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 짜고 맵고‥ 중독성 강한 맛의 비밀 건강
한국인의 입맛은 맵고, 짜고, 단맛에 길들여져 있다.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을 알지만 끊기 어렵다. 맛도 중독되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으면 혀의 미각세포들이 반응해 화학 세포를 대뇌 특정 부위에 전달하여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활성화한다. 단맛의 음식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쾌감을 증대하는 도파민을 분비하도록 촉진시킨다. 단맛이 가장 중독성이 강한 이유다. 중독된 이후에 단맛을 느끼지 못하면 불안, 우울, 손떨림, 두근거림 같은 다양한 정신적·신체적 조급증을 일으키고 금단현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 [헬스조선]사진-조선일보DB |
짠맛 역시 한국인의 장류나 국물 음식을 즐기는 음식문화로 인해 중독되기 쉽다. 아이오와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평소보다 몸속 소금의 농도가 약해지면 마약을 끊을 때와 비슷한 금단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짠맛 중독이 위험한 이유는 몸속으로 흡수된 염분이 혈관이나 콩팥 같은 장기를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매운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의 일종으로 뇌에서 입과 혀에서 느끼는 통증을 보상하기 위해 행복감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엔도르핀을 다량 분비한다. 엔도르핀이 더 많이 분비되기를 원하게 되면서 점점 강한 매운맛에 집착하게 된다.
단맛, 짠맛, 그리고 매운맛의 음식이 활성화하는 뇌의 특정 부위는 마약을 투약하거나 담배를 피울 때 반응하는 뇌 부위와 같다. 중독으로 인한 내성이 강하다는 뜻이다. 이미 맛에 길들여진 사람은 동일한 용량으로는 전과 같은 쾌감을 느끼지 못하므로 더 많은 자극을 갈망하고 과잉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 먼저 자신의 입맛이 건강을 해치는 음식에 중독되었는지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대뇌에 인식된 잘못된 입맛을 훈련과 통제를 통해 서서히 양을 줄여나가면서 고쳐나가야 한다. 하루에 습관적으로 물을 마시거나 음식이나 음료수를 먹고 난 뒤 이를 닦는 것도 입맛을 균형있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매운 요리를 더 맛있게 해 주는 최적의 온도는?
감기에는 고춧가루 띄운 소주가 좋다?
그렇지 않다.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면 알코올과 캡사이신의 영향으로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땀구멍이 열린다. 그렇다고 열이 내려가거나 바이러스가 죽지는 않는다. 술은 뇌의 중추신경을 마비시키는 약물이다. 술과 고춧가루를 동시에 먹으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 된다.
감기에 걸렸을 때 고춧가루를 듬뿍 넣은 콩나물국을 먹으면 낫는다는 것도 틀리다. 고춧가루가 혈액순환을 도와 땀구멍을 열어주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고추에는 비타민C가 들어 있으므로 감기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다.
매운 맛 최적의 온도를 찾았다!
우리 혀는 단맛은 35℃, 신맛은 25℃, 짠맛은 37℃, 쓴맛은 40℃, 매운맛은 60℃에서 가장 강하게 느낀다. 맛있기로 소문난 음식점의 매운 음식이 대개 뜨거운 것도 이런 이유다. 매운 음식을 60℃ 이상으로 조리하면 매운맛이 살아나서 입맛을 아주 강하게 자극하고, 그 결과 음식이 맛있게 느껴진다.
매운맛은 고추가 진화한 결과다?
노던 애리조나대학 연구팀은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서 ‘고추의 매운맛은 고추가 진화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포유류가 고추를 먹고 소화하는 과정에서 고추의 씨앗은 파괴돼 발아되지 못하나, 조류는 고추를 먹어도 씨앗을 온전히 배설할 수 있어 발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고추는 포유류가 고추를 먹지 못하게 하고, 번식을 돕는 새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조류는 매운맛을 통증으로 느끼지 않고 맛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매운맛을 증가시켰다는 설명이다.
매운맛을 좋아하면 다혈질이다?
한국, 멕시코, 태국, 이탈리아 국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흥분을 잘한다는 것, 즉 다혈질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더운 나라에서 매운맛을 즐기는 것과 관련이 깊다. 예로부터 반도국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부딪치다 보니 전쟁이 잦았다. 오랜 세월 동안 전쟁을 치러야 했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다혈질일 가능성이 높다. 재미있게도 위 열거한 나라들 모두 고추요리를 즐긴다는 공통점이 있어 다혈질과 고추의 상관관계를 엿보게 한다.
