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상식

다리밟기

오토산 2012. 2. 6. 10:04

 

 

우리민족은 달에 대한 마음이 참으로 각별합니다.

'달맞이' 뒷동산에 올라 누구보다도 먼저 달을 보려 했고

'달집태우기' 생소나무,생대,짚따위를 원주꼴로 세워놓고

보름달이  떠오르는 시간에 맞불을 놓는 것이다

달집이란 하늘에 있는 달의 '지상에 사는집'이고

달집을 태우는 것은 달빛과 함께 액운을 털어내고 현실적인

욕망을 꿈꾸면서 온세상을 밝히려는 것입니다.

 

다음은 야간 통행금지도 풀었던 '다리밟기'행사 입니다.

답교지희(踏橋之戱),답교유(踏橋遊)라 하는데 줄여서

답교라고도 합니다.

 

성안의 여러다리를 두루 밟고 다녀도

城內諸橋踏遍回

삼영의 순락군 아무도 간섭하지 않네

三營巡遍不相猜

장통방 안마을에서 한사를 불러내어

長通坊裡呼韓四

다시 종루로 가고자 큰길을 따라 가네

更向鐘樓大道來

 

조선후기 문인화가 이하곤(李夏坤1677~1724)이 쓴

원석(元夕) 12수가운데 아홉번째시

 

다리밟기는 인공구조물인 다리(橋)와 사람의 다리(脚)가

연관성이 있다는 소박한 발상에서 다리를 밟으면 다리가

튼튼해지고 다릿병이 낫는다는 소박한 생각이지요

 

이수광은 '지봉유설(芝峯類說)에 '정월대보름날 남녀가 쌍쌍이

짝을 지어 밤새도록 다녀 거리가 혼잡하여 여자들의 다리밟기를

금지하기까지 하였다"라고 썼으나 금지조치는 오래가지 못하고

여성들은 궁여지책으로 보름을 피해 다음날(16일)밤에 다리를

밟았고  또 양반들은 번잡함을 피하여 '양반다리밟기'라 하여

14일 밤에 하였다고 합니다.

 

달의 속성이 여성과 대지의 생생력(Fertility)를 지닌 탓에 '풍농'과

'풍어'를 상징하고 한해살이가 태평하고 건강하기를 기원하는 것은

사치가 아닌 필연적인 욕망이 아닌가요

금년에도 달을 보며 새해소망을 빌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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