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초한지(楚漢誌)《대산관(大散關) 점령.》

오토산 2020. 5. 17. 09:16

초한지(楚漢誌)84

 대산관(大散關) 점령.

 

 파초 대원수 한신이 초나라를 치기 위해 번쾌,

하후영 등의 맹장과 20만 대군을 이끌고 태산 준령을 넘어 대산관(大散關)으로

 진격해 오고 있을 무렵, 파촉에서 함양으로 들어 오는 제1의 관문인 대산관은

 삼진왕의 한 사람인 장한이 범증의 명령에 따라,

가장 중요한 관문을 지키는 임무를 장평(章平)에게 맡겨 놓고 있었다.

 

그러나 장평은 평소부터 술을 좋아하고,

한신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러려니 ,

<범증과 장한은 소심하여도 유분수지, 한신 따위가 무슨 용기로

 감히 우리에게 쳐들어 온다는 말인가 ?

 번쾌가 잔도를 닦고 있다고는 하지만,

인원도 작은데 다가 포증에서 여기까지 천리길을 고치려면

 1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모를 판인데 뭐가 두려워서

벌써부터 <물샐틈 없는 경비>를 하라는 말인가 ? >

 

 이렇게 생각한 장평은,

관문 수비를 한나라에서 귀순해 온 요룡(姚龍)과 근무에게 맡겨두고 있었다.

 

장평이 이렇게 한 까닭은,

요룡과 근무가 100여 명의 군사를 이끌고 초나라로 귀순해 온 죄가 있기 때문에

 한나라와 전쟁이 일어나면 자기네가 살아 남기 위해서라도

 결사적으로 싸워 주리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산관 수비의 일익을 담당한 요룡과 근무는 뛸 듯이 기뻐하였다.

 대산관은 이미 자기들이 점령해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날 밤도 장평은 술을 마시며, 요룡과 근무를 불러 물어 보았다.

 

"어떤가 ?

자네들은 대산관을 끝까지 수호할 자신이 있는가 ?"

 

"물론입니다.

대산관이 함락되는 날이면,

저희들은 꼼짝없이 죽을 판이니 결사적으로 수호하겠습니다.

그러하니 장군께서는 걱정하시지 마시옵소서."

 요령의 뒤를 이어 근무가 말한다.

 

"첩자를 보내 적정(敵情)을 알아보았는데,

적의 사정은 지금 엉망 진창이었습니다."

 

"엉망 진창이라니,

 뭐가 엉망 진창이란 말인가 ?"

 

"적은 도로 보수에 희생자가 너무도 많이 생겨서,

공사가 지지 부진이라고 합니다."

 

"하하하, 그러면 그럴 테지.

바위를 굴려 내리고, 벼랑에 다리를 놓으려면 희생자가 많이 생길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나 ?"

 

"그렇습니다. 도로 보수가 언제 끝날지 모르니,

그들이 이리로 쳐들어 온다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낭설이 아니겠습니까 ?"

 

 요룡과 근무는 장평이 듣기 좋아할 소리만 계획적으로 늘어놓았다.

아니나다를까, 장평은 두 사람의 말만 듣고 무릎을 치며 좋아하였다.

 

"과연 그대들의 말이 옳네.

유방이나 한신 따위가 무슨 수로 우리에게 쳐들어 온다는 말인가 ?

한신 따위를 대원수로 발탁한 사실을 보면,

유방이란 자의 사람됨을 능히 알 수 있는 일이 아니겠나 ?

자, 그런 의미에서 자네들도 오늘 밤은 나와 함께 술이나 마시자고 !

 하하하... "

 

 이런 일이 있은지 며칠이 지난 후,

그날도 장평은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첩자 하나가 숨가쁘게 말을 달려오더니,

 

"사령관님 ! 큰일났습니다.