매운맛을 없애는 데 좋은 음식
매운 음식을 먹고 입안이 화끈거리며 매울 때는 따뜻한 밥을 먹는 게 좋다. 매운 음식으로 자극된 통증의 감각이 따뜻함을 느끼는 온각(溫覺)으로 분산되면서 덜 맵다고 느끼게 된다. 특히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은 탄수화물과 만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면서 분해되므로 탄수화물이 풍부한 따뜻한 밥이나 빵이 매운 맛을 가시게 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단백질이 풍부한 우유나 요구르트를 먹어도 좋다. 단백질은 캡사이신 분해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풋고추와 붉은고추, 고춧가루 그리고 고추장
고추보다는 고춧가루, 고춧가루보다는 고추장이 몸에 좋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세 가지 가운데 어느 것이 건강에 더 좋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섬유소와 비타민은 붉은 고추, 단백질과 인은 고춧가루, 칼슘과 철은 고추장에 가장 많기 때문이다.
계속 살쪄서 고민? 매운 음식 줄이시라
매운 음식을 좋아하면 뚱뚱해질 가능성이 높고, 짠 음식을 좋아하면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장학철·임수 교수팀이 65세 이상 남녀 노인 880명을 대상으로 평소 식습관과 좋아하는 음식의 유형에 따라 콜레스테롤 수치, 혈당, 피하지방의 두께, 내장지방의 양, 비만도(체질량지수: BMI) 등을 조사했다.
연구결과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비만도를 나타내는 체질량 지수가 가장 높았고, 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공복 혈당이 가장 높았다.
먹는 방법도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첫째, 일주일에 아침을 0~1회 먹는 그룹은 2~4회, 또는 5~7회 먹는 그룹과 비교해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았다.
임수 교수는 "아침 식사를 거르면 하루 종일 공복감을 느끼기 쉬워 섬유소와 같은 음식보다는 기름기가 많은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에 대한 욕구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둘째, 식사 속도는 비만과 관련이 높았다.
식사 속도를 ▲1그룹(10분 이내) ▲2그룹(10~20분) ▲3그룹(20분 이상)으로 나눠 비교할 때 밥을 가장 빨리 먹는 1그룹이 비만을 나타내는 3가지 지표인 '피하지방량' '내장지방량' '허리둘레' 등 3가지 항목 모두에서 가장 높았다. 음식 섭취 후 최소 15~20분이 지나야 식욕중추에서 포만감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빨리 먹으면 배부른지 몰라 과식 또는 포식하게 된다는 것.
셋째, 외식을 자주 하는 사람들도 비만도가 높았다. 일주일에 외식을 ▲0~1회 ▲2~3회 ▲4회 이상 하는 3그룹을 비교한 결과 4회 이상 하는 사람들의 비만 수치(내장지방·허리둘레)가 가장 높았다.
임수 교수는 "뭘 먹느냐 뿐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도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며 "맵고 짠 음식 섭취를 줄이고, 아침 식사를 거르지 말며 식사 시간을 20~30분 이상으로 충분히 갖는 것이 건강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운 음식 뒤 우유 한 잔 습관들이다간‥ 헉
매운 음식을 먹으면 혀가 얼얼해져 입에다 부채질을 하거나 물을 먹는다. ‘맵다’는 것은 미각이 아니라 통각이기 때문에 입 안이 자극을 받으면 우리 몸은 자극을 완화하려는 행동을 하게 된다. 팔, 다리가 아프면 손으로 주물러 아픈 증상을 낫게 하려는 본능이 생기는 것처럼, 입 안을 부채질하는 것도 일종의 본능적인 행동이며, 점점 학습화 돼 매운 맛을 보면 저절로 손이 움직여진다. 그렇다면 매운 기운을 가라앉혀주기 위해서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될까?
사람들은 물보다 우유를 먹으면 입 안의 매운 기운을 가라앉혀준다고 알고 있다. 차가운 우유는 입 안의 화끈거림을 가라앉혀주고 우유 속 단백질이 캡사이신(얼얼함과 통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감싸 더 이상 매운 맛을 못 내게 막아준다. 우유는 입 안의 매운 기운을 가라앉히지만 우유가 위에 내려갔을 때는 또 사정이 다르다.
가천의대 가정의학과 김경곤 교수는 “우유는 분비된 위산의 농도를 희석시켜 줘 매운 음식을 먹은 뒤 화끈거리는 자극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며 “단, 매운 음식으로 인해 자극받은 위를 우유가 일시적으로만 가라앉히는 것이기 때문에 매운 음식을 먹고 찬 우유를 먹는 습관을 반복했을 때 위 건강에 무리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유 속 칼슘 성분이 위산 분비를 증가시켜 일시적으로 우유가 위 점막을 감싸 속쓰림을 줄여주는 것 같다고 느끼지만, 마시고 났을 때 칼슘 등에 의해 위산이 촉진되면 오히려 속이 더 쓰릴 수 있다. 매운 음식을 먹고 속이 쓰리거나 복통을 느끼는 사람은 우유를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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