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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문화원 이사회가 있는 날입니다. 그곳 남해군 이동면 한우리 식당에는 아카시아 꽃 무침이랑 제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 나와있었습니다. 서양향도 아니고 동양향도 아니고 향이 좀 진하고 질기고 아작하기도 하고 여하튼 묘한 맛의 음식이 있었습니다.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것이 느껴질 만큼요.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성격이라 마침 남해 읍내에 일을 보는 남편에게 "여보, 시장에 가서 양깔이라는 걸 좀 사와봐요." 실제 모양을 모르는 저는 사람들에게 물어, 비슷한 모양을 말하며 좀 사 보라고 했습니다. 식당에 앉은 이사님들 모두 이름을 제대로 몰라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그 이름의 식재료를 찾지 못했습니다. 정식 이름을 모르니 안 나올 밖에요. 양아, 양깔, 또는 양해, 양애갈,양깡.. 모두 가지 각색으로 말하는데 남해지방에만 그것도 요즘 잠깐 난다고 합니다. 남편은 만 원어치를 사 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결국 원하는 정보를 얻게 되었지요.
양하(Zingiber mioga)는 생강목, 생강과. 줄기와 잎이 생강처럼 생겼으며, 양해깐 또는 양애라고 부른다. 한자명은 들에서 자라는 생강이라는 뜻으로 야강(野薑)이라 한다. 복저(覆葅), 가초(嘉草) 등의 이름도 있다. 양하(蘘荷)는 죽순처럼 봄에 돋아나는 연한 줄기와 추석 무렵에 나오는 꽃대가 향이 좋고 식용으로 일품이다. 양하는 세상에서 가장 맛이 있는 반찬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방에서는 뿌리줄기와 종자를 약재로 쓰는데, 뿌리줄기는 여성의 생리불순과 백대하를 치료하고 진해·거담 효과가 있으며 종기와 안구 충혈에도 사용한다. 종자는 복통이 심할 때 설탕과 물을 넣고 달여서 복용한다.
아직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식물,식재료로
아시아, 일본, 남중국, 우리나라 남부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아삭아삭하고 즙이 많으며, 셀러리처럼 오도독 씹는 맛이 있는 양하는 생강의 뜨거운 맛은 전혀 없지만, 강한 향기를 지니고 있다. 매력적인 쌉쌀한 뒷맛이 상당히 독특하다.
그 정도의 정보를 얻은 저는 특유의 응용 잔머리를 구릅니다. 우선 한우리 식당에서 먹었던 고추장 장아찌 무침은 좀 짜고 맵다는 느낌이 들어 매실 엑기스와 식초 간장을 끓여 피클처럼 저장용으로 만들어 두고 또 반을 갈라서 튀김을 좀 하고
그리고는 찜통에 쪄서 꾸들꾸들 말렸습니다. 그걸로 여기 분들이 장아찌를 하는 대신 양념을 넣어 싱겁게 무치기로 합니다. 로즈마리 잎을 조금만 새파랗게 뜯어 넣어 다시 튀김가루 묻혀 튀기니까 더 향긋하게 맛이 있네요
새로운 식재료를 찾아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보는 기쁨은 참으로 크답니다. 여러분도 양하요리 드셔 보시지요. 아라클럽에 오시면 맛보여 드릴게요. 더구나 이야기가 있는 최고의 식재료라 하니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옛날 중국 주(周)나라 목왕(穆王)이 사냥하러 나갔다가 소낙비를 만나게 되었다. 다급해진 왕은 근처의 오두막집으로 비를 잠깐 피하게 되었다. 왕은 신분을 밝히지 않고 비를 만나 잠시 피하고자 하였는데. 비가 그치지 않고 더욱 세차게 내려 할 수 없이 집주인에게 하루 밤을 유숙하도록 청하였다. 그리하여 늙은 집주인이 저녁상을 차려왔는데 시장기가 돌던 참에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반찬 하나하나를 살펴보니 침이 돌고 맛 좋은 이유가 죽순처럼 생긴 반찬에서 나는 향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왕은 다음날 오두막집을 나서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되어 고맙다’고 말하면서, 향이 짙은 반찬의 이름을 물었다. 주인은 ‘양하’라고 대답하였다. 그 후 왕은 밥맛이 없을 때마다 양하를 반찬으로 하였다. 양하 때문에 식사를 더 잘하게 되고 건강한 몸으로 나라를 잘 다스리며 천수를 누렸다는 이야기이다.
양하의 꽃말은 건망증(健忘症)이라고 하는데, 이에 관한 전설도 있다. 옛날 석가모니의 제자 중에 반특(般特)이라는 분이 계셨다. 그는 머리는 둔하지만 ‘실천하는 제자’로 석가모니의 신임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무슨 일이든 어찌나 잘 잊어버리는지 어떤 때는 자기 이름조차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반특을 아끼는 사람들은 그의 건망증을 안타깝게 여기고 패(牌)에 이름을 써서 목에 걸어주었다. 그랬더니 이름패까지 잃어 버렸다. 그 후 반특은 마음의 병이 더욱 심해져서 더 이상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무덤가에 한포기의 풀이 돋아났는데 이 풀이 바로 양하라는 이야기이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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