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지 마시라 !
무엇보다 먼저 놀라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영축총림 통도사 장경각에 가면
두번을 기절할 정도로 놀라게 된다.
그 처음은 장경각 마당에 서면
확 터지는 전망에 영축산 성스러운 기운을 만나게 되고
아스라이 머언 산마루 저넘어 자욱한 운무에
바닷가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이 잡아 당겨져
마당에 넓은 물 확 속에 고즈넉하게 잠긴 놀라울정도로 휘귀한
' 물은 아래에 있고 허공은 하늘에 있다 ' 고 둘로 나누어 보지만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물이 오히려 위에 있고
하늘 허공이 오히려 아래에 있음을 알수 있다 ' 하면서
우리가 알아듣기 어려운 철학적 사유를 만나도록 해 두었다.
나는 이번에 초행길이고 행사로 가게 되었지만
다녀와서 이곳을 방문한분들의 후기를 찾아보니
많은분들이 이 곳에 앉아
멀리 우주 허공에 걸린 나를 만나고 있는것을 보았다.
참 부러운 모습이고 정말 자기를 제대로 만날수 있는 곳인것 같다.
나도 언젠가 다시 찾아와 한나절을 아무것도 하지않고
그저 이 마당 가장자리에 넋놓고 않아서 무념무상
철학을 하고 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수천년 청동기시대 그려진 인류 상고시대 그림판을
나전칠기, 옻칠화로 하나하나 재현 재창조하여
우주에 띄운 암각화라는 별칭답게
수중야외 전시로 물을 화폭으로 삼고 액자틀에 넣어
봄,여름,가을,겨울 사계를 ,
바람, 구름, 해와 달, 그리고 별
때에 따라 물위에 낙엽져 띄워진 꽃잎조차 작품으로 재탄생되는
세상에 이런 켐퍼스를 마당에 구현하다니 놀라 자빠지지않을수 없게 한다.
아직 놀랄게 이것만이 아니다
또 하나 놀라지 않을수 없는게 있다,
장경각에 들어가 보니 8 만 대장경을 도자경판에 담아
16 만 경판으로 만들어 영구보존하고 있고
그것도 미로 같이 이리저리 돌고 돌아
마치 티벳불교에 마니차 돌리듯 하고,
예천 용문사에 있는 윤장대 법장을 돌리듯
사람이 대장경판을 이리저리 돌면서
윤장대 돌리듯 해놓은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
도대체 이런 일을 이루어놓으신분이 누구신가 ?
바로 조계종 종정이신 예하 성파 큰스님이란다
오늘 행사를 주관하시고 수십미터나 되는 최고 최대 한지를 제작하여
거기다가 한지의 날 제정 퍼모먼스를 몸소 해 보이신
바로 그 큰스님이 수십년을 이곳에서 이것을 이루어 놓으셨다 한다.
' 지금 여기가 극락,
네가 청산이다 ' 라고 설법하시며
그것을 예술의 도구로서 성불하시는 서예가이시고
자연염색, 옻칠 칠화 작가 이시며
직접 도자기를 구어내시는 공예작가이라고 한다.
모르겠다 도대체
한분의 스님이 이렇게 큰 그릇일수 있는지. . .
다 손수 손으로 할수있는 일인지 . . .
그리고 이렇게 우주까지 작품에 담아 넣을수 있는 사유가 가능한지 말이다.
무엇보다
이곳에 다시 찾아와
물에 담긴 우주를 생각해내고
건져서 마음에 담아야 할것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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