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풍물과 음양오행

오토산 2013. 5. 2. 06:29

 

 

음양, 오행, 삼재론으로 본 풍물 


 

정악이나 아악 같은 궁중과 사대부들의 음악은 이러한 동양철학에 입각한 정교한 음악이론을 지녀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풍물, 판소리 등 민속음악의 경우에는 이것을 이론적으로 정리한 문헌이나 악론(樂論)이 별도로 없고, 민간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승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땅에 살던 이들의 사유체계 안에서는 음양, 오행, 삼재, 10천간, 12지지 등이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었고 이러한 음양, 오행론, 삼재론 등은 아무리 늦어도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 기원을 전후한 시기에는 이미 한반도 전역으로 전파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기록에 없다고 하더라도 민속음악의 경우에도 이러한 사유체계가 담겨져 있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래에서는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는 풍물의 경우를 음양오행에 입각해서 풀이해 보자.


 

  먼저 풍물에 사용되는 각 종 깃발, 복색, 전립 등은 군대의 체제에서 연유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것은 그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째, 복색은 보통 백색옷에 흑색조끼를 입고 적, 황, 청(혹은 녹색, 연두색)의 삼색띠를 두른다. 흑,백,적,청,황은 오행론에서보면 오방색(五方色- 동:청색, 서:백색, 남:적색, 북:흑색, 중앙:황색)이고, 음양론과 삼재론으로 분리하면 음(陰:흑색) 양(陽:백색)과 천(天:청색) 지(地:적색) 인(人:황색)을 상징하는 색이 된다. 필자는 풍물의 복색에 보이는 색은 오방색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음양과 삼재의 색으로 나누어 보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강조되는 삼색띠는 삼재론의 색을 상징하고, 삼색띠에서 가장 앞쪽으로 드러나는 황색은, 천지인 삼재론에서 천지의 기운을 조화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상징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보통 북에 그려지는 청적황 3색의 삼태극은 천지인 삼재를 상징하는 것으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삼태극보다는 태극이 주로 많이 그려져 있다.


  둘째, 용기(=용당기, 새명기, 덕석기)는 꿩장목(꿩의 꼬리깃을 묶어 깃대 끝에 꽂은 것)을 달고 용의 그림을 그린 것으로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된 몇 곳 이외에는 일상적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1900년 초부터 사용된 아래의 농기가 주로 사용된다. 곳에 따라서는 용기와 농기가 모두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셋째,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쓴 농기(農旗)는 음양(陰陽)으로 분화되기 이전의 태극(太極)을 상징하며, 백색 바탕에 흑색 지네발은 음양이 태극안에 내재되어 있음을 상징한다. 요즘에는 적색의 지네발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태극의 상징체인 태양의 화염을 상징한다고 보고 있다.(전라좌도 진안증평 풍물) 그러나 이런 기본구조에서 지역에 따라 여러가지 변형이 있다. 

(1)강릉 풍물: 백색 바탕에 검정 지네발을 깃발의 좌우에 두르고 아래쪽에는 적,청,황 삼색의 지네발을 단 경우에는 음양과 삼재론에 입각한 색의 배열이다.

(2)경북 금릉김천/경남 진주삼천포 풍물: 백색 바탕에 흑색 지네발을 달고 꿩장목 아래에 적색과 청책의 긴 끈을 묶은 경우에는 음양의 색을 나타내는 두가지 방법즉 흑백과 적청을 동시에 사용한 것이다.

(3) 전라 우도 이리 풍물: 백색 바탕에 흑색띠를 두르고 나서 다시 지네발을 달기도 한다. 이 이외에도 지역에 따라 다른 변형들도 있다. 꿩장목이라고 부르는 것은 샤마니즘에서 샤만의 조령(祖靈)인 새(새발까마귀, 주작, 봉황으로 변천한다.)를 상징하는 것으로 인간계와 천상계를 이어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넷째, 영기(令旗)라고 불리는 적색과 청색의 두 깃발은 음(陰: 청색 영기)과 양(陽: 적색 영기)을 상징한다. 보통 영(令)이라는 글씨가 백색으로 씌여진다. 농기나 용기를 뒤로하여 좌측에 양(陽)에 해당하는 적색 영기를, 우측에는 음(陰)에 해당하는 청색 영기를 단다. 청색 영기에는 적색의 지네발이, 적색 영기에는 청색 지네발이 있어 음양이 조화되도록 되어 있다. 영기의 경우에도 이런 기본구조에서 지역에 따라 몇가지 변형이 있다.