 한나라 군사들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여기서 50리쯤 떨어진 곳에서 <선봉 대장 번쾌>라는 붉은 깃발을 앞세우고

5만에 이르는 군사들이 물밀 듯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하고 급히 보고하는 것이었다.

 

 장평은 보고를 받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요룡과 근무 두 사람을 급히 불러 물었다.

 요룡과 근무는 예사로운 표정으로 대답한다.

 

"그것은 잘못된 보고 같습니다.

 도로를 제대로 보수하려면 아직도 1년이 더 지나야 할 것이온데,

한나라 군사가 오기는 어디로 오겠습니까 ?"

 

"그래도 수많은 군사들이 <선봉 대장 번쾌>라는 붉은 깃발을 앞세우고

밀물처럼 몰려오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

 

 요룡은 그 말을 듣고 짐작되는 점이 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아, 알겠습니다.

저들이 그런 깃발을 앞세우고 몰려오고 있다면,

 번쾌 장군도 도로 공사에 지쳐서, 저희들 처럼 투항을 해오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에게는 커다란 경사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군사들을 발동하지 않아도 되겠는가 ?"

 

"적이 투항해 오는데, 무슨 필요로 군사를 발동하겠습니까.

우리는 조금 더 지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사옵니다."

 

 바로 그때, 성 밖에서는 함성이 요란하게 들려오더니,

북과 징을 두두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장평이 황급히 성루에 올라 보니,

초군이 성 밖에 구름처럼 몰려든 것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장평은 혼비 백산하여 무장을 갖추며, 요룡과 근무에게 명한다.

 

"사태가 매우 위급하게 되었다.

내가 적장을 막아 낼 테니,

그대들은 사대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삼진왕에게 지원군을 급히 청하라 ! "

 

 장평은 3천 기의 군사를 거느리고 관문을 나와,

단신으로 번쾌를 향하여 달려나갔다.

 그러자 번쾌가 마주 달려오며 큰소리로 외친다.

 

"장평은 듣거라.

소위 삼진왕 이라는 장한,사마흔, 동예의 세 놈들은,

항우로 하여금 진나라 군사 20만을 생매장으로 죽게 하면서,

자기들만 부귀와 영화를 누리고 있는 악독한 놈이다.

이제 그들에게 천벌을 가하기 위해 천병(天兵)이 도래했으니,

너는 성문을 열고 곱게 항복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네 목숨이 남아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자 장평도 기죽지 아니하고 크게 웃으면서 번쾌를 꾸짖는다.

 

"번쾌는 듣거라 !

유방은 한왕으로 봉책(封冊)되어 파촉으로 들어갔으면 그것으로 만족할 일이지,

 어찌하여 주제넘게 군사를 일으켜, 하나 뿐인 목숨을 헌신짝처럼 버리려고 하는냐.

너야 말로 목숨이 아깝거든 지금이라도 순순히 물러가거라."

 

그 말을 듣고 ,

번쾌가 크게 분노하며, 장검을 휘두르며 장평에게 덤벼들었다.

 장평도 이에 맞서서 장창을 번쩍이며 번쾌와 대적하였다.

 용호상박(龍虎相搏)의 맹렬한 전투가 20여 합이나 계속되었다.

 

그러나 번쾌는 늙고 장평은 젊은 장수인지라,

 싸움이 거듭될 수록 번쾌가 불리하였다.

그리하여 30여 합을 겨루던 번쾌가 힘이 달리자,

말머리를 돌려 자기 진영으로 쫒기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장평이 맹렬하게 추격해 오며, 하늘이 무너질 듯이 고함을 지른다.

 

"번쾌야 ! 네가 도망을 가면 어디로 갈 것이냐.

 이 칼을 받아라 ! "

 

장평의 칼이 번쾌의 머리 위로 떨어지려는 바로 그 순간,

신기가 번개같이 달려나와서 장평의 칼을 옆으로 후려갈기며 외쳤다.

 

"장평아 !

용기가 있다면 나와 겨루자."

