吉先生(旌閭)를 지나며 - 퇴계 이황
朝行過洛水 (조행과락수) : 아침에 길을 떠나 낙수를
지나니
洛水何漫漫 (낙수하만만) : 낙수는 어이하여 그리도 길고 길며
午憩望鰲山 (오게망오산) : 낮에는 쉬면서 오산을 바라보니
鰲山鬱盤盤 (오산울반반) : 오산은 구불구불 울창도 하구나
淸流徹厚坤 (청류철후곤) : 맑디맑게 흐르는 물 두터운 땅 뚫었고
峭壁凌高寒 (초벽릉고한) : 깎아지른 절벽은 하늘 높이 솟았으니
有村名鳳溪 (유촌명봉계) : 거기에 봉계란 마을이 하나 있어
乃在山水間 (내재산수간) : 산과 물 그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오
先生晦其中 (선생회기중) : 선생이 그 가운데 숨어서 살았으니
表閭朝命頒 (표려조명반) : 조정에서 영을 내려 정려를 표하였네
大義不可撓 (대의불가요) : 대의가 흔들리지 않음이여
豈曰辭塵寰 (기왈사진환) : 티끌세상 싫어서라 어이 그리 말하랴
千載釣臺風 (천재조대풍) : 천년이라 조대의 풍조여
再使激東韓 (재사격동한) : 또다시 동한 땅에 울리게 되었구나
扶持已無及 (부지이무급) : 나라를 부지함은 이미 가망 없었으나
植立永堅完 (식립영견완) : 절개를 세움이여 길이 굳고 완전토다
丈夫貴大節 (장부귀대절) : 장부는 큰 절개를 귀하게 여기나니
平生知者難 (평생지자난) : 한평생 그 마음을 아는 이 드물었네
嗟爾世上人 (차이세상인) : 아아 그대 세상 사람들이여
愼勿愛高官 (신물애고관) : 부디 높은 벼슬일랑 사랑하지 말아라
길 선생(吉先生)의 정려(旌閭) :
야은(冶隱) 길재(吉再)가 고려 말에 나라가 망할 징조를 보고
고향인 선산(善山)으로 내려와 금오산(金鰲山) 아래 낙동강(洛東江) 가에 숨어 살면서,
조정에서 벼슬을 주어도 받지 않고 절개를 지켰다.
조정에서 절의를 가상히 여겨 정려를 내려 주었다.
천년이라 …… 되었구나 : 조대(釣臺)는 한(漢)나라
엄자릉(嚴子陵)이 고기 낚던 곳을 말한다.
벼슬을 마다하고 숨어 살던 엄자릉의 고상한 풍조가,
다시 조선에 와서 길야은(吉冶隱)의 절개가 되었다는 뜻이다..
편집: 한국 네티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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