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니어방

살아서 극락가는길

오토산 2012. 9. 3. 08:59

 

살아서 극락 가는길

옛날 스님 한 분이 절에서 먼 마을로 탁발을

나갔다가 날이 저물어 양반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스님은 주인과

하인이 대화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마당쇠야"

"예, 주인마님"

"윗마을에 사는 박첨지가 어젯밤에 죽었다며?"

"예"

"그렇다면 박첨지가 지옥에 갔는지 극락으로

갔는지 알아보고 오너라."

"예"

 

스님은 참으로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일평생을 염불과 참선수행을 하였지만

죽은 사람이 극락으로 가는지 지옥으로

가는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는데,

마을에 사는 영감이 어떻게 저런 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마당쇠가 돌아와 주인에게

아뢰는 것이었습니다.

"지옥으로 갔습니다."

스님은 더욱 기가 막혔습니다.

 

'저 마당쇠가 죽은 사람이 지옥으로 가는 것을

볼 수 있는 신통력이라도 있는 것인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데 주인이

또 마당쇠에게 지시하였습니다.

 

"아랫마을 김진사도 죽었다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고 오너라."

마당쇠는 한참 만에 돌아와 보고를 했습니다.

"김진사께서는 극락으로 갔습니다."

 

이 말을 듣고 더 이상 궁금함을 억누를 수 없었던

스님은 주인을 찾아가려고 일어섰고 때마침

주인이 밥상을 내오기에 물어보았습니다.

"처사님, 죽은 사람이 지옥에 갔는지 극락에

갔는지 도대체 어떻게 아시오?"

 

그러자 주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죽은 사람 동네에 가면 금방 알 수 있지요.

모든 사람들이 '그 사람, 나쁜 일만 일삼고

남을 못살게 굴었으니 지옥 갔을 거야'라고

말하면 어디로 가겠습니까?

지옥 밖에 더 있습니까?

 

그리고 '우리 동네에 꼭 필요한 사람이고

착하고 아까운 사람'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아쉬워하면 그 사람은

필경 극락에 갈 것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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