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238

방랑시인 김병연(金炳淵) 紹介

오늘까지 제가받은 심낙 (㝷樂)교수본을 보 내드렸습니다 ~~~~~ 방랑시인 김병연(金炳淵) 紹介 생몰언대:1807 ~ 1863 조선 후기 시인으로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성심(性深), 호 난고(蘭皐)이다. 속칭 김삿갓 혹은 김립(金笠)이라고도 부른다. 아버지는 김안근(金安根)이며 경기도 양주에서 출생하였다. 1811년(순조 11) 홍경래의 난 때 선천부사(宣川府使)로 있던 조부 김익순(金益淳)이 홍경래에게 항복하였기 때문에 연좌제에 의해 집안이 망하였다. 당시 6세였던 그는 하인 김성수(金聖洙)의 구원을 받아 형 병하(炳河)와 함께 황해도 곡산(谷山)으로 피신하여 숨어 지냈다. 후에 사면을 받고 과거에 응시하여 김익순의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답을 적어 급제하였다. 그러나 김익순이 자신의 조부라는 ..

필봉 선생의 고백

김삿갓 105 - [필봉 선생의 고백] ​"필봉 선생, 별안간 왜 이러십니까? 농담이 너무 지나치십니다." 그러나 필봉은 성품이 음흥하면서도 솔직한 일면이 있었다. ​그는 김삿갓의 손을 힘차게 움켜잡으며, 이렇게 고백을 하는 것이었다. ​"내 이제와서 선생께 무엇을 숨기겠소이까. 선생이 시에 그렇게도 能하신 것을 보니, 선생은 "사서삼경"에도 능통하신 분이 확실합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는 천자문을 뗀 뒤에 고작해야 "명심보감" 밖에는 읽지 못한 놈이옵니다. 그러니 내 어찌 선생같은 어른을 스승으로 모시지 않을 수 있으오리까?" ​맑은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지는 듯한 고백이었다. 그러나 김삿갓은 필봉의 말을 액면대로 믿을 수가 없었다. ​"선생은 사람을 놀려도 분수가 있지 공맹재 훈장 어른이 "명심..

"烹팽, 팽, 팽, 팽"

김삿갓 104 - ["烹팽, 팽, 팽, 팽"] "선생은 비록 산속에 숨어 살고 계시다고는 하지만, 사향노루는 아무리 깊은 산속에 살아도 그 향기가 천 리 밖에까지 풍긴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선생이 비록 산속에 숨어 계시기로, 그 명성이야 어찌 숨길 수 있으오리까." 어거지로 둘러댄 변명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필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사향노루의 비유는 천하의 명답이네그려. 그러고 보면 자네는 학식이 보통은 아닌 모양인걸 자네는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 "많이는 읽지 못했으나, 몇 해 동안 글방에 열심히 다닌 일이 있사옵니다." "음... 그렇다면 시도 지을 줄 알고 있겠네그려?" "잘 짓지는 못하오나 이럭저럭 흉내는 낼 수 있사옵니다." "그렇다면 내가 韻字를 불러 줄 테니, 시를..

천하 제일의 서당, 약국,훈장

김삿갓 103 - [천하 제일의 서당, 약국,훈장(공맹재, 백중국,필봉)] ​김삿갓이 정신없이 산길을 걷다 보니, 어느덧 해가 서산에 기울고 있었다. (어허 ! 어느새 또 하루 해가 저물어 오는구나!) ​점심을 먹지 못했기에, 뱃속에서는 쪼르륵 소리가 연이어 나고 있었다. ​그러나 사방을 아무리 둘러 보아도​ 눈에 보이는 것은 첩첩 태산 뿐, 어느 곳에도 인가는 보이지 않았다. ​김삿갓은 허기증을 견디기가 어려워, 길가에 있는 솔잎을 한움큼 따서 입에 넣고 씹으며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솔잎을 씹으며 얼마를 걸어 가다가 늙은 나무꾼을 만났다. "말씀 좀 물어 봅시다. 혹시 이 부근에 서당이나 절간 같은 곳이 없을까요?" ​나무꾼이 "절간은 없어도 서당은 있지요. 그건 왜 물어 보시오." ..

장인 정신으로 만든 首陽梅月(하)

김삿갓 102 - [장인 정신으로 만든 首陽梅月(하)] ​"이것은 우수갯 소리이기는 합니다만, 지금으로 부터 14, 5년 전에 한양 어느 대가 댁에서는 '수양매월'이라는 먹 때문에 노부부간에 대단한 부부 싸움이 있었답니다. 선생께서도 먹을 사가셨다가 내외간에 그런 불상사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에서 한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김삿갓은 그 말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호기심이 솟았다. "먹 때문에 부부 싸움이 일어나다뇨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어째서 먹 때문에 부부 싸움을 하게 됐는지, 좀더 자세하게 말씀 해 주시죠." "선생도 부부 싸움을 피하시려면 그 얘기를 한 번쯤 들어 두시는 것이 좋으실 것입니다."하면서 묵당 노인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지금으로 부터 14, 5년 전의 ..

