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실

학해부(낙여)

오토산 2018. 1. 12. 11:23



學海賦(학해부)

  [鶴峰 金誠一]


 


貓余生之淟涊은     보잘 것 없는 내 삶 비천하고 더러움은


                           貓 : 작을묘. 淟 : 때낄전. 涊 : 땀날년.


類坎蝸之守陋라      달팽이 제 껍데기 지키는 것과 같네.


空聞海而蹢蹢하며  괜히 바다 넓다는 말만 듣고 주저하며


                             蹢 : 머뭇거릴척.


汨十年其貿貿라   어느덧 십년 세월 깜깜하게 보냈도다.



幸觀水之有術하야  다행히 물을 보는 데에 방법 있어서 潒 : 세찰상.


泛學海之巨潒이라  학문 바다 아득히 넓은 데에 뜨게 됐네.


驚渺濔於望洋하고  넓은 바다 바라보며 끝없어서 놀라고


嘆源泉之不窮이라  근원되는 샘 찾을 길 없어서 탄식했네.



原夫是海之泓廣하면  저 바다의 크고도 넓음을 따져보면


蓋天壤之所獨이라  하늘과 땅 사이에서 유일한 존재이네.


生非資於天一한데  태어남에 하늘에 힘입지 않았는데


成豈仍於地六가   이뤄짐에 그 어찌 땅에 의지 하였겠나.



羌流動於自然하야  아아, 자연 속에서 흐르면서 움직이어


極溟沱而涵渾이라  천지의 원기까지 모두 받아들이었네. 沱 : 물이름타.


匯仁義之藪澤하고  인의의 연못을 두루 다 선회하고 匯 : 물합할회.


包理窟之淵源이라  이치 굴의 연원을 모두 포괄하였네.



浸詩書之經脈하고  시와 서의 경맥 속에 깊숙이 스며들고


流禮樂之文章이라  예와 악의 문장 속에 흘러서 들어갔네.


納古今於一瀦하고  고금을 한 웅덩이에 받아들이고 瀦 : 웅덩이저.


囿乾坤於中央이라  건곤을 한복판 속에다가 가두었네.



放彌漫乎六合하고  온 천지에 가득히 차도록 흩어졌고


逝晝夜兮浩洋이라  큰 바다로 밤낮없이 흘러서 들어갔네.


活水來朝乎源頭하니  쉼 없이 흐르는 물 근원에서 흘러오니


道脈旁通乎一元이라  도의 명맥 한 원기에 두루 다 통하였네.



呑吐天雲之光影하고  하늘과 구름 광채 삼키고 뱉고 하고


上下鳶魚之飛潛이라  하늘에는 새가 날고 물에는 고기 노네.


光風來兮水上하고  비갠 뒤 맑은 바람 수면위에 불어오고


霽月印兮波心이라  맑은 하늘 뜬 달은 물속에 비치누나.



乘一氣而盈虛하며  한 기운을 타고 올라 가득 찼다 텅 비며


涵萬善而噓吸이라  모든 선을 받아들여 내쉬고 들이쉬네.


非雨集於溝澮어늘  봇도랑에 빗물이 모인 것이 아니거늘


豈除滿於朝夕가  그 어찌 조석으로 차고 줄고 하겠는가.



恒古今而不渴하야  고금토록 영원불변 마르지 아니하여


謇淵泉而溥博이라  깊은 샘서 흘러나와 온 천하에 미치누나.


                           謇 : 떠듬거릴건.



顧爲物之至大하야  돌아보니 바다의 물체 됨이 지극히 커


諒寶藏之所興이라  참으로 보물이 나오는 바로구나.


天地由是而位育하고    천지가 이로 인해 만물을 양육하고


日月由是而運升이라    일월이 이로 인해 제대로 운행하네.



洋洋峻極之功用이요     양양해라 저 하늘 끝에 닿은 공용이요


渾渾生物之不測이라     혼혼해라 만물을 생성시킨 공이로세.


注儒林而漑根하고        유림에 물을 대어서 뿌리를 적셔주고


灌藝苑而施物이라       예원에 물을 대어서 만물에게 혜택 줬네.



流宇宙之元氣하고   우주의 원기 흘러 유통하게 하였고


暢陰陽之屈伸이라   음양 굴신하는 것을 창달시키었네.


包費隱而不遺하고   빠뜨림 하나 없이 비은을 포괄하고


作經緯於八極이라   천하의 저 끝에다가 경위를 만들었네.



探厥中之所存하니  그 가운데 존재하여 있는 것을 살펴보니


浩浩乎天地萬物이라  천지간에 만물들이 드넓기도 하구나.


噫玆學之爲海는  오호라 이 학해의 바다 된 모양새는


蓋不容於蠡度라  표주박 가지고서 재는 것을 허용 않네. 蠡 : 표주박려.



始余泝流乎本源하야 내 가 처음 본원에 거슬러 올라가서


念疏鑿之所始라  땅을 뚫어 물 통하게 할 곳을 생각했네.


