 할 텐데, 어쩌면 좋을까요 ?"

"안됩니다 !

아버지께서 조정의 명을 받드시면 조조의 계략에 당하는 것이고,

받들지 않으면 조정의 명을 받들지 않았다는 것을 핑계 삼아,

우리를 치려고 할 겁니다.

 

그러니 소자 생각에는

아버님께서 거병하여 손권을 치러 가는 듯이 남하 하는 척 하다가,

그대로 허창을 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마등의 맏아들 마초가 즉각 자신의 주장을 하고 나섰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마초는 아버지 마등이 일찍이 동승(董承)의 의대조(衣帶詔)에 협력하여

유비와 함께 조조를 제거하고 황실복원을 하기로

혈맹서를 쓴 적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됩니다 !

조조는 교활하여 방비를 하고 있을 겁니다.
아버님과 숙부님께서 남하 하신다면

조조의 매복에 걸려 어려움에 빠질 겁니다.
절대 가시면 안 됩니다 !"
둘째 마대도 남하를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허 !...
이거 명을 받을 수도, 안 받을 수도 없으니...

어쩌면 좋단 말인가 ? ..."

한수가 좌중을 돌아보며 난감한 어조로 말하였다.

그러자 자리에서 일어나 서성이던 마등이 결심어린 어조로 말한다.

"가겠다 !

대군은 필요없고, 오천 군사만 데리고 가겠다.

허창으로 가겠다 !"

"네,에 ? ..."

"안 됩니다 !
제발로 무덤에 들어가는 격입니다 ."

좌중의 삼 형제와 한수가 놀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말린다.

그러나 마등은,

"가만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릴 수는 없지,
일단 가 보면 길이 있을 수도 있고,
잘하면 조조의 목을 딸 수도 있을 거야. "하고,

말한다.

그러자 한수가 묻는다.

"형님,

계책이 있으신 겁니까 ?"

 

"음... 들어 보게,

자, 앉지 !"

모두 자리에 앉자,

마등은 한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조서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간계라는 것이 분명히 들여다 보이질 않나 ?
그동안 조조는 자네와 내가 틀어져서 우리 서량에 내분이 일어나기를 손꼽아 기다렸지,

조서를 내려 나를 정남장군에 봉했지만,

자네에 대한 애기는 한 마디도 없고, 관직도 내리지 않았어,

왜 그랬겠나 ? 의도적으로 그런 것이야 !
이번 일로 자네가 불만을 품고,

나와 다투게 되는 것을 바라는 것이지."

"오, 그렇군요 !"

"그래,

그러니 조조의 장단에 맞춰서,
자네와 내가 다투는 척 해서,
조조를 완전히 속여 보는거야. 어떤가 ?"

"어떻게 말 입니까 ?"

"나는 오늘 조조에게 감사를 담은 상소를 올리면서

한수 자네가 상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분노하여

내 명을 따르려 하지 않고 있다고 하겠네,

 

그 다음은 자네가 나설 차례야,

마등이 유목민들을 학살해서 민란이 일어나고 있으니
마등의 관직을 박탈시켜 달라고 상소를 올리면서

마초를 대장군으로 추천하는 것이지,

 

그 다음에는 내가 다시 상소를 올려,

한수가 마초와 결탁해서 민란을 선동하면서 반란을 꾀하고 있으니

자네를 파직시켜 달라고 할 걸세.

 

그러면 다시 자네가 마등이 자네 성을 공격했다고 상소를 올리는 것이지,
이렇게 며칠을 두고 자네와 내가 번갈아 가며 아주 급박한 듯이 상소를 올리게 되면

교활한 조조는 분명히 자네와 나 사이가 틀어져서

서량에 내분이 일어 났다고 생각하겠지.

아무렴 그렇구 말구, 하하하하 !"

마등은 이렇게 말하면서

스스로 통쾌한 웃음을 웃어 보인다.

 

"좋습니다. 그 다음엔요 ?"
한수가 마등의 계략에 찬동하면서 물었다.

"그 다음에는 내가 허창으로 가서 조조를 만나

자네와 마초가 결탁하여 내 병권을 뺏었다고 말할 거야.
자네와 싸웠으나 패하여 겨우 병사 오천을 이끌고 나왔으니,

받아 달라고 하고, 서량을 되찾을 수 있도록 병사를 빌려 달라고 말하게 되면,

제 아무리 조조라 해도, 의심하지 않을 걸세.

 

허창성에 들어간 뒤엔 밤에 은밀하게 기회를 옅보아

조조의 승상부를 기습할 생각이네.

그런 뒤에는 천자 이름으로 조서를 내려
조조 부하들을 투항하게 할 걸세.
조조가 죽으면 통솔자가 없을 것이니
감히 내 뜻을 거역할 자는 없을 것이야 !"