장인 정신으로 만든 首陽梅月(상)

김삿갓 101 - [장인 정신으로 만든 首陽梅月(상)] ​김삿갓은 해주 구경을 끝내고 이번에는 먹을 사려고 나섰다. 전국적으로 먹을 만드는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해주에서 만드는 首陽梅月을 최고로 쳐준다. ​그 먹은 수양산 기슭에 있는 매월리라는 마을에서 만들기 때문에, 자호를 수양매월이라고 붙인 것이다. ​아울러 값도 무척 비싸서 보통 먹의 몇 갑절이나 되는 돈을 주어야 살 수 있는 귀물이다. ​그러므로 글줄이나 쓰는 선비들은 해주에 들르기만 하면 수양매월을 꼭 사게 마련이었다. 김삿갓도 해주 먹을 써 보는 것이 오래 전부터의 소원이었기에 일부러 매월리로 먹을 사러 찾아갔던 것이다. ​먹을 만드는 사람은 백발이 성성한 칠십 노인이었다. 첫눈에 보아도 풍모가 고상해 보이는 노인이었다..

동기 유지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김삿갓 100 - [율곡, 童妓(동기) 柳枝(유지)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술집 무하향을 나온 김삿갓은 구월산을 향해 가면서 웬일인지 마음이 지극히 허전하였다. 그런 탓 인지 주위의 산천 경계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왜 이럴까. 호주머니에 돈이 한 푼도 없다고 마음이 이토록 심란해 진 것일까?) ​돌아보건데 어제 보던 산천 초목이 하룻밤 사이에 달라졌을 리가 만무하다. 산도 어제 보던 그 산이요, 물도 어제 흐르던 그 물이다. ​어제만 해도 그처럼 아름다워 보이던 산천 초목이었지만, 오늘따라 아무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오직 호주머니가 비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김삿갓은 몇 푼 안 되는 돈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을 느낀 자신의 인격이 치사스럽게 여겨져 견딜 ..

부처님 같은 김삿갓, 보살 같은 주모

김삿갓 99 - [부처님 같은 김삿갓, 보살 같은 주모] ​김삿갓과 주모는 그 말을 듣자 배꼽을 움켜잡고 웃었다. "하하하, 두 마누라를 한 집에서 거느린다는 것은 보통 예삿일이 아닌가 보구려." ​주모도 웃어가며 덩달아 말한다. "호호호, 이왕이면 공평 무사하게 큰마누라도 죽여 주지 그랬어요?" ​"에이 여보시오, 내가 물개인 줄 아시오?" 그 소리에 방안에는 또다시 웃음판이 벌어졌다. ​김삿갓이 백종원에게 물었다. "그래, 작은 마누라 배 위에 엎어져 있던 노형의 뒷 덜미를 낚아 채 자기 먼저 죽여 달라는 큰마누라는 어찌 하셨소?" ​그러자 백종원은 손을 휘휘 내 저으며 대답한다. "다 늙어빠진 마누라를 무슨 재미로 죽여 주오? 큰마누라한테 도대체 흥미가 없어, 부득이 작은마누라를 얻어 오게 된걸요...

무하향에서 만난 낯선 사내 백종원

김삿갓 98 - [주막, 무하향에서 만난 낯선 사내 백종원] ​김삿갓이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데, 문득 문이 벌컥 열리며 40세 가량 되어 보이는 사내가 들어 오더니, 대청 마루에 털썩 걸터 앉으며 푸념조의 말을 한다. ​"아주머니! 나 술 한잔 주소. 제~길헐! 계집년들 등쌀에 사람이 살 수 있어야 말이지." 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주모가 얼른 술을 따라 주며 묻는다. "계집년들이 뭐가 어쨌다고 혼자 화를 내시오?" ​김삿갓은 그 기회에 사나이의 용모를 자세히 살펴 보았다. 나이는 사십이 되었을까 넘었을까, ​몸이 우람하고 상투가 큼지막한데다가 이마에는 일자 수건을 질끈 동여매고 있었다. ​아울러 사내의 눈꼬리가 찢어져 올라 간 것으로 보아, 결코 순박해 보이지는 않았다. ​사나이는 술 한잔을..

보살 같은 무하향 주모

김삿갓 97 - [보살 같은 무하향 주모] ​수안에서 구월산이 있는 殷栗(은률)로 가려면 사리원을 거쳐야한다. 사리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김삿갓 산을 하나 넘어 가니 술집이 보인다. 집은 게딱지같이 초라해 보이건만 , 屋號는 요란스럽게도 무하향(無何鄕)이라고 붙어 있었다. ​술청의 주모는 육십을 넘겼음직한 젊은 할머니였다. "주모! 술 한잔 주시오." 김삿갓은 삿갓을 벗어 놓고 술청에 걸터 앉으며 다시 말했다. ​"게딱지 같은 집에 무하향이라는 간판은 너무도 격에 어울리지 않소이다. 주모는 무하향이라는 말의 뜻을 알기나하고 간판으로 내 거신 것이오?" ​주모는 술을 따라 주면서 "무하향이라는 말이 어서 나온 것인지, 술장수가 그런 건 알아서 뭐 한다오? ​그저, 지나가는 손님이 술 한잔 사 마시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