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불러내는 사마중달(司馬仲達)

오토산 2022. 3. 13. 08:28

삼국지(三國志) .. (358)
불러내는 사마중달(司馬仲達)

위군 대도독 조진의 계획은 이를 간파하고 역이용한 공명에 의해 산산히 부서졌다.
이같은 전황은 곧 조예에게 보고되었다.

 

조예는 화가 치밀어 보고서를 모두 내동댕이 쳐버리고,

사태를 의논하기 위해 태부 종요(太傅 鍾繇)를 불러들였다.
그리하여 종요가 입시 하자 장중을 서성이며 한탄한다.

"조진이 제갈양의 계략에 말려들어

군사를 절반이나 잃고 원군을 요청해 왔소. 
하! 더 큰 문제는 왕랑이 제갈양에게 욕을 먹고 죽어버렸다는 것이오!
이제 패전은 기정 사실이고, 조정마저 혼란스럽소.

종 태부, 화흠이 짐더러 직접 나서라는데, 어찌 보시오?"

"노신이 한 마디만 여쭤보겠습니다.
천자의 몸으로 제갈양을 이길 자신이 얼마나 되시는지요?"

위제 조예(魏帝 曺叡)는 그 말에 눈을 감았다.
그리고 곧 그 자리에 주저 앉으며 크나 큰 한숨을 몰아 쉰 뒤,

무거운 입을 열었다.

 

"하...!

병법을 모르니 어려울 거요."

 

"그리 말씀하시면 정확히 보신 겁니다.

현군(賢君)이라 칭할 수 있지요.
허나 사람을 보는 안목은 조금 모자라십니다."

"무슨 말씀이오?"

"신이 볼 때,

천자는 만사를 지배하니,
병법은 몰라도 인재는 알아야 합니다.
더구나 전쟁은 누구를 써야 할 지, 필히 알아야 하지요."

 

"누구말이오?"

태부 종요가 그 질문을 받자 두 무릅을 꿇어 보인다.

그리고,

 

"노신이 가문의 목숨을 담보로 천거하겠습니다.
폐하께서 그를 쓰신다면, 제갈양은 필패 할 겁니다."

"누구요?"

 

"바로,

조위(曺魏)의 삼대 원로(三代 元老)입니다.
제갈양이 조휴와 조진은 무시하지만 그는 무서워합니다.

 

그래서 유언비어를 살포해,

반간계(反間計)를 써서 그를 사지(死地)로 몰아 넣었지요.
그로 인해 제갈양이 승승장구하게 된 겁니다."

 

조예가 그 소리를 듣고,

불현듯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렇다면 사마의...?"
종예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최근 조정 상하에서 유독 사마의만이 제갈양의 기산 공략을 예견했습니다.
옹양에서 모병을 한 것도 제갈양을 막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짐이, 조휴의 말만을 듣고, 사마의를 오해했군.
하...! 정말 후회 막급이오."

 

조예는 다시 자리에 주저앉으며 한탄하였다.
그런 뒤에 태위(太尉) 화흠(華歆)을 불러, 조서(詔書)를 주며

사마중달의 고향으로 직접 가서 그를 불러오게 하였다.
                
한편,

위군을 대파한 공명의 군막에서는 장수들 간에

서로 간의 공적에 대한 치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승상,

연일 연전 연승으로 이런 승리는 처음 겪습니다."

 

강유가 들뜬 음성으로 말하자,
위연도 가세하며,

"승상,

중원의 위군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 어찌 진군을 멈추신겁니까?
병력을 나눠 장안과 낙양을 치시지요."
그러자 공명이 기분 좋은 대꾸를 한다.

"허허, 급하긴...

며칠 군사들을 쉬게 하면서 군량을 보충한 다음에

다시 자룡이 십만 군사로 장안을 공격하고,
위연은 팔만으로 낙양을 공격하지.
나는 대군을 이끌고 뒤따라 진군을 하겠네.

잘만 되면 반 년 안에 중원을 평정하게 될 것이야."

공명과 장수들이 향후 계획에 따른 이같은 담소를 나누는 가운데

동오와의 국경인 백제성(白帝城) 성주로 나가있는 이엄(李嚴)이

그의 아들 이풍(李豊)을 보내왔다는 소식을 마속이 아뢴다.
공명이 그 소리를 듣자,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으,응?

손권이 맹약을 배신하고

우리가 조위를 치러 출동한 상황을 노려 거병(擧兵)을 한 것인가?
아, 어서 들라고 하게!"

 

공명은 이풍이 들어오자

인사도 받기 전에 급하게 묻는다.

