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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하여(우받세/노라)

오토산 2016. 3. 11. 16:45

 

 

돈에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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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부富에는 거대한 책임이 따른다"

- 빌 게이츠

 


 

 


이 탄생한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돈이

문자보다 먼저 등장했을 것으로 추정케 한다.

적어도 5천 년 전부터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고대 문명권에서는

상호 매매하는 생산물의 가치를 평가할 척도가 필요했다.

사람들에게 돈이 필요했고,

돈의 토대는 서로 간의 신뢰라는 단순한 개념이었다.

 


기원전 3200년경,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돈의 개념이

탄생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셰켈(shekel')은

보리의 양(量)을 가리킨다.

통화단위분만 아니라

무게단위로도 사용됐고,

이는

교역의 발생을 촉진했다.

셰켈은

구약성서에도 등장한다.

요셉이 미디안 사람들에게

20셰켈에 팔려간

이야기가 나온다.

 

고대 바빌로니아 왕국의


6대왕 함무라비는 최초로


금융규제 조항을 공포했다.


기원전 1750년경


 

함무라비 법전을 만들어,

부채의 이자와 벌금의 납부를 규정했다.

 

돈은 점차 상업적 계약을

이행하고 재산의 매각과

구입을 처리하는 수단으로

발전했다.

 

이처럼

가치척도의 역할을 맡은 돈이 널리 유통되면서

자연스레 법의 지배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기원전 1000년대에

중국의 한자로 작성된 장부엔 개오지 조가비가 나온다.

조가비 화폐는

세계 모든 대륙에서 장신구와 통화로 사용되었고,

특히 아프리카에서

여러 세기에 걸쳐 명맥을 유지했다.

어떤 개오지 조가비는

점점 교환가치와 동의어로 사용되면서

' 개오지'라는 이름을 얻기도 했다.

 


돈은

기원전 8세기경부터 서기 1세기 중엽까지 이어진

그리스, 로마 세계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기원전 600년경,

리디아왕국(현, 터키의 서부)의 수도 사르디스에서

알리아테스 왕이 울퉁불퉁한

금은 합금덩어리를 주조해 만든 동전이 등장했다.

오늘날 '리디아의 사자'로 알려진 이 돈이

세계 최초의 동전으로 간주된다.

 


 


알리아테스 왕이 동전을 만든 이유는

정복전쟁에 동원된 그리스 출신의 용병들에게

급료를 지급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리디아의 동전에 영향을 받은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주로 라루리온의 광산에서 채굴한 은銀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동전을 만들기 시작했다.

동전의 생산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화폐 주조소 또한 점차 체계적인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로마 제국은 단일 통화를 사용했다.

제국의 경영에는 막대한 경비가 소요되므로

교역을 통해 재원을 조달했다.

기본적으로

군대가 안전한 교역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야만 했다.

로마는 옥수수, 쇠고기, 올리브유, 목재, 금속, 파피루스,

도자기, 유리, 은, 향수 등을 대규모로 수출했다.

교역상대는

오늘날의 스페인, 프랑스, 중동, 북아프리카 등지였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은행 제도는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대한 문화적 용광로에서 탄생했다.

르네상스는

주로 예술, 과학, 문학, 철학 등에 영향을 끼쳤는데

돈은

르네상스의 중요한 자극제였다.

부자들의 후원이

예술과 건축의 융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돈은 결정적으로 예금과 대출을 관리하는

은행의 출현을 초래하기도 했다.

 


은행이란 말은

이탈리아 금융업자들이 사용한 나무 책상이나 탁자인

'반카banca'에서 비롯되었다.

메디치 가문은 메디치은행을

유럽에서 가장 크고 신뢰받는 곳으로 키웠다. 

성장 비결 중 하나는

금화 '피오리노 도로'만 거래했기 때문이다.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약 150달러에 해당하는 이 금화는

크기와 양이 일정해 유럽 전역에서 은을 제치고

상거래용 기축통화로 발돋움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은 따로 있다.

1472년에 설립된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 은행이다.

 이 은행은 빈곤층에게 7.5% 금리로 돈을 빌려주었다.

설립 후 400여 년 동안

시에나와 그로세코 지역에서 착실하게 성장해

20세기 초반에 이탈리아 타 지역으로도 진출했다.

1999년 밀라노 증권거래소에 상장,

현재 3천여 개의 지점을 가진 이탈리아 3위 은행이다.

 




 







 

 

인디언의 환영을 받는 콜럼버스 일행

 


15세기 초반부터 17세기까지

유럽의 열강들(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은

경쟁적으로 식민지를 건설했다.

이른바 세계화의 시작이었다.

1488년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희망봉을 발견해

인도양 항로의 기틀을 마련했고,

1492년 스페인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대서양을 횡단해 오늘날의 카리브해에 도착했다.