 신기가 싸움을 가로막고 장평과 싸웠다.

 

 두 사람의 싸움은 맹렬하게 전개되었다.

 그런데 신기는 날아가는 호랑이도 때려잡는 날쌘 사람인지라,

싸움이 계속될수록 장평이 불리하였다.

 장평은 10여 합쯤 싸우다가 불리함을 깨닫고,

성안으로 급히 쫒겨 들어가 성문을 굳게 닫아 버렸다.

 그러자 번쾌가 병사들에게 총공격을 명하였다.

 

"모든 군사는 철포(鐵砲)와 화전(火箭)으로 성안을 공격하라 ! "

 

 철포는 천지를 진동하며 연속적으로 발사되었고,

화전은 불꽃을 그리며 성안으로 빗발치듯 날아 들어갔다.

그러나 대산관은 워낙 난공 불락의 요새로 지어진 데다가,

맹장들도 많아서 아무리 공격을 퍼부어도 성안의 적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번쾌가 반나절 동안이나 공격을 퍼붓다가,

마침내 실의에 빠져버린 바로 그때 누군가가 외쳤다.

 

"대원수께서 오신다 ! "

 

한신이 멀리서부터 막료들과 함께 말을 달려오는 것을 본

 번쾌와 신기는 부랴부랴 마중을 나갔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전황을 상세하게 보고하니 한신은,

 "적진 속으로 잠입한 요룡과 근무는 어찌 되었소 ?"하고 묻는다.

 번쾌가 대답한다.

 

"두 사람은 장평을 감쪽같이 속여 가지고,

 지금은 적진 속에서 장평의 심복 부하로 잠재(潛在)하고 있는 중이옵니다."

 

 한신은 그 말을 듣고 소리 내어 웃으며,

 "위장 귀순한 우리 편 장수를 심복 부하로 쓰고 있다니,

 장평의 사람됨을 가히 알 만하구려 하하하....,

그건 그렇고, 대산관을 빨리 함락시켜야 하겠는데, 다른 묘책은 없겠소 ?"

 하고 번쾌의 향후 대책을 물었다.

 

"글쎄올시다.

철포와 화전으로 총공격을 퍼부어 보았으나,

적이 워낙 사대문을 굳게 걸어 잠근채,

일절 응전을 해오지 않아서 애를 먹고 있는 중이옵니다."

 

 한신은 모든 장수들을 거느리고 대산관이 내려다 보이는 산으로 올라가,

사방의 지세(地勢)를 면밀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나서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때마침 동풍이 강하게 불어오고 있으니,

산에 불을 질러 모든 연기가 대산관 성안으로 몰려 들어가게 하시오.

 그리고 그와 때를 같이하여 지금보다 많은 화전과 화차로써 ,

성안을 매운 연기과 불로 가득차게 하시오."

 

 이에 따라,

맹렬히 타오르는 산불은 매케한 연기를 성안을 뒤덮 듯이 빨려 들어갔고,

화차와 화전이 쏱아 내는 불덩이로 성안은 순간 아비 규환을 이루었다.

 이에 장평이 크게 당황하며 어쩔 줄을 모르는데,

 한신이 성밖에서 큰소리로 외친다.

 

"장평 장군에게 할말이 있으니,

그대는 성루(城樓)에 올라와 나의 말을 들으라 ! "

 

이윽고 장평이 성루로 올라오는데,

 그의 호위를 맡고 있는 장수는 요룡과 근무,

그리고 그들과 함께 거짓 귀순한 백여 명의 한나라 군사들이 아닌가 ?

장평은 한나라 군사들과 결사적으로 싸워 줄 병사는 귀순자 밖에 없다고 생각되어,

 그들 모두를 자신의 호위 부대로 삼았던 것이다.

 

 한신은 그 광경을 보고 속으로 크게 웃었다.

그러나 겉으로는 시치미를 떼고, 자못 장엄한 목소리로 장평에게 외쳤다.

