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427

삼국통일 - 2

삼국지 마지막회) 삼국통일 - 2 한편 진의 장수 왕준이 돛을 높이 달고 삼산(三山)을 지나가는데 배를 젓는 군사가 왕준에게 말한다. "바람이 세고 물결이 높아 배가 앞으로 나가기가 어렵습니다. 바람이 조금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가 가시지요." 왕준은 칼까지 빼들고 화를 낸다. "지금 석두성(石頭城) 점령이 코앞인데 멈추자는 것이냐!" 그리고 당장 크게 북을 울리며 진군하라는 명을 내렸다. 이때 오나라 장수 장상은 가망이 없는 싸움을 벌이려는 마음을 접고, 십여 명의 군사들을 이끌고 왕준에게 와서 항복하기를 청했다. 왕준이 장상에게 말한다. "그대가 진정으로 항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라면 선봉이 되어 공을 세우라." 장상은 곧장 자신의 전선으로 돌아가서 석두성에 이른 뒤, 성 안으로 소리를 쳐서 성..

삼국지 2022.05.31

(마지막회) 삼국통일 - 1

삼국지(三國志) .. (419) (마지막회) 삼국통일 - 1 진주 사마염(晉主 司馬炎)은 양호의 유언에 따라 두예(杜預)를 진남대장군 도독형주사(鎭南大將軍 都督荊州事)에 봉했다. 두예는 부지런하고 노련했으며, 학문을 좋아했다. 특히 좌구명(左丘明)의 춘추전(春秋傳)을 즐겨 읽어, 자리에 앉든지 눕든지 항상 손에서 춘추전을 놓지 않았다. 그래서 두예에게는 '좌전벽(左傳癖, 좌전에 미친 사람)'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두예는 황제의 어명을 받들어 양양으로 가서 백성들을 돌보고 군사력을 양성하며 오 를 정벌할 준비에 매진했다. 그무렵, 오나라에서는 노장 정봉(丁奉)과 육항(陸抗)이 모두 세상을 떠났고, 오주 손호(吳主 孫皓)는 매일 술잔치를 벌여 놓고 즐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손호는 괴팍한 술자리 취미가 있었는..

삼국지 2022.05.31

적당한 때와 기회

삼국지(三國志) .. (418) 적당한 때와 기회 오주 손휴(吳主 孫休)는 사마염(司馬炎)이 위(魏)를 찬탈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손휴는 머지않아 사마염이 오를 정벌할 것임을 직감했고, 그것에 대한 근심으로 병을 얻고 말았다. 병은 날로 깊어져서 손휴는 마침내 승상 복양흥(丞相 濮陽興)을 궁궐로 불러들여 태자 손완(孫?)으로 하여금 복양흥에게 절을 올리도록 했다. 손휴의 병세는 말로 탁고(託孤)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손으로 복양흥의 팔을 잡고 태자 손완을 가리키며 숨을 거두었다. 복양흥은 물러나와 태자 손완을 임금으로 세우는 일을 대신들과 상의했다. 좌전군 만욱(左典軍 萬彧)이 말한다. "태자는 아직 너무 어려서 정사를 이끌기 어렵습니다. 오정후 손호(烏程侯 孫皓)를 세우는 것이 옳습니다." 좌장군 장..

삼국지 2022.05.31

천운(天運)의 순환(循環)

삼국지(三國志) .. (417) 천운(天運)의 순환(循環) 종회, 강유의 반란과 이를 저지하려는 위군의 싸움으로 죽은 자가 수백이 넘었다. 쌓여있는 시체가 궁궐 담 밖에서도 보일 지경이었다. 감군 위관(衛瓘)이 남은 군사들에게 명한다. "모든 군사는 각자의 영채로 돌아가서 왕명이 내릴 때까지 대기하라." 하지만 일부 장병들은 서둘러 돌아가지 않고 보복을 멈추지 않았다. 원수를 갚는다며 자결한 강유의 시체를 찾아다가 그 배를 갈랐다. 놀랍게도 강유의 뱃속에서 나온 쓸개는 달걀만큼이나 컸다. 강유의 배를 갈랐던 그 무리들은 이번에는 강유의 가족들을 모두 찾아내어 몰살했다. 등애의 부하들은 종회와 강유가 죽는 것을 보고 등애 부자가 실려가고 있는 함거의 뒤를 쫓았다. 등애를 살리기 위함이었다. 이 소식은 금세..

삼국지 2022.05.31

독으로 독을 다스리다- ( 2 )[以毒制毒]

삼국지(三國志) .. (416) 독으로 독을 다스리다- ( 2 )[以毒制毒] 종회는 편지를 다 읽고 강유에게 묻는다. "이 편지 내용을 보시오. 내 군사가 등애보다 몇 배가 더 많아 내가 등애를 잡는 것은 간단한 일이라는 것을 진공께서도 아실 터인데 직접 군사를 이끌고 장안으로 오셨다니, 이것은 필시 나를 의심하는 것 아니오?" 강유가 대답한다. "군주에게 의심을 사면 그 신하는 반드시 죽게 마련이오. 등애의 경우만 봐도 그렇지 않소." "내 뜻은 이미 결정했소. 이 일이 성공하면 천하를 얻을 것이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서촉(西蜀) 땅으로 물러나 지키면, 유비 정도는 될 것이오." 종회의 의지를 보고 강유가 종회에게 계책을 내놓는다. "근래에 듣자하니 곽태후(郭太后)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오. 장군께서 마..