(1) 경남 진주삼천포 풍물: 흰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를 쓰고 지네발을 청색과 적색으로 달아 음양을 구분한다.

(2) 전라 우도 이리 풍물: 노란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를 쓰고 적색과 청색의 지네발로 음양을 구분한다.

(3) 전라 좌도 진안증평 풍물: 흰색 바탕에 청색 글씨와 적색 지네발(陰을 상징하는 영기), 적색 글씨에 청색 지네발(陽을 상징하는 영기) 등으로 음양을 구분한다. 


  다섯째, 오방기(五方旗)는 오행(五行)에 의한 방위, 수호 동물, 색깔 등의 배당에 의해서 배치된다. 이것을 하나씩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동방청색기(東方靑色旗): 농기를 뒤로하여 좌측에 동방(東方)의 목(木)에 해당하는 청색기(靑色旗)를 배치한다. 동방청색기에는 동방의 수호 동물인 청룡(靑龍)이 그려지며, 지네발은 흑색(黑色)을 두른다. 지네발의 색이 흑색이 되는 것은 오행상생론(五行相生論)에 입각한 것이다. 즉 동방의 목(木)을 상징하는 청색이 돋보일 수 있도록, 목(木: 청색)을 상생(相生)하는 수(水)의 상징색인 흑색 지네발을 단다. ( 東方木, 東靑龍=左靑龍, 水生木 등의 논리)

  (2) 서방백색기(西方白色旗): 농기를 뒤로하고 우측에 서방(西方)의 금(金)에 해당하는 백색기(白色旗)를 배치한다. 서방백색기는 서방의 수호 동물인 백호(白虎)가 그려지며, 지네발은 황색(黃色)을 두른다. 지네발의 색이 황색이 되는 것은 오행상생론에 입각한 것이다. 즉 서방의 금(金)을 상징하는 백색이 돋보일 수 있도록, 금(金: 백색)을 상생하는 토(土)의 상징색인 황색 지네발을 단다. (西方金, 西白虎=右白虎, 土生金 등의 논리)

  (3) 남방적색기(南方赤色旗): 농기를 뒤로하고 앞쪽에 남방(南方)의 화(火)에 해당하는 적색기(赤色旗)를 배치한다. 남방적색기는 남방의 수호 동물인 주작(朱雀)이 그려지며, 지네발은 청색(靑色)을 두른다. 지네발의 색이 청색이 되는 것은 오행상생론에 입각한 것이다. 즉 남방의 화(火)를 상징하는 적색이 돋보일 수 있도록, 화(火: 적색)를 상생하는 목(木)의 상징색인 청색 지네발을 단다. (南方火, 南朱雀=前朱雀, 木生火 등의 논리)

  (4) 북방적색기(北方赤色旗): 농기를 뒤로하고 뒤쪽에 북방(北方)의 수(水)에 해당하는 흑색기(黑色旗)를 배치한다. 북방적색기는 북방의 수호 동물인 현무(玄武)가 그려지며, 지네발은 백색(白色)을 두른다. 지네발의 색이 백색이 되는 것은 오행상생론에 입각한 것이다. 즉 북방의 수(水)를 상징하는 흑색이 돋보일 수 있도록, 수(水: 흑색)를 상생하는 금(金)의 상징색인 백색 지네발을 단다. (北方水, 北玄武=後玄武, 金生水 등의 논리)

