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머

과부와 홀애비

오토산 2011. 6. 13. 12:26

 

 

 

 

한 촌녀(村女)가 있었는데 자못 자색(姿色)이 고왔으나

일찍 과부가 되었다.


때때로 남편의 무덤에 가서 통곡을 하곤 했는

비애(悲哀)의 정을 가누질 못하였다


과부의 고운 자색에 어울릴만큼 이목구비가 수려한

한 청년이 그 무덤 앞을 지나다가
곡절(曲折)도 묻지 않고 다짜고짜 자기도 그 앞에 앉아

목놓아 통곡을 하는 것이었다.


 

여인이 괴이히 여겨 물으니 청년이 답하기를,
"내 처가 얼마 전에 죽어 항상 비회(悲懷)를 품고 있소.

이제 마침 이곳을 지나다가 아주머니의
슬픈 얼굴을 보고,
또한 애통한 곡을 듣고보니

나도 모르게 곡을 하게 된 것이오."

 

여인은 남편을 잃게된 사연을 말하고는 통곡을 그치지 않았다.
청년은 더욱 크게 곡하며 말하기를,

"내 아내가 살아 생전에 늘 자신의 손가락이 짧은 것을 자책하고,

나의 건망증이 심한 것을
책망하였으니 아내같은 사람을 어디서 다시 얻을꺼나!"

라고 하며 또 곡을 하였다.

 

여인이 묻기를,
"손가락이 짧은 것은 무얼 말씀하심이요?"

청년이 말하기를,

"부끄러워 차마 말 못하겠소."
 

 

여인이 힘써 묻자 청년은 대답하였다.
"내 물건이 매우 큰데 아내는 그것을 움켜쥐기를 좋아하였소.
그러나 손가락이 짧아 다 잡히지 않아 늘 그것을 한하였소."


 

여인이 또 물었다.

"그럼 건망증은 무얼 말함이요?"
청년이 말하기를,

"나는 양기(陽氣)가 너무 강해서 매일 밤

방사(房事)를 벌였는데 하고 또 하였소.

 

처가 말하기를, '이제 막 하셔놓고, 또 하시는 건 무엇입니까?'

하고 책망하여 물으면
 
나는, '방금 했다는 것을 깜박했소.'라 답하였지요"

라고 말하고는 또 통곡을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말을 듣고는 야릇한 정이 문득 발하여 기지개를 하고

일어나면서 말하기를,
"피차가 같은 심정으로,
청춘에 짝을 잃어

그대는 처를 통곡하고 나는 남편을 통곡하고 있으나
통곡해 보았자 아득한 황천에 곡소리는 들릴 리 없으니

슬피 부르짖어봐야 무익할 뿐이요.

그대와 함께 손잡고 돌아가는 것이 가할 듯하오."


 

청년은,이에 말하기를
"심사(心事)가 이미 같으니 여기 있어 봐야 무익하겠구려."

하고는 여인의 집으로 돌아가 짐이 되지 않을

가벼운 보석류를 챙겨 함께 떠나니

그 후로는 두 남녀의 간 바를 모르더라. 
 
 

청년은 정말로 아내를 통곡한 것이 아니라

자색 고운 과부를 취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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