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무릎 가질 수 있나?
“너 미국 간다며? 돌아오는 길에 이것 좀 사오너라. ” 필자가 미국에 간다고 하니 멀리 떨어져 사시는 이모가 복용하시던 관절약을 보여주시며 가는 김에 여러 개 구해달라고 부탁하셨다. 보여주신 약을 봤더니 건강보조제 전문회사에서 나오는 글루코사민 정이었다. 무릎 통증을 많이 느낀다고 하셨다. 수술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셨으나 걸음이 불편해 잘 안 움직이려 하시고, 그래서 체중이 증가한 탓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 같았다. 이모는 지인으로부터 관절에 좋다는 글루코사민을 선물받으셨다고 했다. 이모는 글루코사민을 드시고 무릎 통증이 많이 완화됐다며 꼭 같은 걸로 구해 달라고 신신당부하신 것이다. “죽음과 세금을 제외하고는 어떤 것도 확실한 것이 없다”고 했다. 우스갯소리지만 죽음이나 세금만큼 확실한 것에 관절염도 포함해야 할 것 같다.
소모성 장기인 연골이 닳고 관절에 장애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 중에서 관절염 한번 안 겪어 본 분이 드문 것도 이 때문이다. 무릎 골관절염의 유병정도를 추정한 연구를 살펴보면 50세 이상이면 3명 중 1명, 80세가 넘어가면 4명 중 3명꼴로 무릎 엑스레이에서 골관절염의 변화가 나타났다. 관절에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고 해서 다 통증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절염의 증상을 동반할 확률은 커지게 된다. 실제 골관절염이 발생하는 빈도도 나이가 들수록 높다. 비만의 증가, 장수의 시대에 증가 추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골관절염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경감시키는데 관심을 가지는 어르신들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부드럽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윤활 작용이 중요하다. 이 역할을 하는 연골은 나이가 들면 수분이 줄어들고 충격을 받거나 마찰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 심한 경우 쿠션 역할을 잃게 된다. 연골의 노화는 골관절염에서 관절통이나 움직임의 장애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요인이다. 연골을 구성하는 글루코스아미노글리칸(GAS)의 전구물질(前驅物質)이다. 전구물질은 어떤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재료가 되는 물질이다. 최근 붐이 이는 글루코사민 보충제의 복용은 이런 자연 성분을 보충해 손상된 연골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전제로 한다. 이들을 먹으면 무릎 연골이 더는 손상되지 않고 재생될 것이라는 점을 넌지시 암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정말 글루코사민을 먹으면 마모된 무릎 연골을 직접적으로 보충하는 효과가 있을까? 제조사에서 지원받는 연구 결과일 경우는 조심해서 해석해야 한다. 엄밀히 말하면 글루코사민이 관절 연골의 재생이나 손상 방지의 효과를 객관적이고 치우침 없이 입증한 의학 연구는 아직 없다. 즉, 글루코사민을 복용한 후 연골이 보충되는 효과는 확인된 바가 없다. 흥미롭게도 글루코사민이 관절 통증을 완화해준다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들은 있다. 2010년 해외에서 발표된 ‘글루코사민의 증상 감소 효과’라는 논문을 보면 글루코사민이 소염진통제 복용과 유사한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 발표된 ‘글루코사민의 항염증 반응 연구 결과’에서는 글루코사민을 복용하면 체내 염증 작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부작용 발생이 위약(僞藥)과 비슷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글루코사민을 공식적으로 권고하는 의학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비용 면에서 너무 부담이 되지 않고 관절증상이 좋아짐을 경험했다면 복용이 나쁘지 않겠다는 것이 관절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복용에 주의가 필요한 사람은 있다. 글루코사민을 복용하고 안압이 상승하거나 혈당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녹내장, 당뇨가 있는 사람은 복용 후 안압과 혈당의 변화를 세심히 살펴야 한다. 또한 혈액 응고억제제인 와파린을 복용 중이라면 약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담당의사와 상의하고 복용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글루코사민이 위험성이 없고 증상의 호전에 도움을 주기도 해 복용하는 것이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무릎 관절증을 관리하고자 한다면 글루코사민에만 의존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걸을 때마다 체중의 부하를 직접 받기 때문에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체중을 감량했을 때 무릎 연골의 감소가 줄어들고 관절 증상이 좋아지는 것은 의학적 연구로 증명된 바 있다. 건강한 관절을 위해서는 올바른 식생활과 운동으로 비만을 예방해야 하고 또한 관절에 무리가 되지 않는 자전거 타기나 수영을 통해 무릎 관절을 튼튼하게 지지해 줄 근육을 기르는 것이 좋다. 완충작용을 할 수 있는 편한 신발을 신고, 무릎을 구부리거나 한 자세로 오래 있는 것을 피하는 등 생활 속에서 관절을 보호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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