 

"장평 장군은 들으라. 항우는 포악하기 짝이 없는 인물인지라,

처음에는 관중왕 자리를 가로채더니,

나중에는 의제를 시해하고 제위를 찬탈함으로써, 천하의 민심을 완전히 잃어 버렸다.

이에 한왕께서 크게 노하시어, 천의를 바로잡고자 마침내 의병을 일으켜 왔다.

이런 대의를 그대는 순순히 받아들여 성문을 활짝 열고 순순히 투항하라.

만약 내 말을 거역하면 그대는 목숨이 살아 남지 못할 것이다."

 

산천이 쩡쩡 울리도록 기운찬 호령이었다.

 한신의 기세가 등등할수록, 장평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리하여 성루에서 한신을 굽어보면서 악이라도 쓰듯 큰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

 

"비겁자 한신은 듣거라.

 너는 주둥아리 재주가 좋은 덕택에, 유방을 속여 대원수가 된 지는 모르겠지만,

너야말로 젊었을 때부터

남의 가랑이 아래로만 기어다니던 천하의 비겁자가 아니더냐 ?

이처럼 비겁한 네놈이 어찌 감히 천하의 맹장인 나더러 항복을 하라는 말이냐.

 너야말로 목숨이 아깝거든 지금이라도 썩 물러가러라 ! "

 

 장평이 이같이 호기를 부리고 있는 바로 그 순간,

그를 호위 하고 있던 요룡과 근무가 별안간 덤벼들어 장평을

 땅바닥에 쓰러뜨리기가 무섭게 전신에 결박을 지었다.

 

"아니 ?

너희들, 이게 무슨 짓이냐 ? "

 

"이놈아 ! 정신 똑바로 차려라.

우리들은 네놈을 잡으러 온 위장 귀순병이었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겠다는 말이냐 ?"

 

 장평이 눈깜짝할 사이에 포로가 되어 버리자,

성안의 초군 병사들은 성루로 몰려와 장평을 구출해 가려고 몰려왔다.

이때, 백여 명의 위장 귀순병들이 요룡과 근무를 에워싸고 방어 태세를

갖춤과 동시에, 성문이 활짝 열리며 한나라 군사들이 성안으로 물밀 듯이

몰려드는 바람에 초군 병사들은 뿔뿔이 도망치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리하여 요룡과 근무는 장평을 생포함으로써

 대산관을 쉽게 함락시키는 데 결정적인 전공을 세웠다.

 그런데 알고 보면, 요룡과 근무라는 인물은 실상인즉

번쾌의 부장인 주발(周勃)과 진무(陳武)였었다.

 

번쾌는 한신의 밀명을 받고,

주발과 진무를 귀순병으로 가장시켜 장평에게 위장 투항을 하게 했던 것이다.

 한신은 대산관을 점령하고 나자,

장평을 단하(壇下)에 꿇어앉혀 놓고 호되게 꾸짖는다.

 

"그대와 그대의 족형(族兄)인 장한 등은 폭군 항우에게 충성을 다하며

천병(天兵)의 내림(來臨)을 거부하고 있으니, 그 죄는 참형에 처해 마땅하도다.

그러나 그대의 목을 베어, 나의 깨끗한 칼을 더럽힐 생각은 추호도 없노라."


한신은 이렇게 말한 뒤, 군정사를 불러 명한다.

 "이자를 당장 끌어내어, 옥에 가두오."


 한신이 대산관을 완전히 점령한 뒤,

병사들에게 전투의 상흔(傷痕)을 정리하게 한 다음날,

 "대왕께서 호위군을 거느리고 내림하신다.

 하는 전갈이 왔다.

 

한신은 모든 대장들을 거느리고,

 성문 밖까지 영접을 나갔다.

 그리하여 대왕 앞에 부복하여 큰절을 올리며 아뢴다.