 

"이풍,

동오가 출병을 한 것인가?
어서 말해 보게, 언제 출병했나?
주요 지휘관은 누구인가?

육손인가 ,아닌가?"

공명은 동오의 손권에게

뒤통수를 얻어 맞은 것 같은 배신감과 당혹감에 연속해 물었다.
그러나 이풍은 의외로 담담하였다.
그는 예를 표하며,

"승상,

그런 게 아니옵니다.
소관이 온 것은 아버님의 명을 받들어

밀서를 전하러 온 것이옵니다."하고,

태연히 말하는 것이 아닌가?

 

공명은 일단 한숨 돌렸다.
전쟁이 동오와 마주한 접경에서 벌어져,

조위와의 싸움이 위기에 봉착할 것은 아니란 것이

확실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밀서는 어디에 있나?"하고,

물으니,

이풍이 그의 품안에서 밀서를 꺼내 보인다.

 

이에,

마속이 그 밀서를 받아 공명에게 보이니,

공명은 그를 받아 바삐 펼쳐 읽는 것이었다.

그 자리에 있던 마속, 조운을 비롯해

위연, 강유까지 이엄이 보내온 밀서의 내용이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그리하여 밀서를 읽고 있는 공명에게 다같이 눈길을 보내며

그가 무슨 말을 할 지에 촉각을 기울였다.

그런데 밀서를 보던 공명이

어느 대목에서 갑자기 눈을 들어 갸륵한 눈으로 이풍을 보았다.
공명의 눈길을 받은 이풍은 의연한 모습으로 공명을 대하였다.

 

공명은 밀서의 내용이 여간 새롭다는 의미를 표현해 보이고

곧바로 나머지 못 다 읽은 밀서로 눈을 돌렸다.
드디어 이엄이 보내온 밀서를 모두 읽은 공명이 통쾌한 웃음을 터뜨리며,

"하하하하...!

이보게, 이풍!
자네 부친께서 큰 공을 세우셨구나?"하고,

이풍을 대견스럽게 칭찬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순간 긴장하고 있던 장군들과 마속은 긴장이 풀어지며,

"승상, 

대체 무슨 일입니까,

알려주시죠. "하고, 말하니

공명이 이엄의 밀서를 들어 보이며 말한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야.
이엄이 맹달을 직접 만나 설득에 성공했네.

지금, 맹달이 신성의 십이만 병사와 촉에 귀순했다네,

내가 시일만 전해 주면 신성(新城), 상용(上庸), 금성(金城)

세 고을의 군사를 모두 이끌고 낙양을 공격하여

조예를 생포해 바치겠다고 말하면서 말야.

 

그뿐 아니라

지금 위군이 출병중이라 낙양에는 어림군만 주둔중이니

출병만 하면 순식간에 성을 손쉽게 함락할 수가 있겠다고 하네."

 

"승상,

믿어도 되겠습니까?"

마속은 예전에 유비의 장수였으나,
형주의 관우군이 조위(曺魏)에게 궤멸 당하자 항복하여

신성 태수(新城 太守)가 된 맹달을 믿지 못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공명이,

 

"과거 맹달의 조위 투항은 부득이한 일이었네,

더구나 조비가 죽고난 후에는

항상 조진과 조휴의 시기와 견제를 받아 왔었지.

 

그러니 지금 우리가 조위를 치는 상황에서

예전의 투항했던 그의 진위에 대한 의심이 부쩍 높아졌겠지.
이제 우리가 북벌에 나서 연전연승을 하니,

맹달도 힘을 합쳐야 할 때가 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네.
지금이 아니면 그가 어떤 기회에 예전의 자신의 잘못을 속죄할 것인가?

 

아, 맹달이 협조한다면 중원 정벌도 식은 죽 먹기가 될 것이야.
조위는 망하고 촉한은 승리할 것이다!

아, 그러면 마속, 밀서의 답신을 써서 이엄에게 전하게.
구월 초 열흘, 맹달이 정예 병력을 동원해 낙양을 공격하라고.
그 날 나도 장안을 취할 것이라고."

 

"알겠습니다."

 

마속이 명을 수령하자,
곧바로 공명이,

"아...!

내가 쓰는게 낫겠네.

하하하하!"
공명은 기분좋은 웃음을 터뜨리며,

 

"아!

장군들은 각자 임지로 돌아가서 명을 기다리도록 하시오."하고,

맹달의 귀순소식을 함께 기뻐하던 그들을 모두 돌려 보냈다.
                         
359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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