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공양간) 이야기
ㅡ 백팔 번뇌(百八 煩惱) ㅡ
'백팔 번뇌(百八 煩惱)'는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108가지의 고뇌'라는
불교 용어이다.
절에 가면 대개 스님들의 세수가 일흔을 넘긴 분이 많다.
아무리 봐도 연세가 많은 것 같지 않은데 물어보면 의외로 많다.
하루는 큰 스님에게 무례를 무릅쓰고 세수를 물었던 적이 있다.
“스님,
올해 세수가 어떻게 되십니꺼?”
“그건 왜 물어,
이 놈아.”
“기냥요,
요래 봐도 조래 봐도 헷 깔리 가이고요.”
“이 놈 봐라.
세속에서 산 세월이 20년이고,
부처님하고 산 세월이 60년이니
갈 날이 꼭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스님들은 부처님이 81세에 열반을 하셨으니
81세까지 사시려 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요즈음은 내가 알고 있는 스님들은 부처님의 삶보다 오래 사신 분들이 많고 정정하다.
“그럼 여든이시네예.”
“이놈이 계산도 잘 하네.”
“제가 어린아 인가요.
저도 오십 중반입니더.
척 보면 삼척인데요.”
“그래그래 너 말은 잘 한다.
그런데 너 사람이 오래 사는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가 우찌 압니꺼?
스님이 오래 사셨으니 훨씬 잘 아시면서요.”
“사람이 오래 살고 싶으면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우리 몸에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義) 육근(六根)이라는 여섯 도둑놈이 있는데
이 놈의 욕심이 지나쳐서 사람의 생명을 빨리 거두어간다.
그러니 이 도둑놈들을 다스려야 하느니라.”
“여섯 도둑놈을 잘 다스리라고요?”
“예쁜 것만 보려는 눈이라는 도둑놈,
자신에게 좋은 소리만 들으려 하는 귀라는 도둑놈,
좋은 냄새만 맡으려는 코라는 도둑놈,
맛있는 것만 먹으려는 입이라는 도둑놈,
쾌감만 얻으려는 육신이란 도둑놈,
명예와 권력에 집착하려는 생각이라는 도둑놈.
그리고 이 여섯 도둑놈을 다스리는 놈이 바로 마음인데
이를 다스려야 오래 살 수가 있다.
알겠어?
이 여섯 도둑 놈이 자꾸 번뇌를 일으켜서 우리 몸을 빨리 망치게 하지.”
“오래 살려면 마음을 곱게 먹어야 오래 살 수 있군요!
이제부터 마음을 잘 다스리겠습니다.”
“정신이 건강해야 육신도 건강해지는 법이야.”
불가에서 말하는 '108 번뇌'라는 숫자는
'眼耳鼻舌身義'의 육근(六根)과
'色聲香味觸法'의 육경(六境),
좋음과 나쁨, 평등이라는 호악평등(好惡平等),
그리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끊임없이 작용하여 생긴 것을 말한다.
즉 육근에 육경을 더하면 12
호,악평등에 3을 곱하면 36,
여기에 과거와 현재와 미래인 3을 곱하면 108이 된다.
말하자면
, 108 번뇌는 우리들이 살아 있는 한 끊임없이 작용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육근'이라는 번뇌의 도둑을 조종하는 마음을 잘 다스려야만
건강한 삶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끝.
<성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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