  (5) 중앙황색기(中央黃色旗): 동서남북 깃발의 한가운데 중악(中央)의 토(土)에 해당하는 황색기(黃色旗)를 배치한다. 중앙황색기에는 중앙의 수호 동물인 황룡(黃龍)이나 큰뱀인 등사(騰蛇)가 그려지며, 지네발은 적색(赤色)을 두른다. 지네발의 색이 적색이 되는 것은 오행상생론에 입각한 것이다. 즉 중앙의 토(土)를 상징하는 황색이 돋보일 수 있도록, 토(土: 황색)를 상생하는 화(火)의 상징색인 적색 지네발을 단다. (中央土, 中央黃龍, 火生土 등의 논리)

  현재 오방기의 경우에는 단순화되어 수호동물을 그리지 않거나, 지네발을 생략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완전한 형태의 오방기는 세종 실록오례나 악학궤범 등에서 볼 수 있다. 또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동방 목(木)의 상징색인 청색(靑)은 녹색(綠)과 같은 의미로 혼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동방을 상징하는 목(木) 즉 나무의 색을 일상적으로 녹색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데에 기인하는 것이다.



  풍물에 사용되는 악기는 대표적으로 북 장고 징 쇠 등 소위 사물이라고 불리는 타악기와 타악기의 장단을 엮어 주는 유일한 선율악기인 태평소(쇄납 날나리 호적) 등이 있다. 악기를 음양오행에 배당할 때에는 악기의 형태나 크기 등을 통해서 배당하는 것보다는 악기가 내는 소리의 성질이나 특성을 가지고 배당하는 것이 음악적 논리를 따라가는 것이라는 점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동양의 악론(樂論)에서는 낮고 아래로 가라앉는 소리를 내는 가죽 악기의 소리는 음(陰)에 속하고, 높고 위로 상승하는 소리를 내는 쇠로 만든 악기의 소리는 양(陽)에 속한다. 그러므로 가죽 악기인 북장고의 소리는 음에, 금속 악기인 징쇠의 소리는 양에 배당할 수 있다. 단순히 음양론에 입각해서 풍물의 악기를 배당하면 태평소는 음이나 양 어디에 배당하기에도 석연치가 않다. 왜냐하면,

(1) 다른 악기와는 달리 태평소는 목관악기(木管樂器)이고,

(2) 우리나라에는 고려말이나 되어야 들어오는 서역의 악기이며,

(3) 유일한 선율악기이기 때문에 위에서 살펴본 음양론으로 나누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므로 풍물악기는 최소한 삼재론의 틀을 빌어야 분류가 가능하다고 본다.

풍물의 악기들을 삼재론에 입각해서 배당하면,

(1) ‘하늘의 소리’인 ‘양의 소리’에는 징과 쇠를,

(2) ‘땅의 소리’인 ‘음의 소리’는 북과 장구를,

(3) 태평소는 유일한 선율악기로 하늘의 소리와 땅의 소리를 엮어준다. 하늘과 땅의 소리를 대변하는 소위 사물(북 장구 징 쇠)의 타악 장단을 선율로 엮어주는 역할을 한다. 태평소뿐만이 아니라, 타악기의 장단에 따라 부르는 사람의 노래 소리나 비나리 등도 하늘(天)지(地)의 소리를 이어주는 사람(人)의 역할은 하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삼재론에 배당된 풍물악기는 오행론에 입각해서 세분할 수 있다. 즉

(1) 하늘의 소리양의 소리인 징과 쇠를 각각 오행의 목(木)=징 화(火)=쇠를 배당하고, (2) 땅의 소리 음의 소리인 장구와 북을 각각 오행의 금(金)=장구 수(水)=북에 배당하고, (3) 이런 사물의 타악 장단을 엮어주는 선율악기인 태평소를 오행을 순환하게 하는 주재자인 토(土)에 배당하는 것이다. 이러게 풍물악기들을 오행에 배당하는 원리는 아래와 같다.


첫째, 오행에서의 목(木)은 양(陽)의 기운이 시작되는 것으로 계절적으로는 봄에 해당되며, 사상(四象)에 비유한다면 소양(少陽) 즉 ‘양 가운데서 음적인 것’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양의 소리는 내는 쇠와 징 중에서 상대적으로 음적인 성격을 지닌 - 즉 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음역이고, 느리고, 장단 가락이 단순한 - 징의 소리를 오행의 목(木)에 배당할 수 있다.