1519~1522년 사이에

포르투갈의 페르디난드 마젤란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돈은

육상과 해상 탐험의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과

막대한 부를

지구의 한 지역에서 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출발 단계부터 일정한 역할을 담당했다.

당시는 위험한 시절이었다.

유럽의 열강들은 식민지를 건설했으며,

이에 식민지 원주민들은 저항으로 맞섰다.

모험의 시대는 계속됐다.

유럽에서 신세계를 향한 탐험 비용은

군주들, 대신들, 부유한 상인들이 조달했다.

상인들은

탐험 성공시에 이익을 분배받는 조건이었다.

 


무늬는 '발견의 시대'지만

속 사정은 '탐욕의 시대'였다.

이런 시대정신을 보여준 주인공이 나타났다.

각국의 군주들과 재무대신들을 현혹시킨

스코틀랜드의 존 로였다.

악덕 금융업자였던 그는

루이 15세를 위해 당시로선 매우 선진적인

신용제도와 은행제도를 고안했다.

 


위험천만한 기획이었다.

미시시피 회사

서인도제도와 북아메리카의 프랑스 식민지에서의

교역권을 갖고 있었고,

존 로가 설립한 은행인 방크 제네랄과 운명공동체였다.

그는 미시시피 강 지역의

풍족한 자원을 개발하려는 욕심에 사로잡혀

프랑스 국채를 상환하겠다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고 말았다.

미시시피 회사는 고수익을 장담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1719년 1월, 시시피 회사의 주식이

일반인들에게 주당 500 리브르로 제시됐다.

이 회사의 주식은 유럽에서 인기를 끌며

그해 12월 주가가 1만 리브르까지 폭등했다.

그러나

주식은 1년도 지나지 않아 휴지 조각으로 전락했고,

결국 일확천금을 노린 암스테르담의 상인들과

수천 명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었다.

 


존 로의 실수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18세기에는 건실한 금융기관들이 여럿 설립됐다.

1800년에는 런던에만 70개의 은행이 영업했다.

최초의 은행권과 수표가 출현했다.

한때

국왕과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금융기관이

점차 대중적인 성격을 띠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금을 확보한 은행만 믿어야 한다는 점도 배웠던 것이다.

 




 


18세기와 19세기는 산업혁명의 시기였다.

이 시기에 돈, 부, 금융 등이 혁명적인 변화를 겪었다.

약 200년 동안 세계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10배 상승했다.

생활수준도 향상되면서 인구도 6배가 증가했다.

석탄을 연료로 삼은 기계의 발전은

제조업, 광업, 교통, 기술 등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비용이 점점 많이 들자

자본투자자와 금융업자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졌다.

 


제품이 활발하게 생산되고 거래되면서 돈이 순환했다.

하지만

그 순환은 불공평했다.

고용주가 노동자보다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의 돈은

은행을 이용하기보다 가족에게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새로운 금융기관과 절차가 등장함에 따라

현대식 금융제도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20세기 후반에

돈은 금속 동전, 면綿 지폐, 종이 수표 등에서 벗어나

새롭게 변신했다.

신용카드, 직불카드 덕분에

직접 돈을 건네줄 필요가 없어졌다.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대용화폐의 일종인

포인트 제도 같은 실험적 수단이 등장했다.

이제 사람들은

'화폐의 종말'에 관해 말하기 시작했고,

동전과 지폐 없이 거래하는 세상을 꿈꾸기 시작했다.

 




 

 

요즘 우리는 물건의 정해진 가격을 지불하는 대신에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한 입찰에 나서고 있다.

오늘날 포인트 제도와 회원보상 제도는

세계경제의 소비지출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20세기에는 소비습관도 눈에 띄게 바뀌었다.

오늘날 서구의 여러 나라에서는

통화량의 10%가 전산망을 통해 지출되고 있다.

 


돈의 형태와

사람이 돈과 맺고 있는 관계가 바뀜에 따라

새로운 위험도 대두되고 있다. 

상환 방법에 대한 고려 없이 눈덩이처럼 쌓인 부채는

21세기 초반의 현상이었다.

2007년에서 2009년 사이에

신용카드 소지자, 저당권자, 기업 등이 빌린 차용금을

지탱하던 신용제도가 무너지면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위기가 일어났다.

 




 

 

2011년 기준으로

세계에는 약 1,210명의 억만장자들이 있고,

그들의

순자산을 모두 합친 금액은 약 4조 5천억 달러다.

이들 명단에는

몇몇 나라의 통치자나 독재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소위 브릭BRICs 국가군에 속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부유한 사업가들이 출현했다. 

그들은

서로 다른 각자의 성공담을 갖고 있지만,

그들의 조국은

모두 세계자본주의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브라질의 신흥 억만장자들은

주로 농업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반면에

러시아와 중국의 억만장자들은

석유와 가스 산업 같은 중공업 분야의

민영화를 발판으로 부를 쌓았다.

