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새로운 유비의 전술,육손의 전략

오토산 2022. 2. 7. 06:55

삼국지(三國志) .. (329)
새로운 유비의 전술, 육손의 전략

유비의 명으로 오군의 영채를 주야로 맹렬하게 공격하던 촉군이 물러나자,
그 소식은 곧 육손에게 보고되었다. 

 

"대도독,

촉군이 영채에 대한 공격을 전면 중단하고 병력을 모두 뒤로 물렸습니다."

"언제 말이오 ?"

"한 시각 전부터 입니다.
고전을 계속하더니 급기야 오십여 개의 영채 모두에서 

병사들을  물렸다는 보고가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촉군은 전면 철수하면서 시신조차 수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도독,

적군이 전면 철수를 하고 있으니 아군이 승기를 잡은 기회에

정예병력을 산 밑으로 보내 일거에 격퇴하도록 명하십시오 !"

한당에 이어 주태가 육손에게 물러나는 촉군에 대한 기습공격을 주문하였다.
그러나 육손은,

"그럴 것 없소.
내 명령이 없으면 절대 촉군의 뒤를 쫒는 경우가 없도록 알리시오.
이를 지키지 않는 장군은 엄벌에 처하겠소."

"대도독,

병력의 수에 있어서는 아군이 열세이나,

이렇게 적군이 공세를 늦추며 철수할 때에 그 뒤를 몰아쳐서 공격해야지,

적이 안정을 찾은 뒤에 싸운다면 아군 손실이 크지 않겠습니까 ?

재고해 주십시오 !"

장군 부준이 상황에 부응치 않는 육손의 지시에 불만을 가지고 건의한다.
그러나 육손은 변함없이,

 

"수비만 잘 하면 되오.
원군을 요청해 놓고 기다리는 중이니

원군이 오기 전에 경고망동 하지 마시오."하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

"에,엣 ? 원군 ?...
동오에 병력이 어디 더 있다고 원군을 말하십니까 ?"

 

한당이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육손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대답한다.

"내가 언제 동오의 병력이라 했소 ?
때가 되면 하늘에서 삼십만 병력이 떨어질 것이오.

 

헛 !.. 됐소,

더이상 묻지 마시오.

어찌 됐든 내 명령 없이는 누구든 출격마시오.

대도독으로써의 명이오.
됐으니 어서 명이나 전달하러 나가보시오."

"알겠습니다 !"

 

​한당,주태, 부준은​ 대도독 육손이 이렇게 말하자

더이상 묻지 아니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로부터 이틀이 지난 뒤,

칠백여 리에 걸친 동오의 오십 개의 영채 앞에는 제각기,

일단의 촉군의 노병(老兵)들이 삼삼오오 둘러 앉아 술독을 옆에 끼고,

 닭다리를 뜯으며 오군을 조롱하고 있었다.

"겁쟁이들은 들어라 !..하하하핫 !..
당장 내려와서 붙어보자 ! 겁나지 ?
손권과 육손이 겁장이라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일이 아니냐 ?

 

하하하하 !... 
너희들도 똑같지 ?

겁장이들을 위해서 건배하자 ! 건배 !"

일단의 촉군 병사들은

이렇게 영채만을 굳건히 지키고 나와 싸우려하지 않는 오군을

눈앞에서 조롱하고 있었다.  
게다가 손권을 향하여 입이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붇는데,

 

"손권이 다 누구더냐 ?

고작해야 무장의 자식놈이 아니더냐 ?
제가 무슨 놈의 군주 ?,,

하하하하 !..."

동오의 모든 영채 앞에서 이런식으로 촉군 병사들이 조롱을 퍼붇는데,

유독 손권의 처남인 장군 부준이 지키고 있는 영채에서의 반응만은 달랐다.
부준은 촉군의 조롱을 듣자 화가 치밀어 수하에게 명령한다.

"당장 병사 이천을 대기시켜라 !
내 나가서 저놈들의 주둥이를 몽땅 찟어버리리라 !"

"장군 ! 

영채를 지키기만 하라는 대도독의 명을 잊으셨습니까 ?

안 됩니다 !"

 

부준의 수하 장수가 만류하였다.

그러자 부준은 눈을 까뒤집으며,

"주공을 욕하는 저놈들을 가만두라는 말이냐 !

엉 ? 더 이상 못 참겟다 ! 어서 !"

 

"장군 !

참으세요 !"

 

"뭐라고 ?

더이상 말하면 죽는다 !"

 

부준은 칼을 빼어들고 길길이 날뛰며,

급기야 영채의 문을 열고 이천의 군사를 이끌고 뛰쳐나왔다.

"와아 ! ~..."

"어, 엇 ?..."

영채의 문이 열리며 부준이 앞장서 말을 타고 달려 나오고 

그 뒤로 장창을 손에 거뭐 쥔 오군 병사들이 쏟아져 나오자

촉군 병사들이 황급히 산아래로 도망을 하였다.

