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禮記)』 「예운(禮運)」편의 공영달(孔穎達)의 소(疏)에
“현주는 물을 말한다. 그 색깔이 흑색이기 때문에 ‘현(玄)’이라고 부른다. 먼 옛날에는 술이 없어서 이 물을 술 대신 사용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현주(玄酒)’라고 부른다.
현재는 비록 오제(五齊) 삼주(三酒)가 있지만, 옛날의 예물들을 귀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제수(祭需)들을 진설할 때 현주는 제실(祭室) 안에서도 북쪽 벽에 가까운 자리에 둔다. (玄酒는 謂水也ㅣ라 以其色黑하니 謂之玄하니라 而大古無酒하야 此水當酒所用하니라 故로 謂之玄酒하니라 以今에는 雖有五齊三酒하지만 貴重古物하니 故로 陳設之時에 在於室內而近北하니라)”라고 했고,
또 『예기집설대전(禮記集說大全)』에는
“무릇 ‘현주(玄酒)’는 물인데도, 그것을 제실(祭室) 안에 진설하는 것은, 제실(祭室)은 그윽한 장소로 또한 존귀한 곳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蓋玄酒는 則水也ㅣ라도 而陳之在室하니 則室者幽之所로 而且尊也ㅣ니라)”라고 했다.
그러나 『가례보주(家禮補註)』에는,
“매번 제사 지낼 때마다 반드시 현주(玄酒)를 진설하나 그 실제(實際)는 ‘현주(玄酒)’를 술잔에 따르지는 않는다. (每祭에는 必設玄酒하나 其實은 不用之以酌하니라)”라고 했다.
『주례(周禮)』 「추관(秋官) 사훤씨(司烜氏)」에는
“사훤씨(司烜氏)는 거울로써 달에서 명수(明水)를 취하여, 제사의 명수(明水)를 공급하는 일을 담당한다.”고 했고 그 주(註)에, ‘감(鑑)’은 거울 등속으로 물을 취하는 것인데, 세상에서는 방저(方諸)라 한다. 달의 물을 취함은 정결한 기를 얻고자 함이다. 명수를 진설하여 현주(玄酒)로 한다.
소(疏)에 ‘오제(五齊)는 명수(明水)로 짝하고, 삼주(三酒)는 현주(玄酒)로 짝한다. 현주는 우물물이다.
현주는 명수와 구별되는데, 명수를 현주라고 일컫는 것은, 둘을 대하여 사용하면 다르나, 산문(散文)으로는 통칭 ’현주(玄酒)‘라고 일컫는다 .(周禮秋官의 司烜氏는 掌以鑑取明水於月하야 以共祭祀之明水하니라 註에 鑑은 鏡屬으로 取水者ㅣ인데 世謂之方諸※1)라하니라 取月之水는 欲得潔氣也ㅣ라 陳明水以爲玄酒하니라 疏에 五齊※2)는 以明水配하고 三酒※3)는 以玄酒配하니라 玄酒는 井水也ㅣ라 玄酒與明水別한대 而云明水以爲玄酒者는 對則異하나 散文에서는 通謂之玄酒하니라)”
라고 했다.
이것을 보면 중국 고대에는 ’현주(玄酒)‘를 취하여 오는데 사훤씨(司烜氏)라는 관직이 있었다.
이러한 말들을 참고로 해보면 깨끗한 물을 쓰는 이유는 첫째 먼 옛날에는 술이 없어서 이 물을 술 대신 사용하였고(玄酒는 大古無酒하야 此水當酒所用하니라), 둘째는 옛날의 예물들을 귀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제수(祭需)들을 진설할 때 현주는 제실(祭室) 안에서도 북쪽 벽에 가까운 자리에 둔다.(貴重古物하니 故로 陳設之時에 在於室內而近北하니라) 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실재로 현주를 쓰는 집도 간혹 있고, 또 현주는 존양지의(存羊之義)이기 때문에 쓰지 않는 집도 많이 있다고 본다.
그러하니 쓰고 안 쓰고는 생각하여 정할 일이라고 본다.
※ 참고
1) 방저(方諸)
달(月)에서 물을 받아내는 그릇인데, 달밤에 구리 소반(銅盤)에다 받쳐서 받는다고 한다. 받아진 물은 방저수(方諸水), 또는 명수(明水)라고 하는데, 가장 맑고 깨끗하여 제사지내는 데 쓰였다고 한다.
2) 오제(五齊)
오제(五齊)는 술이 익어가는 과정에서 의 맑고 탁한 정도에 따라서 다섯 가지 등급으로 분류한 술을 뜻한다. 또한 술을 일반적으로 말하는 것으로도 사용된다. 『주례(周禮)』 「천관총재(天官冢宰)을 보면, 주정(酒正)」은 술과 관련된 법령을 맡는데 법식에 따라 술의 재료를 준다 (酒正은 掌酒之政令한데 以式灋授酒材하니라). 다섯 가지 술(五齊)의 이름을 구분하여, 첫째는 범제(泛齊), 둘째는 예제(醴齊), 셋째는 앙제(盎齊), 넷째는 제제(緹齊), 다섯째는 침제(沈齊)로 나누었다. (辨五齊之名에 一曰泛齊오 二曰醴齊오 三曰盎齊오 四曰緹齊오 五曰沈齊니라)
3) 삼주(三酒)
‘삼주(三酒)’는 상황에 따라 사용되는 술은 세 가지로 분별하니 첫째는 사주(事酒)이고, 둘째는 석주(昔酒)이고, 셋째는 청주(淸酒)(辨三酒之物하니 一曰事酒오 二曰昔酒오 三曰淸酒니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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