둘째, 오행에서의 화(火)는 양의 기운이 극대화된 것으로 흔히 군화(君火: 가장 큰 불이라는 의미)에 비유되며, 계절적으로는 여름에 해당한다. 사상(四象)에 비유한다면 노양(老陽) 혹은 태양(太陽)에 해당하는 것으로 ‘양 가운데서도 양적인 것’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양의 소리를 내는 징과 쇠 중에서 상대적으로 양적인 성격을 지닌 - 즉 징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음역이고, 빠르고, 장단 가락이 화려한 - 쇠의 소리는 오행의 화(火)에 배당할 수 있다.


셋째, 오행에서의 토(土)는 양의 기운이 극대화된 화(火)의 기운을 조절하여 음(陰) 기운의 시작인 금(金)으로 전환시켜주는 오행의 주재자이다. 즉 음과 양을 조절하여 하나의 결실을 이루는 가을의 기운으로 이끌어가는 주재자인 것이다. 그러므로 장단 악기 일색인 4가지 타악기의 소리를 엮어서 하나의 완성된 풍물을 만드는 태평소, 사람의 노래소리, 비나리 등은 오행이 토(土)에 배당할 수 있다.


넷째, 오행에서의 금(金)은 음의 기운이 시작되는 것으로 계절적으로는 가을에 해당한다. 사상에 비유한다면 소음(少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음 가운데서도 양적인 것’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음의 소리를 내는 북과 장구 가운데서 상대적으로 양적인 성격을 지닌 - 즉 북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음역을 지니고 있고, 빠르고, 장단 가락이 화려한 - 장구를 오행의 금(金)에 배당할 수 있다.

다섯째, 오행에서의 수(水)는 음의 기운이 극대화된 것으로 계절적으로는 겨울에 해당한다. 사상에 비유하면 노음(老陰) 혹은 태음(太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음 가운데서도 음적인 것’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음의 소리를 내는 북과 장구 가운데서 상대적으로 음적인 성격을 지닌 - 즉 장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음역이고, 느리고, 장단 가락이 단순한 - 북을 오행의 수(水)에 배당할 수 있다. 


정악이나 아악 같은 궁중과 사대부들의 음악은 이러한 동양철학에 입각한 정교한 음악이론을 지녀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풍물, 판소리 등 민속음악의 경우에는 이것을 이론적으로 정리한 문헌이나 악론(樂論)이 별도로 없고, 민간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승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땅에 살던 이들의 사유체계 안에서는 음양, 오행, 삼재, 10천간, 12지지 등이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었고 이러한 음양, 오행론, 삼재론 등은 아무리 늦어도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 기원을 전후한 시기에는 이미 한반도 전역으로 전파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기록에 없다고 하더라도 민속음악의 경우에도 이러한 사유체계가 담겨져 있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래에서는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는 풍물의 경우를 음양오행에 입각해서 풀이해 보자.


 

  먼저 풍물에 사용되는 각 종 깃발, 복색, 전립 등은 군대의 체제에서 연유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것은 그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째, 복색은 보통 백색옷에 흑색조끼를 입고 적, 황, 청(혹은 녹색, 연두색)의 삼색띠를 두른다. 흑,백,적,청,황은 오행론에서보면 오방색(五方色- 동:청색, 서:백색, 남:적색, 북:흑색, 중앙:황색)이고, 음양론과 삼재론으로 분리하면 음(陰:흑색) 양(陽:백색)과 천(天:청색) 지(地:적색) 인(人:황색)을 상징하는 색이 된다. 필자는 풍물의 복색에 보이는 색은 오방색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음양과 삼재의 색으로 나누어 보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강조되는 삼색띠는 삼재론의 색을 상징하고, 삼색띠에서 가장 앞쪽으로 드러나는 황색은, 천지인 삼재론에서 천지의 기운을 조화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상징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보통 북에 그려지는 청적황 3색의 삼태극은 천지인 삼재를 상징하는 것으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삼태극보다는 태극이 주로 많이 그려져 있다.


