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제갈공명과 유기 이야기(일천)

오토산 2018. 2. 10. 06:53



제갈공명과 유기 이야기

중국 명()나라 태조 주원장(朱元璋)을 도와 명나라를 세우고 개국공신으로서 성의백(誠意伯)에 봉해진

유기(劉基)가 천하를 두루 구경하던 중 옛 촉한(蜀漢) 땅이었던 촉()에 들어섰다.


날이 저물어 어떤 절에서 하룻밤을 자는데 새벽에 첫닭이 우는 것이었다.

절간에서 닭 물음이 들리는 것이 이상해서 이튿날 주지에게 물어보았더니 주지스님은 웃으면서

대답하기를 이 절에는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보물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옛 촉한 시절에 제갈공명이 이 절에서 하루 저녁을 지내고 가다가 기념으로

흙으로 만든 닭인데 공교롭게도 새벽 닭 우는 시간만 되면 꼭꼭 울어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한다.


원래 유기(劉基)는 제갈공명을 과소평가했다.

 자기는 천하통일을 하여 명나라를 세웠지만 제갈량(諸葛亮)은 삼분천하(三分天下)밖에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흙으로 만든 닭이 그렇게 우니 그 속에 무엇이 있는가를 확인하려고 그 닭을 깨뜨려 보았다.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고 오직 유기가 이 흙 닭을 깨뜨린다(劉基破土鷄)”라는 종이 두루마리뿐이었다.

유기는 흉내를 내어 닭을 만들어 보니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기만 했다.

이 일이 있은 후 유기는 제갈량에 대한 평가가 조금 달라졌다.


다음날 유기는 제갈량의 사당엘 가보았다.

사당 앞에 하마비(下馬碑)가 있었다. 유기는 제갈량을 대수롭지 않게 보았기 때문에 하마비에서 내리지 않고

그냥 지나치려고 하는데 그 앞에 이르자 말이 옴짝달싹을 못하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유기는 말에서 내려 시자(侍者)에게 말발굽 밑을 파보도록 하니

그 곳에서도 유기를 훈계하는 듯이 때를 만나면 천지도 모두 함께 힘을 도와주지만,

운수가 없으면 영웅의 계략도 있으나 마나이다(時來天地皆同力 運去英雄不在謀).” 라고 쓰인 종이가 나왔다.

 유기는 머리를 얻어맞은 듯이 정신이 번쩍 들었다.


렇게 제갈량을 얕보았다가 두 번이나 당하고 나니 얼떨떨한 속에 공명의 사당참배를 마치고 묘소를 찾았다.

그러나 유기는 곧 머리를 갸우뚱 했다. 뒤편 제왕의 자리를 두고 못한 곳에 묘터를 잡은

공명을 역시 얕잡아 보고 참배를 마치고 돌아서는데 무릎이 당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시자(侍者)를 시켜 그 자리를 파보니 충신은 죽어서도 제왕의 곁을 떠나지 않는 법이다(忠臣不離君王側)”라는

 글이 나았다.

내가 어찌 자리를 모를까? 죽어서도 제왕을 모시기 위하여 이곳에 묻혔음을 알라라는 말이

유기의 귀에 들리는 듯하였다.


그 자리에서 유기는 한숨을 푹 쉬고서 유사 이래 현세에 이르기까지 공명만한 사람 없고,

역사가 이어지는 영원한 앞날에도 공명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前無後無諸葛武侯).”라고 말하고

마침내 재갈 공명에게 머리를 숙이고 지난날의 그 교만했음을 부끄럽게 여겼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살아가면서 자기의 조그만 재주나 갑자기 얻은 권세를 등에 없고

스스로 교만하거나 거만함은 없을까.


요즈음은 금수저’ ‘흙수저타령인데 태어날 때부터 가진 것 수저 색깔도 있지만 갑자기 변해서

곁에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지금은 유기(劉基)와 같은 교만에 눈앞이 잘 보이지 않겠지만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처럼 그것이 영원하지는 못할 것이니 반성하는 유기 모습을 보고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예절공부하는 기본자세일 것이다.


자기를 비우고[自虛] 자기 자신의 양심을 속이지 않음[毋自欺]은 인간의 본성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 생활에서 공경하는 마음[毋不敬] 또한 본심일 것이면

 우리는 이것을 인간본성으로 돌아갈 수[復其初]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이제 멀지 않아서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온다.

새해에는 바른 예절공부를 하여 온갖 물욕(物慾)에 일그러진 본심을 회복하는 해로 삼고

굳은 각오를 갖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물론 나의 모자라는 마음도 바로 잡고.

이 이야기 속에 스스로를 많이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 있을 것이다.

그 이야기가 예절공부의 바탕이 되기길 빈다.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항상 지키고 있어야 하는 품성(낙여)  (0) 2018.02.23
말 잘하는 방법 50가지  (0) 2018.02.13
영가천도(낙여)  (0) 2018.01.31
숫자가 알려주는 삶의 지혜  (0) 2018.01.21
노후를 이렇게 살면 즐겁다  (0) 2018.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