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링빙야화

만우절 이야기

오토산 2021. 4. 1. 20:03

어제 밥먹으러 갔다가 식당 화장실 휴지걸이 위에 번쩍번쩍한 장지갑이 하나 놓여 있길래 봤더니

머리가 짧은 주민등록증 사진에, 5만원 신권 100장이 들어 있었음..

화장실에서 일보는데 5분 정도 걸리니까 찾으러 오겠지 했는데, 안 오더라구요.

그래서 잠시 기다리다가 밖으로 나왔는데 참 갈등되는 것임.

마음의 고민을 접고 파출소로 가서 설명하고, 연락처와 이름 적고 가려고 하는데,

옆에서 통화하던 여순경이 나보고 '잠깐만요...' 하면서 지금 그 지갑 분실자가 연락이 와서 오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시라고 법적으로 보상 받을 수 있으니까 잠깐만 계시라고 해서 좀 멋쩍었지만 기다렸죠.

5분정도 있으니까 느긋하게 들어오는 풍채 좋은 스님이 나한테 정말 감사하다고 사례하겠다고 하시면서,

지금 이 돈은 당장 써야 하니까 오늘 내로 입금해 드리겠다고 하길래,

전 스님 돈은 별로 받고 싶지 않다고 그냥 좋은 일에 쓰시라고 하고 나왔죠.

차를 타려 가고 있는데 그 스님이 '잠깐만요' 하면서

뛰어오시는 거에요.이렇게 가시면 자기가 마음이 참 불편하니까 제발 계좌번호 좀 불러주시라고,

조금은 사례해야 자신도 마음이 편하고 그러니 너무 부담갖지 마시라고 말씀하시길래,

계좌번호 가르쳐 드리고 왔음.

3시간이 지난후 핸드폰에 문자가 왔길래 봤더니

'OOO님께서 150만원을 입금하셨습니다'!!!

 

15만원을 잘못 읽은 건가? 싶어서 다시 봤다

그러나 분명히 150만원인거야..

이거 참... ㅋㅋ난 대충 20~30만원 정도 보내겠구나 싶었는데

큰 금액을 보니까 솔직히 이건 좀 아니다 싶었서 파출소에 다시 전화해서

여순경에게 이런 저런 말씀을 드리면서 돈을 돌려드려야 할 거 같은데

그 분 어디 절에 소속된 분이시냐고 물었더니,

 

여순경이 웃으면서 '그냥 쓰시지 그래요?' 하면서,

그 스님이 혹시 내가 다시 찾아올까봐 절대 말해주지 말라고 했단다.

나는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고....그

래서 계속 말해주시라고 그 여순경에게 졸랐더니...

?
?
?
?
그 절 이름이 '만우절'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ㅋㅎㅎㅎㅎ

 

<sn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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