  둘째, 용기(=용당기, 새명기, 덕석기)는 꿩장목(꿩의 꼬리깃을 묶어 깃대 끝에 꽂은 것)을 달고 용의 그림을 그린 것으로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된 몇 곳 이외에는 일상적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1900년 초부터 사용된 아래의 농기가 주로 사용된다. 곳에 따라서는 용기와 농기가 모두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셋째,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쓴 농기(農旗)는 음양(陰陽)으로 분화되기 이전의 태극(太極)을 상징하며, 백색 바탕에 흑색 지네발은 음양이 태극안에 내재되어 있음을 상징한다. 요즘에는 적색의 지네발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태극의 상징체인 태양의 화염을 상징한다고 보고 있다.(전라좌도 진안증평 풍물) 그러나 이런 기본구조에서 지역에 따라 여러가지 변형이 있다. 

(1)강릉 풍물: 백색 바탕에 검정 지네발을 깃발의 좌우에 두르고 아래쪽에는 적,청,황 삼색의 지네발을 단 경우에는 음양과 삼재론에 입각한 색의 배열이다.

(2)경북 금릉김천/경남 진주삼천포 풍물: 백색 바탕에 흑색 지네발을 달고 꿩장목 아래에 적색과 청책의 긴 끈을 묶은 경우에는 음양의 색을 나타내는 두가지 방법즉 흑백과 적청을 동시에 사용한 것이다.

(3) 전라 우도 이리 풍물: 백색 바탕에 흑색띠를 두르고 나서 다시 지네발을 달기도 한다. 이 이외에도 지역에 따라 다른 변형들도 있다. 꿩장목이라고 부르는 것은 샤마니즘에서 샤만의 조령(祖靈)인 새(새발까마귀, 주작, 봉황으로 변천한다.)를 상징하는 것으로 인간계와 천상계를 이어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넷째, 영기(令旗)라고 불리는 적색과 청색의 두 깃발은 음(陰: 청색 영기)과 양(陽: 적색 영기)을 상징한다. 보통 영(令)이라는 글씨가 백색으로 씌여진다. 농기나 용기를 뒤로하여 좌측에 양(陽)에 해당하는 적색 영기를, 우측에는 음(陰)에 해당하는 청색 영기를 단다. 청색 영기에는 적색의 지네발이, 적색 영기에는 청색 지네발이 있어 음양이 조화되도록 되어 있다. 영기의 경우에도 이런 기본구조에서 지역에 따라 몇가지 변형이 있다.

(1) 경남 진주삼천포 풍물: 흰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를 쓰고 지네발을 청색과 적색으로 달아 음양을 구분한다.

(2) 전라 우도 이리 풍물: 노란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를 쓰고 적색과 청색의 지네발로 음양을 구분한다.

(3) 전라 좌도 진안증평 풍물: 흰색 바탕에 청색 글씨와 적색 지네발(陰을 상징하는 영기), 적색 글씨에 청색 지네발(陽을 상징하는 영기) 등으로 음양을 구분한다. 


  다섯째, 오방기(五方旗)는 오행(五行)에 의한 방위, 수호 동물, 색깔 등의 배당에 의해서 배치된다. 이것을 하나씩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동방청색기(東方靑色旗): 농기를 뒤로하여 좌측에 동방(東方)의 목(木)에 해당하는 청색기(靑色旗)를 배치한다. 동방청색기에는 동방의 수호 동물인 청룡(靑龍)이 그려지며, 지네발은 흑색(黑色)을 두른다. 지네발의 색이 흑색이 되는 것은 오행상생론(五行相生論)에 입각한 것이다. 즉 동방의 목(木)을 상징하는 청색이 돋보일 수 있도록, 목(木: 청색)을 상생(相生)하는 수(水)의 상징색인 흑색 지네발을 단다. ( 東方木, 東靑龍=左靑龍, 水生木 등의 논리)