"놈들을 죽여라 !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말라 !"

흥분한 부준이 촉군의 뒤를 바짝 쫒아 말을 달렸다.
이리하여 영채에서 멀리 떨어질 만큼 쫒아나와 보니,

별안간 산 위에서 매복해 있던 촉군이 활을 쏘고 창을 내던지는데,

<아차> 싶은 부준이 회군을 명령한다.

"그만 !

그만하라 !
어서 영채로 다시 돌아가자 !"하고,

후퇴를 명하였다. 

 

그리하여 영채 앞에 이르니

촉군이 이미 영채를 점령해 버리고 꼿혀있던  오군의 깃발을 내던지는 것이 아닌가.
부준의 수하 장수가 화급한 어조로 말한다.

 

"장군 ! 보십시오 !

적군이 산채를 점령해 버렸습니다 !"

"어, 엇 ?"

 

부준은 그제서야 적의 계략에 속은 것을 알고 나머지 병사를 몰고 본군으로 후퇴하였다.
이런 소식은 대도독 육손에게 즉각 보고되어 부준은 결박을 지워 육손 앞에 꿇려 나왔다.
육손이 부준을 엄히 질책한다.

"사흘 전에 바로 여기서

 내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고 있나 ?"
그러자 면목이 없는 부준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다.

"출격 말라 명하셨습니다."

"너는 내 명을 거역해 주변까지 흔들어 놨다.

그동안 촉군은 보름이 지나도록 진격을 못했는데

너의 무모한 공격으로 아군 영채 네 곳을 잃게 되었다. 명이다 ! 
부준을 끌고가  참하여 관문(關門)에 효수(梟首)하고

죄목(罪目)을 명령 불복종으로 계시하라 !"

육손은 부준에 대한 말을 마치며
수하 병사들에게 명하였다.
그러자 수하의 병사들이 즉각 달려들었다.

 

"예 !"

"대도독 !"
그와 동시에 한당이 육손을 부르며 앞으로 나왔다.

"부 장군에게 과실은 있으나,

촉군이 내뱉은 욕설은 참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부 장군은 ..."

 

"주공의 처남이란 것이 아니오 ?"

 

육손이 한당의 말을 끊고 물었다.
그러자 당장 칼날이 눈앞에 닥친  부준이 이를 이용해 입을 연다.

"그렇소 !

나는 주공의 처남으로써,

주공을 욕하는 말을 참을 수가 없어 출격하게 된 거요 !
육손 ! 당신이 날 어쩔거요 ? 엉 ? 헷 !"

 

부준은 손권의 처남임을 내세우며
모든 장군들이 보는 앞에서 육손을 폄하하는 말을 서슴치 않았다.
육손이 부준의 말을 듣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혀를 찼다.
그리고 결심어린 어조로 입을 열었다.

"부준 ?

똑똑히 들어라.
도독의 장막 안에서는 군법만 있을 뿐,
출신 성분은 상관없다.

끌고가 참하라 !"

 

"예 !"

 

호위 병사들이 부준을 밖으로 끌고 가기 위해

밧줄에 묶인 부준을 일으켜 세웠다.

 

"어, 엇 ?"

부준이 바야흐로 끌려 나가 목이 베일 순간이 다가왔다.

그때였다.

 

"대도독 !
주공께서 친히 행차하시어 지금 오리(五里) 밖에 당도하셨습니다 !
어서 마중을 나가십시오 !"하고,

한 장수가 달려 들어오며 아뢰는 것이 아닌가 ?

 

그러자 이젠 살았다는 안도감이 든 부준이

육손을 향해 가소로운 웃음을 웃어보인다.

 

"하하하핫 !...

이봐 육손 !
어서 나가 주공을 맞이해라 !

어서 !"

 

그때,

모든 장수들이 육손 앞에 무릅을 꿇어 보이며 외친다.

"대도독 !

어서 나가시지요 !"

 

그들이 이렇게 일시에 품하는 목적에는

잠시후 도착할 주군의 처남을 살려두라는 의미도 있었다.
이런 것을 모르지 않는 육손이었다. 

그리하여 잠시 육손이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기고만장한 부준이 육손에게 조옹 섞인 한 마디를 더 던지는 것이었다.

"육손 !

어서 주공이나 맞이해라 !

하하하하 ! 으 하하하하 !..."

"뭣들 하고 있는 거냐 ?
어서 끌어내 참하지 않고 !"

 

육손은 부준을 붙들고 서있는 병사에게 매몰찬 어조로 질책하였다.
그러자 살려줄 줄만 알았던 부준이,

 

"육손 !...

이봐, 육손 !..."하고, 

끌려 나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었다.
그리고 잠시후,

"대도독 !

장군 부준을 참수해 영문에 효수했습니다 !"하는,

보고를 듣고서야 육손은 손권을 맞이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330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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