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류성룡의 묏자리(은빛/개목나루)

오토산 2015. 4. 20. 04:58

 

 

[Why] [김두규 교수 國運風水] 류성룡이 쓴 풍수書엔 "편안하지 못한 묏자리는 병든 부모를 '돌팔이'에 맡기는 不孝"

  •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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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4.18 03:00

      최근 KBS 사극 '징비록'이 방영되면서 그 저자인 류성룡이 화제다. 실제로 류성룡은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기엔 '완전한 인간이자 정치가'였다. 1566년에서 1598년까지 32년 동안 벼슬 생활을 하면서 탄핵도 유배도 단 한 번 받지 않았다.

      늙고 병들자 반대파 탄핵이 있었고 본인도 벼슬을 버리고 귀향해 말년에 '징비록'과 여러 글을 집필하고 세상을 떠났다. '임진왜란 직후부터 1598년 영의정 자리에서 파직당할 때까지 그는 정무(영의정)와 군무(도체찰사·都體察使)의 총책임자로서 조선을 구하였다. 당시 세계 최강 군대였던 일본군을 상대로 무기와 군량이 없어 도망만 치는 조선의 군대, 분노하고 절망하는 백성, 압록강을 건너 명나라로 내부(內附)하려는 선조 임금, 명나라에만 의존하려는 의명파(依明派) 대신들, 조선을 일본과 분할하여 직할 통치하려는 명나라 등등을 두루 다독이며 조선을 지켜 낸 이가 류성룡이었다'(송복 연세대 명예 교수). 그의 훌륭한 인품과 학자다움 앞에서는 무례하기 짝이 없던 명나라 장수들도 함부로 하지 않았다. 종6품의 정읍 현감 이순신을 단번에 7계급 승진시켜 전라좌수사(정3품)로 만들어 훗날 조선을 구하게 한 이도 류성룡이다. 이순신도 류성룡이 있었기에 존재하였다. 그는 진정 국가에 충(忠)을 다한 인물이었다.

      
	경북 안동에 있는 류성룡의 묘.
      경북 안동에 있는 류성룡의 묘. / 김두규 제공
      그는 조선 풍수사(風水史)에서도 중요한 인물이다. 낙향하여 '징비록'을 저술하는 한편 그는 '신종록(慎終錄)'을 집필한다(1602년). '신종록'은 평소 사대부들이 풍수설을 언급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다가 부모가 돌아가시면 풍수쟁이를 믿다가 사기당하는 것을 경계하고자 작성한 풍수론이다. 이 책에는 당시 조선조 지관 선발 과목인 청오경·금낭경·명산론·지리신법 등 현재까지 전해지는 풍수 서적뿐만 아니라 그동안 실전(失傳)된 것으로 알려진 곤감가·장중가와 같은 풍수서가 요약되어 있다. 임진왜란 전후 세상에 유포되던 풍수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그는 돌아가신 부모를 편안한 자리에 모시지 못함은 병든 부모를 돌팔이 의사(庸醫·용의)에게 맡기는 불효를 저지르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풍수를 통한 효의 완성을 추구하였다. 국가에 대한 충성과 부모에 대한 효라는 두 가지 유가적 실천 덕목을 합일시키고자 한 것이다. 그는 '신종록'을 집안에 보관케 하여 후손에게 보여주라고 유언한다. 따라서 '신종록'은 류성룡의 '가문 풍수서'라 할 수 있다. 당시 류성룡이 모시던 선조 임금이 조선의 지관들을 불신하여 명나라 군대를 따라 조선에 입국한 중국 풍수사들을 맹신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선조는 풍수에 관해서도 철저히 의명파였다. 그 결과 중국인 섭정국(葉靖國)에게 여러 번 속아 사관(史官)까지도 다음과 같이 비판할 정도였다. "(길지 선정에) 반드시 외국인의 손을 빌리는 것이 옳은지 알 수 없다. 설사 섭정국 무리가 풍수에 능하여 길지를 얻는다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쓰는 격국(格局)과 같지 않다."

      이와 달리 류성룡은 조선의 기존 풍수설을 바탕으로 '신종록'을 지었다. 그의 풍수설은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을까? 다름 아닌 그의 묘이다. 1607년 5월 죽음이 다가옴을 느낀 류성룡은 임금이 보낸 내의원을 돌려보내고 임금이 있는 북쪽을 향해 정좌한 채 조용히 눈을 감는다. 죽을 때까지 임금에게 충(忠)을 다한 것이다. 그해 7월 그는 서면 수동(현재 경북 안동 풍산읍 수리 마을) 뒤에 안장된다. 40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무덤은 의연히 그 자리를 지키면서 풍수를 공부하려는 많은 이에게 묘지 명당의 전형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한국 풍수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에게도 조선의 풍수가 무엇인지를 설명할 수 있는 교과서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