  (2) 서방백색기(西方白色旗): 농기를 뒤로하고 우측에 서방(西方)의 금(金)에 해당하는 백색기(白色旗)를 배치한다. 서방백색기는 서방의 수호 동물인 백호(白虎)가 그려지며, 지네발은 황색(黃色)을 두른다. 지네발의 색이 황색이 되는 것은 오행상생론에 입각한 것이다. 즉 서방의 금(金)을 상징하는 백색이 돋보일 수 있도록, 금(金: 백색)을 상생하는 토(土)의 상징색인 황색 지네발을 단다. (西方金, 西白虎=右白虎, 土生金 등의 논리)

  (3) 남방적색기(南方赤色旗): 농기를 뒤로하고 앞쪽에 남방(南方)의 화(火)에 해당하는 적색기(赤色旗)를 배치한다. 남방적색기는 남방의 수호 동물인 주작(朱雀)이 그려지며, 지네발은 청색(靑色)을 두른다. 지네발의 색이 청색이 되는 것은 오행상생론에 입각한 것이다. 즉 남방의 화(火)를 상징하는 적색이 돋보일 수 있도록, 화(火: 적색)를 상생하는 목(木)의 상징색인 청색 지네발을 단다. (南方火, 南朱雀=前朱雀, 木生火 등의 논리)

  (4) 북방적색기(北方赤色旗): 농기를 뒤로하고 뒤쪽에 북방(北方)의 수(水)에 해당하는 흑색기(黑色旗)를 배치한다. 북방적색기는 북방의 수호 동물인 현무(玄武)가 그려지며, 지네발은 백색(白色)을 두른다. 지네발의 색이 백색이 되는 것은 오행상생론에 입각한 것이다. 즉 북방의 수(水)를 상징하는 흑색이 돋보일 수 있도록, 수(水: 흑색)를 상생하는 금(金)의 상징색인 백색 지네발을 단다. (北方水, 北玄武=後玄武, 金生水 등의 논리)

  (5) 중앙황색기(中央黃色旗): 동서남북 깃발의 한가운데 중악(中央)의 토(土)에 해당하는 황색기(黃色旗)를 배치한다. 중앙황색기에는 중앙의 수호 동물인 황룡(黃龍)이나 큰뱀인 등사(騰蛇)가 그려지며, 지네발은 적색(赤色)을 두른다. 지네발의 색이 적색이 되는 것은 오행상생론에 입각한 것이다. 즉 중앙의 토(土)를 상징하는 황색이 돋보일 수 있도록, 토(土: 황색)를 상생하는 화(火)의 상징색인 적색 지네발을 단다. (中央土, 中央黃龍, 火生土 등의 논리)

  현재 오방기의 경우에는 단순화되어 수호동물을 그리지 않거나, 지네발을 생략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완전한 형태의 오방기는 세종 실록오례나 악학궤범 등에서 볼 수 있다. 또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동방 목(木)의 상징색인 청색(靑)은 녹색(綠)과 같은 의미로 혼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동방을 상징하는 목(木) 즉 나무의 색을 일상적으로 녹색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데에 기인하는 것이다.



  풍물에 사용되는 악기는 대표적으로 북 장고 징 쇠 등 소위 사물이라고 불리는 타악기와 타악기의 장단을 엮어 주는 유일한 선율악기인 태평소(쇄납 날나리 호적) 등이 있다. 악기를 음양오행에 배당할 때에는 악기의 형태나 크기 등을 통해서 배당하는 것보다는 악기가 내는 소리의 성질이나 특성을 가지고 배당하는 것이 음악적 논리를 따라가는 것이라는 점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동양의 악론(樂論)에서는 낮고 아래로 가라앉는 소리를 내는 가죽 악기의 소리는 음(陰)에 속하고, 높고 위로 상승하는 소리를 내는 쇠로 만든 악기의 소리는 양(陽)에 속한다. 그러므로 가죽 악기인 북장고의 소리는 음에, 금속 악기인 징쇠의 소리는 양에 배당할 수 있다. 단순히 음양론에 입각해서 풍물의 악기를 배당하면 태평소는 음이나 양 어디에 배당하기에도 석연치가 않다. 왜냐하면,

(1) 다른 악기와는 달리 태평소는 목관악기(木管樂器)이고,

(2) 우리나라에는 고려말이나 되어야 들어오는 서역의 악기이며,

(3) 유일한 선율악기이기 때문에 위에서 살펴본 음양론으로 나누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므로 풍물악기는 최소한 삼재론의 틀을 빌어야 분류가 가능하다고 본다.