 

 

"신 파초 대원수 한신은, 출병 전에 맹세를 올린 대로 대산관을 완전히 점령하고 ,

이곳에서 대왕 전하를 영접하게 되었음을 다시없는 영광으로 생각하옵나이다."

 한왕은 크게 기뻐하며, 말에서 내려 한신의 손을 친히 잡아 일으키며 말한다.

 

"삼진(三秦)의 관문인 대산관을 이처럼 쉽게 점령한

 장군의 수훈(殊勳)은 청사에 길이 빌날 것이오."

 

 한신은 한왕을 성안으로 모시고 들어와,

 대산관을 점령하기까지의 경과 과정을 소상히 품고하였다.

 한왕은 한신의 보고를 듣고, 주발과 진무가 귀순병으로 가장하여

 장평의 호위 대장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포복 절도하면서 말한다.

 

"소위 성주(城主)라는 위인이 가짜 귀순병을 호위 대장으로 기용했다는 것은,

일찍이 어느 나라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오.

주발과 진무의 위장 전술이 그만큼 절묘했다는 증거이니, 그

 두 사람에게 큰 상을 내리도록 하시오."

 한신은 머리를 조아리며 아뢴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대산관은 계략으로써 생각보다도 쉽게 점령을 하였사오나,

정작 삼진왕들을 모두 정복하려면 전도가 아직도 요원하옵니다."

 

그러자 한왕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무슨 말씀을 .... !

  대원수가 하고자 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인들 불가능하겠소.

난공 불락으로 유명한 대산관을 단숨에 함락시켜 버려서

삼진왕들은 지금쯤 간담이 서늘해 치를 떨고 있을 것이오."

 

 "삼진왕들은 모두가 백전 노장들이옵니다.

 따라서 장평 따위와는 문제가 다르옵니다."

 

"삼진왕들이 제아무리 백전 노장이기로, 원수의 탁월한 지략을 어찌 당해 내겠소.

나는 원수의 승리를 절대적으로 믿으오."

 

한왕의 뛰어난 점은,

사람을 한번 믿게 되면 끝까지 믿어주는 점이었다.

 한신은 감격어린 어조로 말한다.

 

"신은 이제부터 폐구성(廢丘城)을 공략하여,

우선 장한을 생포해 버릴 생각이오니,

 대왕께서는 당분간 이곳에 머물러 계시면서 승상부에 급히 연락하시와,

 구휼미(救恤米)를 많이 보내 주도록 명하여 주시옵소서.

점령 지구에서 무엇보다도 긴급한 일은,

대왕께서 백성들에게 은덕을 많이 베풀어 주시는 일이옵니다."

 

 그리고 한신은 옥중에 있는 장평을 불러 내어 귀 하나만을 잘라내었다.

그리고 나서,

 

"너를 죽이지 않고 살려 보낼 테니,

지금부터 폐구성으로 돌아가 장한에게 <순순히 항복하도록> 일러라.

만약 나의 권고를 듣지 아니한다면,

장한도 너처럼 생포하여 한쪽 귀를 베어 낼 테니,

그 말도 잊지 말고 분명히 일러주어라."하고 말을 하며

장평을 즉석에서 석방해 주었다.

 

 모든 장수들은 장평을 살려 돌려보내는 것에 크게 불만이었다.

 그러나 한신은 장한을 분노하게 만들려고

계획적으로 그런 술책을 쓰고 있었던 것이었다.

 한신은 장평을 석방하고 나서,

예하 부대에 새로운 군령을 내렸다.

 

 "지금까지 대산관 공격에 예하 장군들과 병사들은 수고가 많았다.

우리는 승전의 여세를 몰아 ,지금부터는 폐구성으로 진격을 시작한다.

이번에는 부대를 교체하여, 하후영 장군과 신기 장군이 선봉 부대가 되고,

지금까지 선봉 부대였던 번쾌 장군은 후속 부대가 되라,

 자 그러면 총진격하라 ! "

 

             계속


<sns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