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三國志) (247)
조조의 이간책(離間策)
이로부터 얼마가 지난 뒤,
조조의 막사에는 한수의 서찰이 도착하였다.
장중에 참모와 장수들이 긴장한 가운데 조조가 한수의 서찰을 펼쳐 들고 읽는다.
"음 ? ....
음 !... 한수가 뭘 좀 아는군,
강화를 요청해 왔군 !"
"아, 잘 됐군요 !
이번 싸움에서 놀란 마초가 오 년동안은 감히 남하 하지는 못할 겁니다."
모사 정욱이 반색을 하며 말했다.
그리고 이어서,
"승상, 그리하십시오."하고,
한수의 강화 요청 수락을 적극 지지하였다.
그러자 조조는 침착한 어조로 명한다.
"하후연 ? "
"네, 승상 !"
"말을 전하라,
내일 정오에 한수를 성밖으로 오라고 ..."
"예, 알겠습니다 !"
다음날 정오,
한수는 전일 화친에 불만을 갖고 군막을 뛰쳐나간 마초를 설득하여,
군사들과 함께 조조의 빙성(氷城) 앞으로 왔다.
한수와 마초가 빙성 앞으로 다가오자,
조조가 호위군에 둘러싸여 말을 타고 나왔다.
"한수 장군은 앞으로 나와주시오 !"
하후연이 소리쳤다.
그러자 한수는 마초를 쳐다보았다.
마초는 한수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한수가 나오는 것이 보이자,
조조가 천천히 말을 몰아나왔다.
이리하여 두 사람은 양군의 진영 가운데에서 단 둘이 만나게 되었다.
"인사올립니다."
한수가 먼저 간략한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먼저 물었다.
"승상께서 강화를 받아들이셨는데,
군사들은 언제쯤 위하를 건너 물리시겠습니까 ?"
"사흘 내로 군사들을 철수시키겠소."
"좋습니다.
그때 저희도 철수하겠습니다.
약조를 지켜 주십시오.
그럼 가보겠습니다."
"어, 어 !... 잠깐 기다리시오.
이렇게 만났는데, 우리 잠깐 옛날 애기나 좀 합시다..
그 옛날 나는 장군의 엄친(嚴親: 父親)과 효렴(孝廉)벼슬을 같이 지내면서,
그 어른을 숙부처럼 모셨다오.
그 후에 장군과 함께 관직(官職)에 있었던것도
어제일 같은데 벌써 세월이 많이도 흘렀소.
장군은 금년에 춘추가 몇이나 되오 ?"
조조는 친근한 어조로 격의(隔意)없는 말투로 물었다.
그러자 한수는 조조가 자신의 부친때 부터의 인연을 거들먹 거리면서
예전에 자신과 잠시 함께 했던 일에 대해서도 물어 오자
약간의 감격조차 느끼며,
"올해 갓 마흔이올시다."
"허어, 벌써 그렇게 되었소 ?
왕년에 우리가 장안에서 처음 만났을 때에는 청춘 소년이더니,
어느덧 중늙은이가 되셨구려. 허허허..."
"승상께서도 이미 백발이 성성하셨습니다."
"허허허...
인생이 무상한지라 하루빨리 태평세월을 맞아 여생을 편안히 지내고 싶소."
한수는 조조가 붙잡고 말을 붙이는 바람에 조조와 한참을 말하고 있었다.
그러자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마대가 마초에게 의문의 시선으로 묻는다.
"두 사람이 무슨 말을 저렇게나 오래 하는 걸까요 ?"
"흥 !"
마초는 이전에 한수가 자신에게 가져온 조조의 서찰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서찰의 내용은 마초를 붙잡아 오면 한수를 서량 태수에 봉한다는 내용이었다.
마초는 그때, 별 것 아닌 것으로 보아 넘겼지만, 조조와 만나고 있는 한수를,
그것도 멀리 떨어져 두 사람만 주고 받는 이야기가 통상의 강화 협상 시간을 넘어
진행되는 데다가 옆에서 동생까지 의문을 가지고 물어오니,
불현듯 한수를 의심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공교롭게 마대가 이러는 것이 아닌가 ?
"한 장군이 돌아오면 둘이 무슨 애기를 했는지 꼭 물어 보아야겠습니다."
"말해주지 않는다면 ?"
마초도 불현듯 의심의 심중이 굳어지며 반문했다."
"하하하하 !... 하하하핫핫핫 !...."
그때, 조조의 웃음 소리는 멀리 떨어진 마초에까지 들려왔다.
그리고,
"우린 잘 ~ 통하는 것같소 !"하는,
소리까지 들리는 것이었다.
한수가 조조에게 묻는다.
"승상, 우리쪽에선 화친서를 보냈는데,
승상께선 언제 쯤 보내시겠소 ?"
"언제 쯤이 좋겠소 ?"
조조의 이런 소리는 마초의 귀에까지도 들려왔다.
"내일이오."
"그럼, 그렇게 합시다 !"
이 소리 또한, 조조는 의도적으로 마초가 들을 수 있도록 크게 대답하였다.
("으, 응 ? ...
언제 쯤이 좋겠냐구 ? ...
내일이라구 ? ...)
마초는 한수에 대한 의심이 조조의 대답으로 인해, 확신으로 굳어졌다.
"내일, 사람을 보내겠소 !"
"알겠습니다.
가 보겠습니다."
한수가 조조에게 작별을 고하자,
조조는 특별히 두 손을 맞잡아 올려 보이며 대답한다.
"반가웠소."
그러면서 한수의 뒤에 대고,
"살펴가시오 !"하면서
손까지 들어 보인다....
248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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