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三國志) (244)
허망한 조조의 언행(言行)
"승상 ! .."
조조가 간신히 목숨을 건져 본진으로 돌아오자,
참모와 장수들이 안도하며 반긴다.
"조심하십시오."
"이리로..."
조조는 이들의 부축을 받으며
군막으로 올라가다 중간에 주저앉았다.
"내가 놈들을 너무 얕잡아 봤어.
내가 판단을 잘못 했어 !..."
"승상, 괜찮으십니까 ?"
조홍이 고개를 기울이며 걱정한다.
그러자 조조가 손 까지 흔들어 보이며,
"응, 간발의 차이로 살았어 ! 헤헤...
조홍의 말이 옳아 !
서량군은 정말 대단해 !"
조조는 조홍의 어깨를 잡으며 살아 돌아온 기쁨을 몸짓으로 해보였다.
그리고 이어서
"하하하하 !..."하고,
패전 했음에도 불구하고 참모와 장수들을 놀라게 하는 큰 웃음을 웃어보이며,
장수들과 정욱의 부축을 받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뒤이어 자리에 좌정한 핵심 참모, 장수들을 향하여 조조가 입을 열었다.
"허저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난 이번에 꼼짝없이 죽었을 것이다.
마초의 용맹함이 여포에 뒤지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오늘 내 눈으로 직접 확인했어, 아무래도 쉽지않은 싸움이 되겠어."
"승상 !
우리가 서량의 기마병을 상대로 이기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들이 창으로 근접 공격을 시도하지 전에 우리가 먼저 활로 공격하여
접근을 제지하면 됩니다."
장군 하후연이 말하였다.
그러자 마초군과 먼저 싸워본 경험이 있는 조홍이,
"승상,
서량군은 기동력이 강점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우리에게 접근했을 때에는 갈고리 창으로 군마를 공격해,
저지해야 합니다."하고, 말한다.
조조가 이들의 말을 듣고,
몸을 끄덕이며 대답한다.
"방금,
하후연이 활로 공격하자고 말했는데,
서량군은 우리보다 궁술이 훨씬 뛰어난데 다가 사거리도 훨신 길다 .
또, 조홍은 갈고리 창을 사용하자고 했지 ?
좋은 생각이야 !
하지만, 시간이 급박한데 어디서 그 많은 갈고리 창을 만들겠나 ? "
"승상,
지금 당장 우리의 정예부대를 보내,
적이 퇴각하지 못 하도록 차단한 후, 앞 뒤에서 공격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서황이 의견을 냈다.
"음 !...
서황의 작전은 병법에 부합하는 좋은 의견이지만,
적진 깊숙히 들어갈 용맹한 장수가 있어야 하네."
조조가 손가락 하나를 세워 보이며 말하였다.
그러자 서황이 벌떡 일어나며,
"승상, 저 서황을 보내주십시오 !"하고,
자원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초반전의 패배를 설욕하고 싶습니다.
기회를 주십시오 !"하고,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조조가 즉각 물었다.
"병사가 얼마나 필요한가 ?"
"삼천 명이면 됩니다."
"육천을 주겠네,
놈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강을 건너,
모래 정오에 마초군의 후방을 기습하도록 하게."
"네 !"
"서황 ?"
"예 !"
"이번에 또 다시 패한다면,
아에 돌아올 생각은 하지 말게 !"
" 예 ! 알겠습니다 !"
서황의 결심어린 다짐이 튀어 나왔다.
그리고 이어서 서황은 즉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와 동시에 정찰병이 뛰어들며,
"보고드립니다!"하고,
외친다.
"아룁니다.
서량군에 후선(候選)과 정은(程銀) 등의 지
원군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 "
"얼마나 된다던가 ?"
"삼만 입니다."
"어 엇 ? ..."
순간,
좌중의 참모와 장수들은 적의 지원군 숫자를 듣고서 아연 긴장하였다.
좌중의 이런 분위기를 눈치 챈 조조가 탁자를 치며 소리친다.
"자 알~ 됐다 !
아주 잘~됐어 !
놈들을 치러 서량까지 가지 않아도 되잖나 ?
제발로 찾아와 주었으니 말이야 !
하하하하하 !...."
"어 ? 하하하..."
"예, 허허헛 !..."
조조의 웃음에 동조하는 장수들과 참모들의 어색한 웃음이 이어졌다.
조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입을 연다.
그러자 참모와 장수들은 조조가 일어서는 것을 보고,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잘 듣게,
모두들 각자, 자신의 부대를 이끌고,
밤중에 위하(渭河)를 건너, 군영을 세우고 적이 오기를 기다리게 "
"어째서 동관을 공격하지 않으십니까 ?
우리가 동관을 차지하면, 적이 운반할 군량의 보급로를 차단할 수가 있습니다."
"내 어찌 그걸 모르겠나 ?
허나, 동관은 나중을 기약하세.
여긴 오천의 병사로 지킬 수가 있지.
허나, 우리가 병력을 나눠,
동관을 치러 간다면 그만큼 우리 세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고,
마초는 그 틈을 타, 전면 공격을 펼칠 것이야.
마초의 이십만 명이면 우리보다 두 배나 많지,
허나 우리가 작전만 잘 세우면 이길 수 있다 ! "
"승상, 북쪽으로 가면 광활한 평원이라,
그곳에 군영을 세우긴 어렵습니다.
서량군이 총공격을 해오면 막아 내기가 어렵습니다."
장군 조인이 의견을 말한다.
"강을 건너기 전에, 병사들에게 거목을 마련하게 하고,
강을 건넌 후에 바로 거목을 이용해서 군영을 설치하도록 하게..."
조조가 이렇게 지시를 하는 중에 또다시 정찰병이 뛰어들며 보고한다.
"아룁니다 !
한수가 오만 병력을 이끌고,
마초와 합류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막사 안의 장수와 참모들이 화들짝 놀란다.
"어, 엉 ? ..."
이들이 일시에 조조를 향해 시선을 모았다.
그러나 놀라운 적군의 세력 증가를 보고 받은 조조는 놀라기는 커녕,
심각한 표정을 이내 풀어버리며 너털 웃음을 웃는다.
"헤헤헤헷 !...
왜 이제야 온 거지 ? 엉 ?...
잘 됬군, 아주 잘 됬어 !
이번에 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려야겠어 !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위하에서 서량군을 소탕하면 되겠군 !
..그리고 장군들, 명심하게. 한바탕 쓸어버리자구 !"
"알겠습니다 !"
자리에 함께 한 장수들은 두 손을 모아 올려 조조의 명에 복명하였다.
그러나 장수들이 일거에 군막을 나가버리자
조조는 자신이 방금전에 호기롭게 내뱉은 허망한 말에
씁쓸한 입맛을 혼자 다셨다.
그것은 막상 부딪쳐 보니,
자신의 군대보다 마초군의 세기가 훨씬 강했지만
이런 실상을 장수들에게 그대로 알려주어서
사기를 침체 시킬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조조는,
"쩝 !"하고,
쓴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245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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