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는 바꿀 수 없는 것이라지만 ...
인생의 모든 불행이
자신의 팔자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내가 직장을 못 잡고 있는 것이나,
성질 고약한 아내를 얻은 것은 팔자가 사나워서 그래요."
라고 팔자 타령을 했다.
그러나 정신분석을 통해
그의 무의식에는 다른 이야기가 숨어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무능했다.
평생을 어머니에게 구박받으며 살았다.
그가 알고 있는 부부 관계의 원형은
의존적인 아버지와 구박하는 어머니였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자기를 구박하는 여성을 아내로 선택했다.
팔자는 바꿀 수 없는 것이라지만
배우자 선택은 주체인 당사자에게 달려있다.
많은 이들이 부모의 결혼 생활을
자기 부부 관계의 원형으로 삼고있다.
폭력 남편 대부분이
아버지가 어머니를 구타 하는 것을 보며 자란 아들이다.
어릴 때는 어머니가 불쌍해서
'나는 절대로 아내를 때리지 않을거야." 라고
다짐해도 결국은 폭력을 쓰고만다.
유년기 경험은 그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있다.
집안 유전자 탓을 하는 분이 있었다.
"내가 자신감 없고 소심하고 늘 우울한 것은집안 내림이에요.
할아버지는 자살했고 아버지는 알콜올 중독이에요.
내 유전자 속에는 우울이 흐르고 있어요."
이런 식이었다.
하지만 한 실험에 의하면
분리 불안이 심한 유전자를 가진 붉은 털 월숭이도
좋은 어미에게 키우게 했더니 그룹의 리더로 성장했다.
실험 전 붉은 털 원숭이 집단의 영아 중 20%는
취약한 유전자를 타고나 제어미가 키웠음에도
분리 불안이 심했다.
이에 실험자 수오미 박사는
붉은 털 원숭이 집단에서 유난히 모성적인 행동이 풍부한,
이른바 슈퍼 어미를 선택해서 유전적으로 약한
원숭이들을 돌보게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슈퍼 어미에게 맡겨진 어린 원숭이들은 성장 후에
사회적 계급의 정상에 올라 있었다.
슈퍼 어미가 어린 원숭이들의 타고난
예민함을 집단에 적응하게끔 도왔기 때문이다.
후천적 학습 경험이 유전자의 기질을
바꿔 놓은 것이다.
팔자 탓을 하거나 유전자 탓을 하며
절망할 필요 없다.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고난을 극복한 많은 증인들이
우리 곁에 있다.
전남대 의대 명예교수, 국제 정신 분석가
-이무석 박사 저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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