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행기

시골사람의 서울구경(1 뮤지컬 물랑루즈)

오토산 2023. 2. 10. 17:10

시골사람의 서울구경(1 뮤지컬 물랑루즈)

 

 

시골사람이 모처럼

서울구경을 나섰다.

 

설쇠러온 딸 홍실이가 서울구경을 하자고 초대하였다.

환갑, 칠순, 팔순, 혼인 50 주년을 모두 그냥 지나는게 마음에 걸렸는지

마음먹고 우리내외를 초대하여 서울구경을 시켜주겠다는 것이었다.

분당으로 이사한지 오래되었는데 방문하지도 않은것을 나무라는 잔소리와 함께. . .

 

그래 이번엔 집사람을 명절끝에 조금 쉬게 해 주겠다는 생각과

딸의 정성을 뿌리치기에 너무 심했었다는 생각이 겹쳐서

모처럼 서울나들이를 결심하였다.

 

그 첫 나들이로 국립박물관에서 기획전시되고 있는

외규장각 특별전을 관람하고

합스부르크 600년 초대전을 둘러 보기로 하고

이어서 밤에는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대박을 치고

74 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남,여 주연상을 포함해

총 10 개부분을 수상한 뮤지컬 < 물랑루즈 >를 보기로 하였다.

CJ ENM가 390억의 투자로 아시아 초연작품으로

오리지널 창작진과 제작진이 직접참여하여 제작하는

퍼스트클레스 레플리카작품이라서 브로드웨이 본공연에 버금가는

무대, 의상, 음향, 조명등 화려함의 끝판을 보여주기라도 하는듯

뮤지컬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공연이라고 해서 기대가 컷었다.

 

먼저 밤에 본 뮤지컬부터 스켓치 하기로 한다.

수없이 이어지는 잘 알려진 마돈나, 비욘세, 데이비드 보위등

인기를 누렸던 70 여곡이 쉼없이 이어지는 음악이 압권인데

홍광호, 김지우가 부르는 노래가 어지간하였다.

노래, 춤, 연기가 고난도 였음에도 잘 소화하고 있는것 같았다.

 

늙어 심드렁해진 정서여서인지 모르겠으나

서양 신파극,  프랑스 뒷골목 신파극일수밖에 없는 내용인데

한국서 힛트했던 옛 흘러간 신 성일 주연의 추억의 영화 

< 별들의 고향 >이 생각나는건 어쩔수 없었다.

 

그럼에도 쉼없이 박진감넘치는 연출과 연기로

충분히 내용의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열중해서 재미있게 농익은 공연을 볼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우리 딸 홍실이가 뒷담화로

우리가 이렇게 공연을 함께 보며 즐기는것은

머니뭐니해도  아버지, 어머니가 이렇게 건강이 어지간하고

또 집안에도 별 탈없이 큰 우환이 없는 가운데 부담갖지 않아도 되는 여유와

홍 광호 주연배우에 반하여 또 보고 있는 광팬 찐팬 나같은 딸이 있어서

이렇게 모처럼 효도할수있는 기회도 되었다는 얘기가 진정으로 느껴진다.

 

허기사 집사람도 입버릇같이

아이들이 뭘 하자고 하면 좀 따라주고 그래요 했었다.

아이들도 효도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면서. . .

 

이번에 1 박 2 일의 서울 촌사람 나들이는

당겨서 얘기하는 것이지만

딸아이 홍실이의 초대가 있어서 이긴 하지만

어지간히 서로 닮은점도 있었기에 남들은 잘 하지않는

박물관 투어와 뮤지컬 공연관람으로 의기투합 하였긴 하다.

 

요즈음 대세라는 뮤지컬공연을 함께 보면서

우리가 이래도 되는가 ?  할 정도로 참 좋은 세상을 살고 있다.

나 젊었을땐 알뜰히 산다고 쓸곳도 아끼고 줄이면서

몇푼안되는 눈물짜는 영화한편 보는게 문화생활의 전부였는데 말이다.

 

우리가 이렇게 노닌다고 스켓치 했는데

우리친구들이 시샘하며 욕하지 않을까 모를 일이다.

해서 하는 소리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이래도 된다고 말이다.

딸이 있으면 딸보고,  딸이 없으면 아들내미보고

영화나 한편 같이 보자 하던지,  

정말 3 월까지 한다니까 이런 물랑루즈 뮤지컬 한편 떼리던지 말이다.

 

살날도 멀지않았고 갈날도 쉼없이 찾아오고 있는데

미루다간 하고 싶어도 하지못하고

또 집사람 말마따나 아이들 효도할 기회라도 줘야 할것이니까 말이다.

 

고맙다  홍실이네 식구들,

모두 참 기특한 일 해 주었구나

우리가 나중에 기억해 보면 오늘  이 기쁨이

우리 일생에서 가장 행복했음이었을 것이니까 말이다.

황제대접도 따로 없는 아이들 마음 씀씀이에

기쁜 하루가 순간적으로 지나가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