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란다.
봄은 꽃이 피어야 봄이다.
바람이 불어야 봄이고
내 마음에 봄향기가 담겨야 봄이다.
아직도 겨울 언저리를 서성이고 있는데
미국에 사는 친구가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무슨 미련이 있어서도 아니건만 그냥 마음은 그렇다.
그래서 봄 꽃을 보러 나섰다.
역시 봄은 이미 와있었고 꽃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참꽃도 매화도, 그리고 들꽃들도. . .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봄은 벚꽃으로 왔다가
꽃비내리며 바람따라 가버린다 했는데
여기 안동의 강변 꽃길도 어느곳보다 더 보기좋은 꽃길이다.
수십년 묵은 왕벚꽃이 흐드러지게 제각기 피어나
오고가는 사람들을 봄으로 젖게 한다.
오늘 새벽산책길에 만나는 벚꽃은
나에게 정말 많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때론 조잘거리는 잔소리로 또 때론
마음 살랑이는 정겨운 속삭임으로
그리고 다독거리며 겨울성애를 녹이느라 꽤 말수가 많았다.
그래서 고마왔다.
누가 뭐래도 우리는 오늘이다.
그저 그런데로 오고가는 봄이어도
꽃은 피고지고 바람에 날려가도
나는 그저 오늘을 살뿐인것을. . .
내일은 그저 하늘에 맡겨두고
어제는 이젠 그만 씻고 비워내어
오늘을 알뜰히 살뿐이다.
오늘이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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