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행기

하늘나라로 강의하러 떠난 권영준 교수

오토산 2024. 2. 17. 07:10

 

하늘나라로 강의하러 떠난 권영준 교수

 

 

 

 

우리의 벗,  권 영준 교수가

하늘나라로 강의를 하기위해 떠나간다.

안동사람의 모습을 지니고

언제나 우리곁에서 웃음띈 얼굴로 편안하게 정을 나누어 주던

바로 그 권 영준 교수가 조용한 모습그대로 떠나 가셨다.

 

 

언제 였던가 ?  정년을 앞두고

학가산 온천에서 탕 안에서 나에게 다가와

이제 정년을 맞아 다른건 다 준비하였는데

한가지 결정이 되지 않는건

앞으로 신앙을 가져야 좋을듯 하나

쉽게 마음이 다짐되지 않는다면서 나의 의견을 물었었다.

나는 웃으며 아주 쉬운 답이 있다고 하면서

그저 믿고 맡기면 편하실것이라 권하였었다.

 

그리고 십수년이 지나는 동안 가끔씩 만나 점심을 함께 하면서

어찌 그렇게 마음 결정이 이리도 늦느냐는 추궁과 핀잔에도 

고집스럽게 그리 마음이 정해지지 않는다 하였다.

그러면서 성탄과 부활에는 빠짐없이 부인 손잡고 미사에 참석하고 있으니

그만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억지를 부리곤 하였다.

 

몇년전에 아주 마지막이다 하고 부인과 말을 맞추고

매우 들이대면서 시작하자고 했으나 요지부동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그래서 참 고집불통은 할수 없다 하며 혀를 차면서 돌아서고 말았고

독일서 공부한게 장애가 있는건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적이 있었다.

무엇이던지 확신이 들 정도로 논리적이고

딱 맞아 떨어져야하는 성격을 보면서 말이다.

 

늦게 시작한 譜學 공부가 재미가 있다면서

집집마다 문중마다 세계도를 탐구하고 위인들의 조상  섬김을 살피고

조선조 사회사 탐방에 탐익하는게 여간 열중하는게 아니었었다.

사람 연구만 하지말고 하늘에 대해서 신의 존재에도 흥미를 가지라 권하면서

마지막까지 믿음을 가지고 기다리기로 마음 먹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갑자기 수술을 받고 투병을 하고 있다고 하길래

적어도 영혼구원이라도 놓치지 않고 병자를 위한 기도를 꼭 하라고 권하였었다.

 

다행스럽게도 막바지에는 마음에 결심을 하고 신앙을 받아들이고

세례를 받고 토마스라는 세례명을 가지게 되었다 한다.

가족관계로 인연이 있는 이 재명 교수와

박사학위 지도를 받으셨던 전 장호 신부님이

평소 성격과 태도를 보아서 그렇게 권하였던 모양이다.

 

오늘 태화동 주임 신 대원신부님이 집전하신 장례미사에서

전 장호 신부님은 추도 말씀으로 평소 함께 하였던 회고와 함께

인생의 마지막을 참으로 기가 막히게

본인답게 결심하고 하늘나라에 들게 되었다면서

부인을 비롯한 가족들의 마음과 정성으로

인생의 마지막을 멋지게 마무리 하고

이젠 하늘나라에서 그의 단호한 인간존중 강의와

온화한 정나눔을 이웃에 나누게 되었다면서

영원한 세상에서 기쁨을 누리실것이라 칭찬해 주신다.

 

고별미사와 고별식에서 

많은이들은 지극한 마음과 기도로 

영원한 안식과 복락을 간구하고

남겨진 가족들을 위로 해 주십사 간청드렸다.

 

하늘나라에서

예수 그리스도 옆구리에 손을 넣어봐야 믿겠다고

고집이나 부리지 않을까 괜히 엉뚱한 생각에 젖어 머뭇거리다가

그동안 탐구하는 학구열과 끝까지 치열하게 삶을 추구하던

그의 인간다운 품성을 오히려 칭찬받고 있을걸 떠올려 머리에 그리며

마음 편하게 고별의 인사로 머리를 숙인다.

 

안식을 주소서

복락에 들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