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링빙야화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오토산 2021. 4. 29. 16:25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1812년 프랑스 황제가 된 나폴레옹은 50만 대군을 이끌고 러시아로 쳐들어 갔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치고 빠지는 전략에 의해 큰 패배를 당했습니다.

그 때 자기 군대와 떨어진 나폴레옹은 혼자 도망치는 처량한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아주 급박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캄캄한 밤 희미한 호롱불이 켜진 어느 집으로 무작정 뛰어 들어갔습니다.
​홀로 살고 있던 양복쟁이가 나폴레옹의 모습을 보고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주인장,

나 좀 숨겨주시오.
​나를 숨겨 주면 크게 후사하겠소.”

마음씨 고운 양복쟁이는 나폴레옹을 커다란 이불장 속에 숨겨주었습니다.
​댓가를 바라기보다 그저 불쌍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 병사들이 양복쟁이 집에 들이닥쳤고

집안 구석구석을 수색했습니다.
​한 병사가 이불장의 이불 더미를 창으로 쿡 찔렀습니다.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은 가까스로 창을 피했습니다.
​병사는 몇 번 더 찔러보고는 다른 병사들과 함께 썰물처럼 가버렸습니다.
겨우 살아난 나폴레옹이 말했습니다.

"주인장,

정말 고맙네.
나는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일세.
​목숨을 구해줬으니 소원을 들어주겠네.
무엇이든 말해 보게.”
​양복쟁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황송합니다.
소인의 집 지붕이 망가져서 비가 오면 물이 샙니다.
​지붕을 고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폴레옹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아니?
소원이 고작 그것인가?
​나는 대프랑스 황제일세.
더 근사한 소원을 말해보게나.''

“아, 예,

저 건너편 양복점이 하나 생겼는데 그 주인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좀 갔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사소한 거 말고 큰 소원을 말해.”

나폴레옹이 역정을 내자 양복쟁이는 몸 둘 바를 몰라 했습니다.
​나폴레옹은 다시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소원을 물었습니다.
머뭇거리던 양복장이가 입을 열었습니다.

“황제 폐하,
사실 소인은 처자식도 없이 혼자 살고 있기에 별다른 소원이 없습니다.
​그저 너무 궁금한 것은 조금 전 이불 속에 계실 때

러시아 병사가 창을 찔렀는데 그때 폐하의 기분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나폴레옹은 어이가 없어서 허허 웃었습니다.
그때 다행히 프랑스 병사들이 들어왔습니다.

"폐하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병사들은 나폴레옹을 부축해서 말에 태웠습니다.
​말에 오른 나폴레옹은 느닷없이 양복쟁이를 가리키며 명령했습니다.

"여봐라~
저놈은 나를 모욕했다.
내일 아침 날 밝는 대로 마을 광장에서 처형하도록 해라.”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양복쟁이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이튿날 사형대로 끌려갔고 목에 올가미가 걸렸습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는가?’

 

양복쟁이는 눈을 감았습니다.
​죽음이 눈앞에서 어른거렸습니다.
그때 느닷없이 한 장교가 말을 타고 달려왔습니다.

"형을 멈춰라~~.”

양복쟁이는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떴습니다.
말에서 내린 장교가 뭐라고 하니까

병사들이 달려들어 양복쟁이를 형틀에서 풀어 내렸습니다.

“자,

황제 폐하께서 내리신 선물이다.”
​정신이 멍해진 채로 나폴레옹이 보낸 편지를 읽었습니다.

'그대는 내가 이불 더미 속에 있을 때의 기분을 물었었지?
​이제 그 답을 알려주겠네.
​바로 그대가 방금 사형 형틀 위에 있을 때의 기분과 같았다네.
​그리고 러시아 병사들이 돌아갔을 때의 기분은

지금 편지를 읽고 있는 자네의 기분과 같을 거네.

어때,
이만하면 자네의 그 궁금함에 훌륭한 답이 되었을 것일세.
​자루에 있는 금화로 지붕도 고치고 양복점도 새롭게 단장하게.
​내 목숨을 구해줘서 정말 고맙네'

생명의 절박함을 느껴 본 사람만이 살아있음에 진정 감사함을 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범사에 감사하며 사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모든 분 복 많이 받으십시오!

<sn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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