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챔피언(Hidden Chanmpion)'이란 ?
최근 '동반성장'이 경제계 최대 화두로 자리잡으면서 자주 회자되는 용어가 있다. '히든 챔피언(Hidden Chanmpion)'이란 말이다.
대중에는 생소하지만 세계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우량 기업을 뜻하는 이 말이
'동반성장'과 맞물리면서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 공공기관, 은행권 등에서 진행하는 이른바 '히든 챔피언 사업'만 해도
6∼7개에 이른다고 한다.
우량 중소기업을 뽑아 대출 금리 인하 등 각종 지원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흐름은 자연스레 주식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애널리스트 추천 '히든 챔피언' 코너가 따로 나올 정도다.
하지만 그 용어 자체에서 짐작할 수 있듯, 해당 업체 이름이나 제품명은
생소한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친숙한,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히든 챔피언'을 정리해봤다.
중국 부총리가 '777'을 들고 했던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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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제품은 품질이 이렇게 훌륭한데 우리 제품은 왜 안 되는 겁니까.
우리도 노력해서 이처럼 훌륭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냅시다."
주룽지 전 중국 총리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손톱깎이,
바로 '777(쓰리세븐)'이다.
1997년 주룽지 전 총리(당시 부총리)가 산업 시찰을 하다 '777'을 손에 들고 했던 이 한마디는 당시 중국 관영 CCTV를 통해 방영되면서 중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43%) 손톱깎이,
지구촌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쓰리세븐'을 쓰는 셈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매년 8천만∼1억개를 생산해 왔으며,
이중 90%를 미국, 중국 등 92개국에 수출한다.
30여 가지 공정을 거쳐야 할 만큼 정밀한 제품임을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중국산 불법 복제품이 유통되면서 점유율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2008년에는 창업주 일가가 상속세를 낼 돈이 없어 경영권을 포기하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인지도나 점유율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손톱깎이임이
분명하다.
"미국인 3명 중 1명은 …" 국가대표 ODM 기업, 한세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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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광고문구는 "미국인 9명 중 1명은 한세실업 옷을 입고 있습니다"였다.
이 문구는 4년만인 2006년
"미국인 3명 중 1명은 한세실업 옷을 입고 있습니다"로 바뀐다.
이런 광고도 있었다. "한세실업의 옷은 1초에 5벌씩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세실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의류 수출 전문 기업이다.
특히 미국이 주요 고객. 작년 미국에서 팔린 한세실업 옷은 무려 2억4천만 장에
이른다.
미국 인구(약 3억 명)를 감안하면, 이제는 적어도 미국인 2명 중 1명은
한세실업 옷을 입고 있다고 광고 문구가 '업그레이드'되야 할 상황이다.
한세실업은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방식으로 의류를 생산하고 수출한다.
다만 단순히 OEM 기업으로 보기 어렵다.
한세실업의 경쟁력은 디자인과 원단 개발 능력을 보유한
'ODM(제조자 개발 생산)' 업체라는 데 있다.
월마트, 나이키 등 유명회사가 한세실업의 주요 고객이다.
해외 공장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과테말라, 니카라과 등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 공장 현지 근로자만 1만 2천명, 인도네시아에서도 6천 명이 한세실업 옷을 생산한다고 한다. 1998년 코스닥에 등록했으며, 2000년 거래소로 이전했다.
보따리 상인 입소문에서 시작된 '러시아 국민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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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 옷이 미국에서 '국민의류'라면, 러시아 '국민 도시락 라면'은
한국야쿠르트 몫이다.
러시아 라면 전체 시장의 40%, 컵라면만으로 6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품이 한국야쿠르트가 1986년 출시한 사각 용기면 '도시락'이다.
현지에서 '코야(koya)'로 불리는 '도시락'이 러시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보따리 상인'덕분이었다.
부산항을 드나들던 상인들이 대량 구입해 판매하면서 러시아 사람들 사이에서
'입 소문'을 타게 됐던 것.
현재는 특히 시베리아 철도여행의 필수품으로 대접받고 있다고 한다.
작년 9월 '도시락' 단일 품목만으로 누계 생산 10억 개를 돌파했으며,
러시아 현지에서만 1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한국야쿠르트의 내수 라면 전체 매출과 대등한 수준이라고 한다.
국내에서 '도시락'의 위치를 감안하면, 확실히 러시아에서의 성공은 이례적이다.
본격적인 대 러시아 수출은 1997년부터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2003년 러시아 현지에 공장을 설립했으며, 현지 성공에 힘입어
다시 2009년 모스크바 남쪽에 제2공장이 들어섰다.
다만 최근 러시아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로 인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형 히든 챔피언 면모 보여주는 '에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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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 G 역시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기업에 속한다.
하지만 한국야쿠르트 경우처럼 세계적인 '히든 챔피언'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KT & G를 대표하는 '히든 챔피언'은 1996년 출시된 '에쎄'다.
명실공히 세계 판매 1위 '수퍼 슬림(가늘고 긴 담배)'이다.
'에쎄'의 지난 해 판매량은 총 422억 개비(21억1000만갑),
이중 해외 판매량만 해도 208억 개비에 이른다.
2001년 중국에 600만개비를 수출하면서 처음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했고,
이후 미국, 중동, 러시아 등 현재 4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판매량만으로 '에쎄'를 '히든 챔피언' 반열에 올리는 것은 아니다. 출시 초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에쎄'가 글로벌 블랜드로 발돋음한 결정적 계기가 우리 고유의 멋을 살린 '브랜드 리뉴얼'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에쎄 골든리프가 대표적인 예다.
2007년 김소월의 시 '님과 벗'을 한글 캘리그라피(Caligraphy, 손으로 직접 쓴 손글씨)로 디자인한 제품을 내놨고, 2009년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인 소나무 이미지를 적용한 디자인을 내놓았다.
다시 올해 1월에는 박재성 명장과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예술가와의 공동작업)을 통해 나전칠기 기법을 제품에 구현했다.
'한국형 히든챔피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헤르만 지몬 "천재가 될 필요는 없다"
'히든 챔피언'이란 말을 세계화시킨 사람은
독일 경제학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이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 히든 챔피언 > 을 통해
그는 히든 챔피언의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세계화'를 꼽고 있다.
글로벌 시장 개척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헤르만 지몬이 또 하나가 강조하는 바가 있다.
그것은 "천재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히든 챔피언'을 꿈꾸는 기업 뿐 아니라 개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시에 '히든 챔피언'이란 말이 일종의 유행으로 번지는 지금,
'히든 챔피언'을 선별하는 하나의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다.
"아주 많은 작은 일들을 조금만 더 잘하면 되고,
그것도 목표를 향해서 끈기 있게 하면 되는 것이다.
때문에 자신들이 최고로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인식은 특히 제한된 자원을 가진 작은 회사에 중요하다.
집중해서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사람은 만능선수를 이긴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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