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링빙야화

복수불반과 강태공

오토산 2017. 11. 6. 11:27

 

복수불반(覆水不返):

 

엎지른 물은 도로 담을 수 없다는 뜻으로, 한번

저질러진 일은 돌이킬 수 없다는 의미다.

 

 

주나라를 세운 무왕의 아버지 , 문왕의 시호를 가진 서백이

어느날 황하의 지류인 위수로 사냥을 나갔습니다

피곤에 지쳐 강가를 한가로이 거닐다가 낚시질을 하고

있는 초라한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수인사를 나누고 이것저것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백은 깜짝 놀라고 맙니다.

초라하고 늙은 외모와는 달리 식견과 정연한 논리가

범상치 않았던 것이지요.

 

단순히 세상을 오래 산 늙음이 가질수 있는 지혜 정도가 아니라

깊은 학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경륜이 서백을 놀라게 하고 말았습니다.

잠깐의 스침으로 끝낼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한 서백은 공손하게 엎드리며 물었습니다.

 

"어르신의 함자는 무슨 자를 쓰십니까?"

"성은 강(姜)이고 이름은 여상(呂尙)이라 하지요."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 보니 제가 스승으로 모셔야 할 분으로 여겨집니다.

부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과한 말씀이오. 이런 촌구석에 틀어박힌 민초(民草)가 뭘 알겠소."

 

강여상은 사양을 거듭했으나 서백은 끈질기게 그를 설득하여

기어이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고 맙니다.

 

강여상은 서백을 만나기 전까지는 끼니가 간 곳없이 곤궁했지요.

그런 그에게 질려 아내 마씨마저 친정으로 가버린지 오래 되었습니다.

미련둘 것도 없는 강여상은 서백의 집으로 갔고

 그의 아들 발의 스승이 되어 가르칩니다.

 

그 발이 바로 주나라를 세운 무왕이며 강여상은 주나라의 제상이 되어

탁월한 지식과 지도력으로 문왕의 제후 에까지 올랐습니다.

 

그런 그가 어느날 가마를 타고 지나가는데

웬 거렁뱅이 노파가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바로 강여상을 버리고 떠난 아내 마씨였습니다.

남편인 여상이 주나라에서 출세를 해서 제후까지 되었다는 소문을 듣고

 천리길을 찿아온 것입니다.

 

마씨는 땅바닥에 엎드려 울며 용서를 빌었습니다.

강여상은 하인을 시켜 물을 한 그릇 가득 떠 오게 했습니다.

하인이 물을 가져 오자 강여상은 마씨의 앞에 그릇을 던져 버립니다.

물은 다 쏟아지고 빈 그릇이 흙바닥에 뒹굴었습니다.

 

"이 그릇에 도로 물을 담으시오.

그렇게만 된다면 당신을 용서하고 내 집에 데려 가겠소."

"아니! 그게 말이나 됩니까?

한 번 엎지른 물을 어떻게 도로 담습니까?

그것은 불가능 합니다."

마씨의 울부짖는 말에 강여상은 차갑게 말했습니다.

 

"맞소. 한 번 쏟아진 물은 줏어담을수 없고

한 번 집과 남편을 떠난 여자는 다시 돌아올수 없소."

 

마씨는 호화로운 마차에 올라 저 멀리로 가는 남편을

그저 멍하게 바라볼뿐 입니다.

 

이 글의 강여상이 바로 낚시로 세월을 낚았다는 강태공입니다.

복수불반의 이 이야기는 긴 세월 동안 전승되어

 오늘날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들은 흔히 이런 실수들을 저지르고 후회하며 상대방을 원망하고는 합니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내를 흔쾌히 받아주지 않은 강태공을

속 좁다 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과오를 모른체 하고 나를 그런 지경에 빠지게한

 상대방만을 탓하는 사람은 언제나 똑 같은 허방에 빠지게 됩니다.

 

엎지른 물은 두번 다시는 담을수 없습니다.

물을 쏟아 버리기 전에 자신의 입을 행동을 삼가하고 조심하십시오.

물을 엎지른 자신이 잘못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그나마 실수는 덜 하고 살지 싶습니다.

'시링빙야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려장 이야기  (0) 2017.12.09
중국 요임금과 왕비  (0) 2017.11.17
수탁이 낳은 알을 구하여라  (0) 2017.10.30
사마귀에 얽힌 우화  (0) 2015.10.21
여색을 멀리한 송반(갈지)  (0) 2015.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