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윷판은 임신해도 죽어야 하고 퐁당에 이르면 누구든지 죽어야 한다
바야흐로 윷놀이가 대중의 인기 게임이 되었다.
예전 같으면 설날을 전후해서 윷놀이를 했지만 지금은 윷놀이가 시도 때도 없다.
특히 내가 사는 안동은 더욱 그렇다.
집에서만 놀던 윷판이 식당에서도 야외에서도 아무데서나 판을 벌인다.
그런데 문제는 윷놀이 룰(규칙)이다. 좀 바꾸었으면 한다.
언제부터인가 윷판에 '임신'과 '퐁당'이 등장했다.
윷말이 찌개 자리에 오면 '임신'을 한다. 무조건 윷말 1개를 얹어갈 수 있다.
행운도 이런 행운이 없다.
그래서 내 말이 뒷밭을 지나 한바퀴를 더 돌아 먼 길을 돌아도 '임신'을 하면
더 좋아질 수 있기에 모두들 '임신' "임신"을 외친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젊은이들 3포세대니 5포게대니 하면서
결혼을 포기하다 보니 임신할 기회는 더더욱 갖기가 힘든다.
어렵게 짝을 만나 결혼을 해도 임신이 잘 안되서 마음고생을 하는 분들이
주변에 한두 분이 아니다.
우리 세대는 결혼해서 모두 5~6남매를 뒀던 예전과 비교하면
생각지도 못한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 집에 아들(며느리)이 임신을 했다하면 모두들 축하를 해 주고
정말 큰 일을 한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임신을 했으니 얼마나 소중한 자식이 될까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윷판에서도 이렇게 힘들게 임신한 말을 뒷 말이 와서 한 방에 죽여 버린다.
너무 아깝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제 밤에도 우리 모임에서 윷놀이를 했다.
좀 뒤지고 있어도 앞 말을 잡으면 되니까 '모야'를 외치고
결국 따라가서 잡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임신한 말까지 꼭 잡아야 할까?
"놀이니까 뭐 그런 것을 갖고 그래?" 내 생각은 이건 좀 바꾸었으면 한다.
그래서 차제에 윷판 규칙을 좀 바꿨으면 좋겠다.
임신한 말은 절대 잡지 않고 같이 갈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새 윷판을 그려 보았다.
'임신'한 윷말은 절대 죽일 수 없고 '퐁당'대신 '휴가'를 주자
일단 윷말판에 '뒷개'쯤에 '결혼'을 정하고 윷을 던져
'결혼'이 나오면 무조건 여기에 윷말을 갖다 놓기로 하자.
(여기를 '안동'이라고 해서 '안동'이 나오면 여기에 바로 오는 규칙을 정한 경우도 있다)
결혼을 했으니 좀 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뒷방을 돌아 '임신'을 하면 말을 하나 더 올리고
임신한 말은 절대 잡을 수 없기로 정하자.
임신한 말을 그렇게 잡아버리면 좋을게 없으니 말이다.
어렵게 임신한 말을 끝까지 살려 주는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윷말을 통해서 우리가 또 이웃과 함께 하는
좋은 사람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종전 규칙은 잡아버리지만 내가 만든 규칙은 같이 가는 것이다.
결국 죽지 않고 빨리 가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뒷 방에서 가운데 길(중간 점 '방'이 있는 길)로 들어온 말이
'퐁당'에 이르면 지금 규칙은 모든 말이 거기서 죽어야 한다.
어떤 말도 살아날 수 없다.
하지만 새 규칙은 이 '퐁당'을 '휴가'로 바꿔서 '휴가'로 나오면
그냥 거기서 한번 쉬는 것으로 한다.
결국 죽는 대신 살려 두고 상대방이 2번 윷을 던지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나도 죽지 않아서 기분 좋고 상대방은 그냥 한번 더 윷을 던질 수 있으니
양 쪽이 모두 좋아지는 윈윈 규칙이다.
남이 죽어야 내가 산다는 그런 살벌한 윷판을 만들지 말고
서로 상생하는 이런 윷판 규칙을 새로 정해서 정말 져도 분하지 않게
이겨도 뽐내지 않고 겸손한 승리가 되기를 바란다.
"이젠 죽었어" 대신 "같이 가는거야"가 나오는 윷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은 안동의 어떤분이 현대판 윷놀이를
현실사회의 분위기에 맞게 바꿔보자는 뜻에서
새로운 방안을 제시한것으로 많이 활용하시어
재미있는 게임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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