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의 길을 열어 준 어머니의 사랑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서 맹자의 어머니와 왕릉의 어머니를
대표적으로 꼽는다.
왕릉의 어머니와 맹자의 어머니 어느 쪽이나 모두 아들의
장래를 생각한 어머니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왕릉의
어머니는 전쟁기에 종종 있는 이야기로 어머니를 인질로
삼아 아들 왕릉에게 배신을 강요하고자 했던 항우의 의도
를 스스로 죽음을 택하여 물리치고자 한 장렬한 어머니
상을 보여준다.
맹자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두가지 설화가 전한다.
첫째는 '맹모삼천'의 가르침으로 잘 알려져있는 이야기다.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기르고 싶다고 하는 어느
시대에나 공통된 어머니의바람이 묘사되어있다.
두번째로 공부를 게을리 하는 어린 아들을 꾸짖는 어머니의
모습도 이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 두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이른바 가정 교육의
표상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마 요즘 치맛바람의 원조를
찾으라고한다면 이 분이 아닐까. 지금의 후배들은 선배의
성실한 마음을 따르지 않고 있으니 아쉽기만하다.
맹자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열여전』이란 책에 실린 다른 이야기를 보면 맹자의
어머니가 양식 있고 동정심이 넘치는 부인상으로
묘사하고 있다.결혼한 맹자가 하루는 처의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처가 윗통을 벗은 단정하지 못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맹자는 기분이 상해서
그대로 나와 버렸다.처가 맹자에게 이혼을 요청하자,
어머니는 맹자를 불러 들여 주의를 주었다. 방에 들
때는 말을 하고 나서 들어가고 시선을 아래로 향하는
것이 아내에 대한 예의인데, 자신이 예의를 지키지 않고
다른 사람을 책망해서는 안 된다고 훈계했다.맹자는
사과하고 부부 사이는 회복되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아들 편을 들지 않고 냉정하고 이성적인
태도를 취한 것에 대해서 '열여전'에서는 예의를 가릴 줄 아는
시어머니로서의 길을 밝혀 주었다는 평가를 싣고 있다.
시어머니에게 남편의 속좁음을 꾸짖으며 이혼을 요구한 맹자
아내의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벌이가
시원찮았을 뿐만 아니라 잔소리까지 많았을 철학자들이
아내에게 힘쓰지 못하는 것은 여전한가 보다.
한나라 때 사람인 왕릉은 고조 유방과 같은 고향인 패현 사람
이었다.유방이 패현에서 군사를 일으켰을 때 왕릉도 수천 명의
무리를 모아서 군사를 일으켰다.
진시왕의 진나라가 망하고 유방이 항우를 공격할 때 왕릉은
부하들을 이끌고 가서 유방의 부하가 되었다.그런데 항우는
왕릉을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어머니를 볼모로 가두었다.
왕릉의 사신이 왔을 때 항우는 왕릉의 어머니를 장사지낼 때
앉는 위치인 동쪽을 향해 앉혔다. 이것은 만약 왕릉이 항우를
따르지 않으면 어머니를 죽인다는 것을 암시하여 왕릉을 자기
편으로 만들려는 의도였다 이때 왕릉의 어머니는 몰래사신을
보내면서 그를 향해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
"부디 나를 위해 왕릉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 주시오. '한나라 왕
유방에게 충성을 다하거라. 유방은 덕이 높은 사람이다.
늙어빠진 나를 생각하는 마음 때문에, 한왕에게 두 마음을
품어서는 안 된다. 나는 지금 여기서 죽고 너의 사신을 보내니
나에 대해서는 절대 신경 쓰지 마라."
그러고는 결국 칼을 뽑아 배를 갈라 자살했다.
(능모복검 陵母伏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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