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을수록 귀하다 했다.
貴老不貴嫩 ( 귀노불귀눈 )
바싹 마를수록 더 좋다고 했다.
貴瘦不貴肥 (귀수불귀비 )
듬성듬성 가지도 몇개 없을수록 돋보인다 했다
貴希不貴繁 ( 귀희불귀번 )
활짝피어 화사한것보다
봉오리져 아직 막 피려할때가 제멋이라 했다.
貴含不貴開 (귀함불귀개 )
매화의 네가지 貴한것을 말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우리처지를 빗대어
늙을수록, 구부러지고 말라서 ,
그것도 듬성듬성일때가, 좋다고하는것 같아
괜히 마음이 움직인다.
그래 우리보고 귀하다하니 좋을수 밖에. . .
착각하는바일테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위안을 받는 심정이다.
몇번째인가 또다시 순흥땅 단산에 있는
한국선비매화공원을 찾는다.
이번에는 제법 많은 이들이 나와 동행하였다.
늙어 동무하고 있는 종손어른 몇분과 마춤한 동년배 몇사람
꽃이니 꽃으로 인연맺은 젊은 아낙들 또 몇몇
거기다가 요즘 정말 고맙게도 고향살리기에 힘보태겠다고 나선
한국정신문화재단 이 동원대표까지 미국서 온 지인을 이끌고 함께하고 있다.
요즈음 동반자되어 유유자적하는 이 동필 장관내외분도 물론 함께 동행하였다.
우리는 아침일찍
예술의전당 전시실에 가서
봄꽃 春蘭 전시를 완상하였는데
100 여명의 난사랑가족들이
일년내내 정성들여 키운 난들을 출품하여
서로 고운 자태를 뽑내고 있었다.
梅, 蘭, 菊, 竹 했으니
난을 보고 매화보러가는것이 좋을듯 싶어서였다.
영주사는 친구 지 교육장이 휴무라는 집을 부탁하여
따숩고 정성스런 점심을 준비해 두었기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우리는 느긋하게 배부터 채우고 보자 하였다.
우환이 계시는데도 매화원 안 형재 원장님이 기다려 주시고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시며 일일이 매화의 매력에 대해
친절하고 상세하게 얘기해 주시고 재미있는 내력담과 일화들을 소개해 주셨다.
사실 내가 이 매화원에 필~이 꽂힌것은 안 원장을 보는 재미로 자주오게 된다.
50 년이란 세월을 매화꽃 하나로 일생을 살아오신게
그까짓 (?) 매화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일행에게도 꽃만 보지말고 안 원장님의 인생을 푹~ 느끼라고 권하였다.
산속을 헤매며 늙어 다 고사하고 있는 고목 매화둥치를 정성껏 거두어
애지중지 아기키우듯 잔뿌리내리도록 밤새 애쓰시고
그것을 또다시 크고 힘겨운 대형화분에 옮겨심어 활착시키고
또 거기다가 사연많고 특히 교훈적인 맺힌 매화 귀한것을
연리지만들듯 접붙혀 새싹을 살려내는 이 인고의 시간이 그 얼마였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매화만 보지말고 사람을 보라고 권하는 것이다.
내가 늘 건배사로 더듬는
梅香 千里, 人香 萬里 하면서 말이다.
이심전심 마음이 통했는지 동행한 모든분들이
안 원장의 일생에 감동하고 그가 가꾼 명품 매화 절품들을 감탄하고 있다.
오늘은 동행한 일행중 이 미령 ( 이 창동감독 누님 )여사와
이 영걸 ( 안동한지 ) 회장과 셋이서 갑장 동갑이라면서 반가와 하며
손을 꼭 잡은채 기념촬영을 하고, 서로를 격려해 준다.
오늘은 흰꽃 매화보다 紅梅가 대세이다.
내일은 꽃은 지고 잎이 피니 기다림이 매력일것이다.
꽃진다 탓하지 말고
너도 한때 누구에겐가 꽃이였음을 알라고 얘기해야 옳다.
우리 모두가 꽃이고 매화이다
늙으면 더 귀하다지 않는가 ?
늙어 서럽거던 매화를 생각하고
말라 비틀어진 육체에 허무하거던
매화의 귀한점이 바로 그것이란다지 않는가 ?
우리 서로가 꽃이었음을 기억하고
내일, 아니 내년에 다시피는
고귀한 또 하나의 꽃이 되기를 다짐하자
기다림이
매화의 제일 큰
매력이라 하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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