"헤헤헤헤...

형님 ! 지금까지 들은 계책중에 단연 최고입니다.

조조는 말할 것도 없고, 공명과 주유가 함께 있더라도

감히 형님의 계략을 간파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한수는 마등의 계략을 듣고 적극 찬동하고 나섰다.

그러자 마초가,

 

"아버지 묘책이기는 하나, 너무 위험합니다."하고,

걱정의 말을 쏟아낸다.
그러나 마등은 이를 일축한다.

"공을 세우려면 대담해져야 한다.
우리 가문에는 대대로 충신이 많았는데,
그중 복파장군께서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남자라면 두려움을 버리고,

전쟁터에서 당당히 죽움을 맞이하라.>

 

조조, 그 간신배가 나라를 망치고 있어,
지금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 수있겠냐 ?
지금 역적을 제거하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이야 !"

마등은 탁자를 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그러자 마초가 무릅을 꿇으며 아뢴다.

"아버님 뜻이 정 그러시면,

소자가 군사를 끌고 허창으로 가겠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서량에 계십시오."

"아니다,

서북군중에 조조가 가장 두려워하는 상대가 바로 나다,

내가 직접 찾아가서 투항한다면 조조는 속으로 기뻐할 것이고,

경계도 풀 것이니, 급습하기는 한결 수월하지..

그리고 승부의 관건은 조조를 감쪽같이 속이는 것이니, 그리들 알아라 !

 

그리고 이번에는 마대, 마철만 나를 따르고 마초와 나머지 장군들은 한 장군을 따르라 ,

그리고 만의 하나, 내가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면

한 장군을 중심으로 해서, 반드시 대업을 이루도록 하라 !"

"알겠습니다 !"

좌중의 세 아들과 한수는

마등의 의지를 도저히 꺽을 수가 없다고 판단하고 명을 접수한다.
그로부터 얼마 후, 허창의 조조는 순욱의 보고를 받는다.

"아뢰옵니다.

정찰병의 보고에 의하면 서량에서 큰 이변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무슨 이변 ?"

"한수가 마초와 결탁하여 마등의 군영을 공격했다고 합니다.
양 쪽이 며칠간 교전을 벌인 끝에,

한수가 승리하여 마등을 양주에서 몰아냈다고 합니다."

"마등은 ?"

"패잔병 오천을 이끌고 관중으로 와서,

승상께 투항하겠다고 하며, 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조가 여기까지 듣고서야 비로서 자리를 고쳐 앉으며,

정색을 하며 말한다.

"얼마전부터,

한수와 마등이 번갈아 가며 서로를 지탄하는 상소를 올리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 날 것 같더니만, 정말 전쟁을 벌인 모양이군."

"어찌하실 겁니까 ?"

거부하실 겁니까 ?"

순욱은 조조가 평소와 다르게 선듯 대답하지 아니하자,

이렇게 물었다.

"마등에게 오라고 하게,

나에게 서량을 공격할 병사를 내 달라고 하겠지.

그럼, 마등을 이용해서 서량을 쳐야겠네."

조조가 이렇게 말을 하자,

순욱은 예를 표하며 명을 거행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기 위해 돌아섰다.

 

"잠깐 !"

조조는 순욱을 불러 세웠다.

순욱이 돌아서며 묻는다.

 

"승상, 잊으신게 있으십니까 ?.."

"아무래도 석연치 않은 게 있단 말이야...
마등은 아주 교활한 자네,

동탁을 토벌한 18로 제후들 중에 남은 자는 마등과 유비 뿐이지,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사람인데, 이번에... ? "

 

"믿었던 의제 한수에게 뒷통수를 맞은 게지요."

순욱이 조조의 말에 토를 달고 나선다.
그러자 조조가 말한다.

"바로 그게 문제란 말야,

잘 듣게, 한수를 진남 상장군에 봉하여 서량을 다스리게 하고,

마초를 편장군에 봉하여 상을 후히 내리도록 하게."

"네 !"

"만약 저들끼리 무슨 음모를 꾸민 것이 사실이라면,

십중 팔구, 마초나 한수중에 하나가 나에게 투항을 해 올 것이네,
마등은 서량의 우두머리야,

사람은 팔 없이는 살 수 있지만, 머리 없이는 살 수가 없지, "

"음...
말씀을 듣고 보니, 뭔가, 냄새가 납니다..."

조조의 말을 듣고,

순욱이 고개를 기울이며 대답힌다.
그러자 조조는 순욱의 말에 동조하는 의미의 웃음을 웃어 보였다.

 

"으, 흐흐흐흐 ! "

240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