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김두규교수의 청와대 터 분석

오토산 2016. 12. 10. 16:41

 

 

[김두규 교수의 國運風水(국운풍수)] 말많은 청와대 터…

좋은 땅도 역사가 길면 험한 꼴 당할 수밖에

  •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입력 : 2012.02.25 03:07 | 수정 : 2012.02.25 18:26 

경복궁 바로 뒤에 자리잡은 청와대./조선일보DB
유언비어는 더러 시대의 진실을 표현하기도 한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그리고 측근 비리가 터질 때마다

 

"
청와대 터가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오죽하면 집권 초기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사 간부 초청 간담회에서 뜻하지 않은

 

'청와대 풍수 논쟁'이 붙었을까. 내용은 이렇다. '청와대 터가 나쁘다.

 

그래서 일제 총독들은 하나같이 말로가 불행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쫓겨났고, 박정희 대통령은 시해됐다.

 

김영삼 대통령은 IMF로 나라를 거덜냈고, 김대중 대통령 아들은 감옥에 갔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살했고, 이명박 대통령도 높은 지지율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과연 그러한가?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으면서
우리나라는 절대 빈곤을 해결했다.

 

우리 생활수준도 이때 북한을 추월했다.

 

노태우 대통령 때는 올림픽을 치러 국력을 과시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받아 우리의 '국격'을 높였고,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서민 대통령으로서 대

 

통령이 '제왕'이 아님을 보여주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탄생시켰다.

 

근대화에서 민주화로 그리고 세계화로 우리나라는 진보해왔다.

 

대통령 개인의 불행이었으나 국가의 불행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왜 풍수 타령인가? 풍수지리 없이 우리 역사를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국시대부터 터 잡기에 풍수지리가 활용되었다.

 

지금의 청와대 터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고려 문종 때다.

 

1000년 전이다. 이후 풍수에 최고의 실력과 경험을 갖춘 장군,

 

승려, 술사(일관·日官)들이 앞다투어 이곳을 새로운 도읍지나 신궁(新宮)터로 추천했다.

 

당시 풍수지리는 군사지리면서 정치지리였다. 지기(地氣)가 다했으니

 

도읍지를 옮겨야 한다는 주장의 뒤에는 권력 강화나 권력 쟁탈의 의도가 숨어 있었다.


사람도 오래 살다 보면 별 험한 꼴 다 보듯 좋은 땅도 역사가 길다 보면

 

험한 꼴을 당할 수밖에 없다. 경복궁(청와대 터 포함)에는 불행도 많았다.

 

단종은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죽임을 당했다.

 

연산군의 패륜도 있었고, 임진왜란으로 궁궐이 불타

 

270여년 동안 잡초에 묻힌 적도 있었다.

 

이와 같은 것들만 보면 태종의 발언이 옳아 보인다.

 

서기 1404년 당시 임금 태종은 조준, 하륜 등 대신들과

 

당대 최고의 풍수사 이양달, 윤신달 등을 불러 이곳 터를 잘못 잡았음을 질책한다.


"내가 풍수책을 보니 '먼저 물을 보고 다음에 산을 보라'고 하였더라.

 

만약 풍수책을 참고하지 않는다면 몰라도 참고한다면

 

이곳은 물이 없는 땅이니 도읍이 불가함이 분명하다.

 

너희가 모두 풍수지리를 아는데,

 

처음 태상왕(이성계)을 따라 도읍을 정할 때 어찌 이 까닭을 말하지 않았는가."


맞는 말이다. 경복궁(청와대) 터에 물이 없는 것, 험한 바위가 보이는 것,

 

북서쪽(자하문)에 황천살(함몰처)이 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정작 태종 본인은 이곳에 터를 잡고 나라를 다스렸다.

 

그의 재위 시절에 국방과 중앙집권제도의 틀이 잡혔다.

 

세종은 우리 영토를 백두산까지 확장시켰다.

 

지금의 한반도 모습이 갖추어진 것도 이때였다. 또한 한글이 만들어졌다.

 

우리 문자를 만듦으로써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자기의식'을 갖게 했다.

 

우리 민족사에 이보다 더 큰 업적이 또 있을까. 청와대 터가 좋다는 말인가

 

나쁘다는 말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청와대 터는 이미 그 용도가 다했다.

 

다음에 계속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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