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화정,
물좋고 정자좋고 라는 말을
이곳을 두고 하면 될것이다.
언젠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이곳 체화정의 사진으로
일년 달력을 만든적이 있었다.
왜 이곳을 ? 하고 의아해한적이 있었는데
오늘 여기와서 새삼스레 아하 ~ 하고 의미를 새긴다.
지금은 안동의 풍산을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큰길이 지나고 있어서 고즈넉한 정자의 운치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원래는 바로 곁에 개울물이 지나가는 개울가에
배산임수의 전형의 지세에
정자에 앉아 내려다보면,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의 신선이 산다는
<열자>에서 비롯된
발해의 동쪽 수억만리에 있었다는 삼신산을 조성하고
세개의 못과 세개의 조산을 건너다 보게 만들고
그 너머에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지류의 강물을 바라보게 자리 잡았다.
옛날 어른들의 말씀으로는
이곳에서 자연적으로 솟는 우물물이 넘쳐 흘러 호수를 채우고
남은 물은 흘러가 풍산의 넓은 들을 적셔주는 물길의 수원이었다고 했었다.
이렇게 갖추어진 곳에
조선 영조조에 만포 이 민적이
형 이 민정과 함께 여기서
형제간의 돈독한 우애를 돋우고 학문을 닦으며 살았고
순조조엔 눌재 이 한오선생이 노모를 모시고
효도를 극진히 다했다고 알려진 이곳에
누구나 그분들의 유훈을 새기며 돌아보게 된다.
잘 어우러진 베롱나무의 꽃그늘에서. . .
오늘은 그냥 나그네되어 바깥뜰에서만 서성이지만
정자에 올라 주인이 되어 방에서 바깥을 바라다 보면
3 짝의 들어여는 창호에
문짝마다 보다 작은 2 개의 띠살창호를 달고
좌우문짝마다 빗살 8 각 불밝기를 해서
채광이나 통풍의 필요에 따라 여 닫기를 하면서
풍치와 여유를 즐겼던 장치는
풍류를 아는 주인의 마음을 느끼게 하는것이어서
누구나 이곳에서 한번쯤은 그런걸 누려봐야
체화정의 묘미와 배려를 알게될 것이다.
한동안 길안 묵계에 있는 만휴정이 많은이들이 찾는 곳이 되더니
국학진흥원에서 영남의 누정이라는 특별 기획전시회를 열어
이곳에 살았던 옛 어른들의 삶과 사유
그들의 자연과 함께 소요유하였던 풍류를 느낄수 있었는데
오늘 여기서 그것을 함께 누리고 있다.
아름다운 베롱나무 꽃그늘에서
삼신산의 반영되는 신선의 그림자를
맑은 물빛에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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