한편

인도에서는 민주주의와 교육이

과학기술이나 서비스업과 결합되면서 부가 창출되었다. 

한 나라에서

일 년 동안 일어난 경제활동의 총합을

국내총생산GDP이라고 한다.

국내총생산의 증감은

그 나라의 경제적 건전성을 엿볼 수 있는 지표다.

원칙적으로 국내총생산은

생산, 수입, 지출의 3가지 측면에서 계산할 수 있다.

한편 국민총생산GNP은

한 나라의 국민들이 일 년 동안 생산한

재화와 용역의 총합이다.

따라서

국민총생산에는

그들이 해외에서 생산한 재화와 용역의 가치도

포함될 수 있다.

 


국내총생산과 거기서 파생된 다른 투입과 산출은

정치인과 경제 관료가 늘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이다.

그들은

권력의 지렛대뿐만 아니라 돈의 지렛대도 활용할 수 있다.

그들은 위축된 경기를 부양하거나

과열된 경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

그것은

그들이 항상 노심초사하며 시도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다.

차입 규모가 지나치게 클 때

정부는 세금을 올리거나

지출을 줄이는 긴축정책을 펼칠 수 있다.

 반대로

성장이 지체되고 경기가 후퇴할 때,

정부는 세금을 낮추고 지출과 차입을 늘림으로써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 



 



G8과 G20 정상회의는

정기적으로 열린다.

대부분의 협상은 사전에 타결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들 정상회의는 세계의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시성 행사로 볼 수 있다.

주요 현안이란

대개 금융 문제를 가리키고,

최근의 의제는 금융위기 대처방안이었다.

세계 금융제도의 상호연관성이란

쉽게 말해

미국의 소도시 금융기관의 파산이

일본 도쿄나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정치인은 세계적 시각에서

돈과 돈의 흐름을 바라보아야 한다.

아울러 순식간에

자국 통화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 경제의 강점과 약점도 간파해야 한다.

사실

특정 국가의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상당수는

외국인의 소유로 넘어갈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의 국채 총액 16조 4천억 달러 가운데

외국이 보유한 비율은 32%가량이다(4조 4,500억 달러).

특히

중국은 미국 국채의 약 8%를 갖고 있다.

이것은

마치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은행 지점장 역할을 맡은 형국이다.

 


중앙은행의 핵심적 역할은

주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한

통화정책을 실시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다수의 경제학자들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여러 가지 경제모형을 보유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책정할 때

그리고 지폐와 동전을 발행하거나

없애서 통화량을 관리할 때

'위험의 균형'을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중앙은행은

신규 화폐를 발행하고 유통시킬 수 있는

무한한 능력이 있다.

 


중앙은행은 다양한 지렛대를 이용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물가안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러한 지렛대들은

아주 신중한 조율과정을 거쳐 집행되지만,

투자심리와 소비심리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급격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때가 많다.

 


중앙은행은

시중 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의 금리인

'익일물 금리'의 변동 추이에 늘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 '도매'금리는

시중 은행들이 서로에게 돈을 빌려줄 때의

금리(이른바 '은행 간 거래'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도매금리는

소매경제에서 상업용 대출,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등에 적용되는 주요 금리들과의 차이가

너무 크지 않아야 한다.

 

 

 


세계 유수의 중앙은행

 


미국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유럽중앙은행

영란은행

일본은행

스위스 국립은행

 




 


이어서

세계의 여러 은행에 대한 소개와

그 역할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되며,

금융시장과 투자,

기업,

통화량,

그리고 돈과 관련된 범죄행위 등을 설명한다.

이처럼

금융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신기한 이야기가 되고,

이미 잘 아는 사람들에겐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한 정리의 기회로 다가온다.

 


21세기 중반에는

과연

어떤 나라가 세계경제를 장악하고 있을까?

 HSBC은행의 세계조사부가

 2012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국적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나이트프랭크(Knight Frank)와

시티프라이빗뱅크(Citi Private Bank)의

2012년 세계 부(富) 보고서(Wealth Report)에서는

2020년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지만

2050년에는 인도에 추월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돈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소득의 불평등으로 시작해

미래의 세계 경제에 대한 것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미래에는 주류 경제학에서 외면하는 접근법을 통해

경제 현상을 설명하려는 비주류 경제학의 입지가

강화될지도 모른다.

 

물론 앞으로 몇 년 뒤

경제학에

전면적인 혁명의 바람이 몰아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경제학은 새로운 도전과제와 환경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인 발전을 겪을 것이다.

 

 

 

"오늘의 연설 주제는

'경제학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입니다.

내가 이 주제를 택한 것은

경제학이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나는 경제학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로널드 코스.

199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