삼국지 2022.05.29

독으로 독을 다스리다- ( 1 )[以毒制毒]

삼국지(三國志) .. (416) 독으로 독을 다스리다- ( 1 )[以毒制毒] 태복 장현(太僕 莊顯)은 검각에 있는 강유에게 위나라에 항복하라는 후주의 칙령을 전달했다. 강유는 너무 놀란 나머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소식을 들은 장수들은 하나 같이 눈을 치뜨고 이를 갈며 분노했다. 어떤 장수는 칼을 뽑아들고 바위를 내리치며 소리를 지른다. "우리는 여기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는데 성도에서는 천자가 먼저 항복을 하다니. 이런 법이 어디있나!" 나라를 잃은 슬픔에 촉군 진영에는 통곡소리가 가득했다. 강유 또한 어디에라도 분풀이를 하고 싶었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장병들이 모두 촉한을 걱정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었다. 강유는 장병들을 위로하며 말한다. "지금 여기서..

삼국지 2022.05.28

사그라드는한실 부흥의 꿈 ( 2 )

삼국지(三國志) .. (415) 사그라드는 한실 부흥의 꿈 ( 2 ) 이무렵, 등애는 매일 무장 기병 수백 명을 동원하여 성도를 정찰하고 있었다. 후주가 결단을 내린 그날, 위군 정찰대가 촉 성벽에 오른 항복의 깃발을 발견하고 곧장 등애에게 보고했다. 등애는 두 손뼉을 마주치며 기뻐했다. 그때 초주의 일행이 찾아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등애는 사람을 시켜서 그들을 맞이하게 했다. 사신으로 온 세 사람은 등애가 올라서있는 계단 아래에서 엎드려 절하고 항복문서와 옥새를 등애에게 바쳤다. 등애는 초주, 장소, 등량을 극진히 대접하고 후주에게 답장을 적어 세 사람에게 건네주었다. 셋은 성도로 돌아와서 후주에게 등애의 서신을 전달하고 등애가 자신들을 극진히 대접해주었음을 상세히 보고했다. 후주는 등애의 회신을 읽..

삼국지 2022.05.27

사그라드는한실 부흥의 꿈 ( 1 )

삼국지(三國志) .. (415) 사그라드는 한실 부흥의 꿈 ( 1 ) 곳곳에서 들이닥치는 급보와 급사의 행렬에 후주 유선은 그제야 사태가 위급함을 알았다. 후주는 서둘러 조정으로 문무백관들을 불러모아 대책을 의논하려고 했다. 그러나 자리에 모인 신하들은 입을 떼는 사람 하나 없이 서로 눈치만 살폈다. 어색한 침묵을 비서랑 극정(秘書郞 郤正)이 깨고 나와 후주에게 아뢴다. "폐하, 사태가 급박하옵니다. 제갈무후의 아들 제갈첨(諸葛瞻)을 불러들여 적을 물리칠 계책을 상의하소서." 제갈첨의 자는 사원(思遠)으로, 모친 황씨는 황승언(黃承彦)의 딸이었다. 황씨는 용모는 추레하였으나 재주가 남달랐다. 위로는 천문을, 아래로는 지리를 통달했으며, 육도삼략(六韜三略)과 둔갑술을 비롯하여 제자백가의 학문에 이르기까지 ..

삼국지 2022.05.26

바람 앞에 흔들리는 등불(2)

삼국지(三國志) .. (414) 바람 앞에 흔들리는 등불(2) 등애는 계획을 적은 밀서를 한 통 작성하여 낙양의 사마소에게 사자를 보낸 후, 모든 장수를 장막으로 불러놓고 묻는다. "나는 적의 허점을 노려 성도를 취하고 그대들과 더불어 큰 공을 세우고자 하는데, 나를 따르겠는가?" 모여 있는 장수들이 한 목소리가 되어 대답한다. "만 번을 죽는다해도 마다하지 않고 군령을 따르겠습니다!" 등애는 장수들의 결연한 의지에 흐뭇해하며 명령을 내렸다. 먼저 맏아들 등충에게 정예군 오천을 주며 갑옷과 투구, 무거운 병기는 풀어놓게 하고 도끼와 곡괭이 등을 준비하도록 했다. 산세가 험하면 산을 뚫어 길을 내고, 물이 나오면 다리를 놓아 후속부대의 행군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뒤에 등애 자신은 전군(全..

삼국지 2022.05.25

공명의 가르침 보국안민(保國安民) -2

삼국지(三國志) .. (413) 공명의 가르침 보국안민(保國安民) -2 낙성(樂城)을 지키고 있던 촉의 장수 왕함(王含), 한성(漢城)을 지키고 있는 장수 장빈(蔣斌)은 위군의 엄청난 기세에 눌려 감히 나가 싸울 생각은 하지 못하고 성문을 굳게 잠그고 지키기만 했다. 촉의 방어태세를 본 종회는 군사들에게 명을 내린다. "전쟁은 신속성이 가장 중요하다. 지체하지 말고 성을 공격해가라!" 종회는 전군장 이보(前軍將 李甫)에게 낙성을, 호군 순개에게 한성을 포위하게 하고, 본인은 대군을 직접 이끌고 양안관을 공략하기 위해 떠났다. 양안관을 지키던 촉장 부첨은 부장 장서(副將 蔣舒)와 방어책을 의논하고 있었다. 장서가 말한다. "위군의 숫자가 굉장합니다 . 그 기세를 감당하기 어려우니 응전하지 말고 성을 굳게 ..

삼국지 2022.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