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 없애려면 칫솔질 외에 이것도 잘해라
'국민병'이라는 제목을 붙여온 탓인지, 실제로 잇몸병은 국민병이 돼가고 있다.
잇몸병은 치주질환이라고도 하며, 치은염과 치주염을 함께 지칭한다. '2012년 건강보험통계연보'를 보자. *1위는 급성기관지염으로 1408만명이었고, *2위는 835만9000명을 기록한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 당당하게 '은메달'을 차지했다. *3위가 급성편도염으로 730만4000명, *4위가 고혈압으로 510만명이었다. 사실상 감기라는 큰 테두리 속에 넣을 수 있다. 따라서 감기를 제외하면 치은염 및 치주질환은 대표적인 국민병이다.
더욱이 감기는 갓난 아기부터 100세를 넘은 노인들까지 모두 걸리는 질환이지만, 잇몸병은 20대 이전에는 드물기 때문에 성인으로만 한정하면 감기와 치열하게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추정된다. 잇몸병을 과연 '질병'으로 봐야 하느냐는 볼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즉, 주름살이나 노안(老眼) 등과 같이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노화의 한 증상이 아니냐는 것이다. 오래 살다보니 잇몸이 부실해지고, 그에 따라 염증도 생기고 붓고 아프고 피도 나는 현상을 심각한 질환으로 봐도 되느냐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잘못됐다. 잇몸병은 분명히 하나의 질환이다. 그리고 국민병이 됐는지를 알려면 치아의 구조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유치를 집에서 빼본 경험들을 대부분 갖고 있다. 5~6세쯤 되면 치아가 흔들리기 시작, 손으로 잡아 흔들다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문고리에 실로 연결해서 반대쪽으로 확 잡아당겨 뽑는 순간, 눈물이 찔끔 났던 추억들이 있다. 책이나 인터넷 등에서 치아의 구조를 보면 ‘뿌리’가 있다. 치아의 뿌리는 치근(齒根)이라고 한다.
뿌리가 있다는 말은 어디엔가 심는다는 뜻이 될 것이다. 도대체 어디에 심는 것일까? 몸에 대해 공부를 한 사람들은 '치조골'이라는 뼈에 치아의 치근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뼈에다 뼈를 심을 수 있을까? 한 쪽 뼈를 다른 쪽 뼈에 심기는 어렵다. 물론 구멍을 파서 끼우면 어느 정도의 강도로 붙어 있기는 하지만, 쉽게 빠져버릴 것이다.
만약 치아가 치조골에 나 있는 구멍에 단순하게 끼워져 있다면 땅콩을 씹을 때처럼 치아에서 치조골 방향으로 가해지는 압력이 가해질 때는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엿이나 떡을 먹을 때처럼 반대 방향으로 힘이 가해지면 치아가 구멍에서 쑥 빠져버리지 않을까? 치조골에 뼈로 연결돼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치아의 뿌리라는 개념은 없고, 치아는 치조골의 일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치아를 뽑는 것은 불가능하고, 부러뜨려 떼어내거나 깨뜨리는 것만 가능할 것이다. 이 경우 뼈에 고정돼 있어 단단하다는 장점은 있으나, 외부의 충격이 가해질 경우 오히려 치아가 부러질 확률이 매우 높다.
사람의 치아 구조이다.
두 가지 문제점을 보완하도록 돼 있다는 뜻이다. 즉 치아는 치조골에 난 구멍 속에 심어져 있으되, 치조골에 뼈로 연결되지 않고 인대로 연결돼 있다. 뼈와 뼈를 연결해주는 조직으로 알고 있는데, 입속에 무슨 인대가 있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치조골과 치아는 인대로 연결돼 있다. 이를 전문 용어로 치주인대(periodontal ligament)'라고 한다. 치아의 뿌리 부분과 치조골이 인대로 연결돼 있다는 것은 치아와 치조골 사이에 '공간'이 있다는 뜻이 된다.
즉, 치아는 치조골에 딱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둘 사이에 아주 미세한 틈이 있다. 틈의 두께는 0.3~0.5mm쯤 된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치아는 치조골의 홈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셈이다. 만약 치주인대가 단단하게 고정해주지 않으면 치아는 금방 빠져버릴 것이다. 치아는 왜 치조골에 부착되지 않고, 공간을 사이에 두고 치주인대로 연결돼 있는 것일까? 가장 안정된 구조이기 때문이다.
만약 치아가 치조골에 뼈로 연결돼 있다고 하면 아마도 어른들 중에는 자연 치아를 제대로 가진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이다.
얼음이나 단단한 과자를 깨물거나 병뚜껑을 딸 때 치아가 상당수 부러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친구들과 장난치다 팔꿈치로 얼굴을 맞았을 때도 치아 몇 개가 부러졌을 것이다. 사람의 치아는 씹는 기능의 최적화, 치아의 안전 등이 고려된 과학적인 구조이다. 치아가 미세한 공간을 사이에 두고 인대로 치조골에 연결돼 있으므로 씹을 때 가해지는 압력, 외부의 충격 등을 효과적으로 흡수해 치아가 부러지거나 뽑히는 것을 최대한 예방해준다.
때문에 평소에 치아는 약간씩 흔들리는 것이 정상이다. 물론 아주 강한 힘이 가해지는 것은 예외다. 치아와 치조골의 구조는 정교하다. 하지만 세상에는 장점만 있을 수는 없는 법.
치아와 치조골 사이에 있는 미세한 틈이 바로 문제다. 이 틈이 잇몸병을 잘 일으키고, 심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잇몸병은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진행할까? 거울로 치아를 보면, 치아와 잇몸의 맞닿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을 이쑤시개 끝으로 살짝 찔러보면 이쑤시개 끝이 잇몸 안으로 조금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치아와 치조골이 맞닿은 부분이 아니고, 치아의 표면과 잇몸이 닿는 부위다.
최후의 보루는 정기적 치아검진 여기에 치태 또는 '프라그'라는 얇은 세균막이 생기기 시작한다. 치태가 두꺼워진 것을 치석이라고 한다. 프라그 안에는 세균들이 살고 있는데, 이 세균들이 만드는 독소가 잇몸에 염증을 일으킨다. 이것이 치은염이다. 방치하면 프라그가 치아와 치조골 사이 틈새를 따라 점점 더 깊이 파고 내려가면서 치아와 잇몸은 물론 나중에는 치조골까지 망가뜨린다.
이것을 통틀어 치주질환이라고 한다.
치주질환이 심해지면 피가 나고 잇몸이 붓고, 입냄새가 심해지기도 하며 아프다. 치아가 빠지는 최악의 사태로 진행한다. 치조골까지 심하게 손상되면 임플란트를 하기도 쉽지 않다.
사람의 입 속에는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들이 여러 종류가 살고 있는데다, 치아와 잇몸 및 치조골 사이에 틈이 있어 구조적으로 치주질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예방과 조기 발견이 최선이다. 예방법은 명료하다. 구강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 외의 원인도 있다.
약물복용이나 여성들의 경우 임신,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으면 잇몸병이 훨씬 더 생기기 쉽다.
따라서 칫솔질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잇몸병을 다 예방할 수 없다. 잇몸과 치아가 건강한 사람은 연 1회 이상,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는 사람은 연 2회 이상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전 국민이 치과에 정기적으로 다니는 수밖에 없다. 잇몸에 말썽이 생기고 난 뒤에는 치과 다니면서 고생하고 비용 들고 치료도 까다롭다는 점을 알고,
아예 평소에 열심히 다녀서 치주질환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모든 점에서 유리하다는 뜻이다. 치과 방문보다 더 나은 방법은 아직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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