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실

숙맥의 유래(내고향/산들에)

오토산 2017. 2. 11. 22:56

 

숙맥(菽麥)의 유래

 

"이 숙맥아, 도대체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듣겠어?"

여기에서 '숙맥'이라는 말은 '바보, 멍청이' 등 뭔가 모자라는 듯한 사람에게

쓰이는, 결코 자주 듣고싶지 않은 말이다.

숙맥은 한자어로서 콩을 뜻하는 숙(菽)과

 보리를 뜻하는 맥(麥)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낱말이다.

그런데 콩과 보리가 어떤 연유로 이렇게 부정적인 말로 쓰이게 되었을까?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숙맥불변(菽麥不辨)'이란 말이 나온다.

중국 최초의 역사서인 〈춘추〉에는 춘추시대에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 주해서가 있는데

이를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또는 〈좌씨전〉〈좌씨춘추〉

〈좌전〉이라고도 한다.

춘추시대 진(晉)의 도공(悼公)에게 형이 있었는데 콩과 보리도 구별을 못할

정도로 우둔했기 때문에 대신들은 형을 제쳐놓고 동생을 왕으로 세우게 된다.

사람들은 그를 두고 콩과 보리도 구별못한다 하여

‘숙맥불변(菽麥不辨)’이라 표현했다.

 

어리석고 못난 사람, 바보를 가리키는 말로 한국 속담에

‘낫놓고 기역자도 모른다’와 같은 뜻이다.

원래 숙맥불변으로 쓰여 왔지만 나중에 불변을 생략하고

숙맥이라는 말만 남은 것이다.

 

한자어에는 이렇게 글의 일부를 생략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 예로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은

요즘은 '고희'로 축약되어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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