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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과 동아시아의 공동가치

오토산 2014. 12. 26. 04:00

 

성리학과 동아시아의 공동가치

유럽에는 ‘아브라함 신앙’(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이라는 공통의 가치가 있다.

이는 유럽경제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정신적 물질적 기반을 제공해 주는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힘이 되었다.

유럽은 오늘날 EU라는 이름의 실물 경제력으로 세계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유로’라는 단일통화의 힘이다.

아시아에는 유럽수준의 (단일통화) 지역통합이 이루질 수 있겠느냐? 하는

의문을 나는 가져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에 ‘아브라함 신앙’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다면, 동아시아에는

‘유가사상’과 ‘성리학’이라는 공통의 윤리적 기반과 도덕적 원칙을 공유하고 있다.

중국에서 태어난 유가사상은 ‘조선성리학’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

그 꽃이 활짝 피었다.

‘조선성리학’이 가지고 있는 ‘도덕적 원칙’들은 비슷한 서양의 ‘윤리원칙’들이

유럽에서 자리잡기훨씬 이전에 동아시아에 확립되었다.

한자의 확산을 통해 유가사상은 중국대륙의 동쪽과 서쪽 그리고 남쪽으로 퍼졌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베트남,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은 성리학적 윤리도덕의

 원칙이 살아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공통문화는 응집력 보다 취약성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부담은 있다.

그러나 유럽 사람들은 할 수 있고 동아시아 사람들은 할 수 없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동아시아 사회를 오랫동안 지배해온 공통의 윤리도덕의 기반은 전 세계 공통의

윤리도덕의 원칙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라는 강점이 있다.

그리고 동아시아는 시대적 대세인 다 문화전통이 유럽보다 역사적으로

훨씬 강하다는 특색을 가지고 있다.

동아시아 문명에는 또 하나의 바탕이 된  ‘불가사상’을 빼 놓을 수 없다.

불교는 기원전 3세기에 인도에서 출발해 스리랑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로

평화롭게 퍼져 나갔다.

1세기에도 불교는 세계로 전진을 계속했다.

비단길을 따라 중앙아시아와 중국으로 전파 되었고, 수세기 후에는 한국을 거쳐

일본에도 보급되었다.

아시아에서는 종교들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면서 서로 섞기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기원전 5세기에 윤리적 휴머니즘이 발아 하고 있었다.

그것은 공자의 인(仁)사상이다.

인(仁)사상은 인본주의 사상으로 ‘인간됨’을 중시하였다.

공자는 “네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도 요구하지 말라"
(己所不慾 勿施於人)”고 설파했고 이는 호혜주의의 황금률이 되었다.

이 황금률은 아시아의 광대한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그리하여 인도의 전통 종교인 힌두교와 페르시아 지방으로 퍼져나간 자이나교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들어냈다.

힌두교에서는 “내게 행해진다면 내가 고통을 느낄 방식으로 남에게 행하지 말라.

이것이 도덕의 핵심이다”라고 가르친다.

자이나교에서는 “사람은 자기가 대접받기를 바라는 대로 모든 생물을 대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불교에서도 비슷한 가르침을 경전에 담고 있다.
“내게 즐겁지 않은 상태는 다른 이에게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니 내게 즐겁지 않은 것을 어찌 다른 이에게 행할 것인가” 이다.

드디어 공자가 발아시킨 호혜주의의 이 황금률은 아브라함의 종교인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에서도 발견된다.

기원전 60년 경의 랍비였던 힐렌은 말했다.

“네게 고통스러운 것은 남에게도 하지 말라”

그리고 그 후의 예수는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다.

뿐만 아니라 이슬람교에서도 비슷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

“자신 스스로를 위하는 만큼 형제를 위하지 않는 자는 아직 믿음이 없는 자다” 라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세계의 여러 종교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지방과 지역이라는 장벽에 구애 받지 않고 널리 퍼져 있다.

공자가 제시한 ‘인간됨’의 원칙과 황금률뿐만 아니라

‘착하게 살자’는 윤리법칙은 모든 종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인도에서 발아한 힌두교 전통, 중국의 유가문화 전통,

한국에서 완성된 ‘조선성리학’ 전통, 그리고 계시 종교인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등에서도 다음의 4가지 구체적인 윤리법칙을 공통적으로 규정짓고 있다.

“살인하지 말라.”

“훔치지 말라.”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

“탐욕 하지 말라.”

이러한 윤리 규범들은 동양문화와 서양문화를 초월하여 인류의 공통윤리를

 구성할 수 있는 구조적 요소들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세계적 가치이며, 보편 타당한 가치로서 인류와 함께할 것이다.

지구촌에는 아직도 ‘서구적’ 가치라든가
‘아시아적’ 가치라는 이분법적 논란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가치관의 깊은 갈등에 대한 논란이 거의 쓸모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동아시아는 전통적으로 문화적으로 정신적으로훌륭한 ‘인간됨’의 황금률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만약 동아시아가 지역 사회에 이미 내재되어 있는 공통의 윤리법칙에 눈을 돌린다면 전혀 새로운 문화적 단결의 정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군사력을 하드 피워(Hard Power)라고 부른다면,

 이것은 막강한 소프트 파워(Soft Power)로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단결될 수 있는 이러한 새로운 권력(Power)은 적(敵)은 없고,

오직 동반자(Partner)와 협력자만 있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동아시아는 새로운 세상을 열고 신세계의 질서를 수립하는데

크게 공헌할 것이고 정신적 문화통합의 측면에서 서구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의 광대한 지역이 단일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면 세계 최대의 인구가 경제적, 문화적으로 불편 없이 소통하고 안락한 삶을 창조하는 ‘거대 경제 블럭’ 으로

 지구촌을 이끌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 만약에 동아시아의 정신적 공통분모가 단결하는 형태를 현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은 인류공통의 가치체계를 수립하여 종교인들뿐만 아니라

비 종교인들 까지도 지지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발전되고 확대된 세계적 황금률을
발전시킬 창조적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