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실

상례 부조(扶助)에 쓰는 말

오토산 2021. 2. 8. 10:17

상례 부조(扶助)에 쓰는 말(내고향/일천)

 

요즈음에는 모두가 예절 통달자가 되어서 자기 마음대로 예절을 해석하고 실행하다가
혹 그것이 잘못됨을 지적하는 사람이 있기라도 한다면 속편하게 “가가례(家家禮)”라는 말을 들춘다.
그래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예를 들면 상례(?禮)에 가는 사람이 돈을 넣어가지고 가면서 봉투에 ‘증정(贈呈)’이라고 쓴다면 어떨 것이며,
그런 일이 잘 없겠지만 아주 가까운 사람이 죽어서 그가 평소에 좋아하던 물건을
함께 묻어 보내고 싶어서 보내면서 장사를 지낸 다음에 보낸다면 이러한 것을 예의가 아니라고 할 것이란다.


그래서 『순자(荀子)』 「대략(大略)」에는,

“사람이 죽었을 때 돈이나 물건을 보내는 것을 부(賻)라고 하고,
수레와 말을 보내주는 것을 봉(賵)이라고 하고, 의복을 보내주는 것을 수(襚)라고 하고,
애완물(愛玩物)을 보내주는 것을 증(贈)이라고 하고, 옥이나 보석을 보내주는 것을 함(唅)이라고 한다.

부(賻)와 봉(賵)은 살아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고, 증(贈)과 수(襚)는 죽은 이를 장사 지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죽은 이를 장사지내는데 시신(屍身)을 관에 넣기 전에 물건이 도착하지 못하고,
살아있는 사람을 조문(弔問)하는데 슬픔과 서러울 때(葬事) 도착하지 못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길례(吉禮)에는 하루 50리를 가지만,
부음(訃音)을 듣고 급히 가는 데는(奔喪) 하루 100리를 달려가서
봉(賵)이나 증(贈) 등의 일이 끝나기 전에 도착하는 것이 예의 큰 것이다.


(貨財曰賻貨財曰賻라하고 輿馬曰賵ㅣ라하고 衣服曰襚라하고 玩好曰贈ㅣ라하고 玉貝曰唅ㅣ라하니라
賻賵所以佐生也ㅣ오 贈襚所以送死也ㅣ니라 送死에 不及柩尸하고 弔生에 不及悲哀는 非禮也ㅣ니라
故로 吉行五十ㅣ지만 奔喪百하야 賵贈及事ㅣ 禮之大也ㅣ니라)”라고 했다.


대체로 문상(問喪)은 상주(?主)를 위해 가는 일이 많기 때문에 그 집 상례(?禮)에 도움을 주려고 하면
금전(金錢)이나 옛적 같으면 술을 만든다든지 묵을 만들거나 음식을 만들어서 초상(初?)에 도움을 주는 일들이 많았다

이러한 경우에는 부(賻)라는 말을 쓰고, 만약 상가(?家)의 일을 하는데 편의를 돕기 위해서
승용차나 운반용 차를 빌려준다면 이것은 봉(賵)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다.


또, 죽은 이와 막역한 사이여서 그냥 보내기가 섭섭하여서 간단한 수의(襚衣)를 관 속에 넣어 주려는 것을 수(襚)라고 하고,
또 평소 함께 지낼 때 좋아하던 물건을 넣어주려면 이것을 증(贈)이라고 한다.
이것은 죽은 이를 정(情)으로 보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왔고 풍속이 변하여 상례에서 ‘수(襚)’와 ‘증(贈)’은 사라져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없어진 엣 말을 되찾아 사용하자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는 부조(扶助)하는 데도 법이 있었고,
쓰는 말도 거기에 알맞은 말이 있었음을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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