풍물의 악기들을 삼재론에 입각해서 배당하면,

(1) ‘하늘의 소리’인 ‘양의 소리’에는 징과 쇠를,

(2) ‘땅의 소리’인 ‘음의 소리’는 북과 장구를,

(3) 태평소는 유일한 선율악기로 하늘의 소리와 땅의 소리를 엮어준다. 하늘과 땅의 소리를 대변하는 소위 사물(북 장구 징 쇠)의 타악 장단을 선율로 엮어주는 역할을 한다. 태평소뿐만이 아니라, 타악기의 장단에 따라 부르는 사람의 노래 소리나 비나리 등도 하늘(天)지(地)의 소리를 이어주는 사람(人)의 역할은 하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삼재론에 배당된 풍물악기는 오행론에 입각해서 세분할 수 있다. 즉

(1) 하늘의 소리양의 소리인 징과 쇠를 각각 오행의 목(木)=징 화(火)=쇠를 배당하고, (2) 땅의 소리 음의 소리인 장구와 북을 각각 오행의 금(金)=장구 수(水)=북에 배당하고, (3) 이런 사물의 타악 장단을 엮어주는 선율악기인 태평소를 오행을 순환하게 하는 주재자인 토(土)에 배당하는 것이다. 이러게 풍물악기들을 오행에 배당하는 원리는 아래와 같다.


첫째, 오행에서의 목(木)은 양(陽)의 기운이 시작되는 것으로 계절적으로는 봄에 해당되며, 사상(四象)에 비유한다면 소양(少陽) 즉 ‘양 가운데서 음적인 것’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양의 소리는 내는 쇠와 징 중에서 상대적으로 음적인 성격을 지닌 - 즉 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음역이고, 느리고, 장단 가락이 단순한 - 징의 소리를 오행의 목(木)에 배당할 수 있다.


둘째, 오행에서의 화(火)는 양의 기운이 극대화된 것으로 흔히 군화(君火: 가장 큰 불이라는 의미)에 비유되며, 계절적으로는 여름에 해당한다. 사상(四象)에 비유한다면 노양(老陽) 혹은 태양(太陽)에 해당하는 것으로 ‘양 가운데서도 양적인 것’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양의 소리를 내는 징과 쇠 중에서 상대적으로 양적인 성격을 지닌 - 즉 징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음역이고, 빠르고, 장단 가락이 화려한 - 쇠의 소리는 오행의 화(火)에 배당할 수 있다.


셋째, 오행에서의 토(土)는 양의 기운이 극대화된 화(火)의 기운을 조절하여 음(陰) 기운의 시작인 금(金)으로 전환시켜주는 오행의 주재자이다. 즉 음과 양을 조절하여 하나의 결실을 이루는 가을의 기운으로 이끌어가는 주재자인 것이다. 그러므로 장단 악기 일색인 4가지 타악기의 소리를 엮어서 하나의 완성된 풍물을 만드는 태평소, 사람의 노래소리, 비나리 등은 오행이 토(土)에 배당할 수 있다.


넷째, 오행에서의 금(金)은 음의 기운이 시작되는 것으로 계절적으로는 가을에 해당한다. 사상에 비유한다면 소음(少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음 가운데서도 양적인 것’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음의 소리를 내는 북과 장구 가운데서 상대적으로 양적인 성격을 지닌 - 즉 북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음역을 지니고 있고, 빠르고, 장단 가락이 화려한 - 장구를 오행의 금(金)에 배당할 수 있다.

다섯째, 오행에서의 수(水)는 음의 기운이 극대화된 것으로 계절적으로는 겨울에 해당한다. 사상에 비유하면 노음(老陰) 혹은 태음(太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음 가운데서도 음적인 것’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음의 소리를 내는 북과 장구 가운데서 상대적으로 음적인 성격을 지닌 - 즉 장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음역이고, 느리고, 장단 가락이 단순한 - 북을 오행의 수(水)에 배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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