肇尼丘之濯漢하야  니구가 몸을 씻은 강한에서 시작하여


浚深源於洙泗수 사에서 근원이 깊은 샘 물길 텄네.



疎胸海之蕩瀁하고  흉해 속에 일렁이는 물결 소통시키고


注玉淵之淸瀾이라  옥연의 맑디맑은 물결을 끌어 댔네.


集萬流於大成하야  대성에서 모든 지류 흘러들게 하여서


漲文波於八寰이라  온 천하에 문화의 물결 넘실대게 하였네.



滌春秋之風雨하고 춘추 시대 비바람을 깨끗이 씻어내고


洗萬古之心胸이라 만고의 심흉을 말끔하게 씻어냈네.


嘉七十之問津하야 칠십이명 제자들 문진한 일 아름다워


競泝洄而從之다투어 물 거슬러 올라가서 따랐네. 洄 : 돌아흐를회.



或沈潛而 ** 혹 마음을 가라앉혀-원문 2자 빠졌음-


或咏歸於春風이라 혹 봄바람 속에 시를 읊으면서 돌아왔네.


隨所得之淺深하야 깨달은바 깊고 얕은 정도에 따라서


咸澡身而浴德이라 모두 몸을 깨끗이 씻고 덕에 목욕했네.



逮鄒聖之再疏하얀 맹자가 다시 물길을 뚫음에 미쳐서는


乃觀瀾而私淑이라 여울목의 물결 흐름 보고서 사숙했네.


闢楊墨之狂瀾하고 양주와 묵적의 거센 물결 물리치고


揚道德之淸派유교 도덕 맑은 물결 일렁이게 하였네.



覽在山之順流한데 산의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 보건데


功豈在於禹下그렇게 한 공이 어찌 우왕(治水한 공) 보다 아래겠나?


喟聖遠而派別하니 성인 시대 멀어져 여러 갈래 나눠지자 喟 : 한숨위.


憫澆漓於漢唐이라 한 당 시대 이르러 경박하게 되었네.


澆 : 물댈요. 경박할요. 漓 : 스며들리.



彼學潮與湖瀾저 바다와 호수의 물결 배운 사람들이


縱餘波之可挹이나 남아있는 물은 비록 퍼 낼 수 있었지만


然昧源而汨末流하니 원천에는 어두운 채 말류에만 골몰하니


孰潛泳而有得누가 물속에 헤엄치며 깨달을 수 있을가.



回首廬山하니 여산으로 머리 돌려 바라보니


活活濂溪로다 콸콸 대며 흘러가는 염계로구나.


浚源洙泗하야 수수와 사수 본원의 샘 물길을 뚫어


導流東西동쪽으로 서쪽으로 인도하였네.



惟伊與洛생각건대 저 이수와 낙수 두 물은


百王所宗이라 백 왕 들이 모두 높이 받들었도다.


龍德正中하야 聖人의 덕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厥施斯廣이라 그 은덕을 베푼 것이 매우 넓도다.



歸來武夷하니 무이산 산속으로 되돌아오니


玉海千尋이라 옥해가 깊고 깊어 천 길이구나.


救千濁於一膠하야 한 치의 아교로 천 길 탁수 맑게 하여


濟昏塾於陸沈이라 우매한 속에 빠진 사람들을 구제했네.



竟統宗而會元하니 끝내 유파 통합하여 일원으로 모으니


源益遠而益長이라 본원 더욱 멀어지고 깊어지게 되었네.


想玆海於此日하니 지금에 와서 학해 바다 생각을 해보니


渺端倪之叵量이라 아득하여 처음과 끝 헤아릴 수가 없네.


倪 : 어린이예. 叵 : 어려울파.



偉群聖之治水하니 거룩하다 여러 성인 물길을 다스리니


功萬古而永賴만고토록 영원히 그 공에 힘입누나.


夫何洪水之崩山홍수가 어찌 산을 무너뜨리겠는가!


蓋無人之觀海바다를 볼 줄 아는 사람이 없는 거네.



世皆蝸潛於勺水하니 세상사람 달팽이라 일작수에 몸 감추니


孰龍遊於巨壑이랴 누가 용이 큰 바다에 노는 것 같이 되랴.


眞源日而淪喪하고 진원은 갈수록 더 상실되고 없어지고


正脈爲之充塞이라 정맥은 그로 인해 아니 흘러 막히었네.



曰余生此末流兮내가 비록 이 말류의 세상에 났지마는


夙有志於朝宗이라 일찍부터 조종하는 데에다 뜻 두었네.


惧不塞而不流하야 탁류를 안 막으면 청류 아니 흐름 겁내


排濁浪之洶洶이라 거세게 흐르는 탁류 물결 물리쳤네.


洶 : 물살세찰흉.



行無事道禹智하야 뒷날에 일 없도록 禹王처럼 물길 끌어


日游泳而涵澤이라 날마다 헤엄치며 은택에 몸 적시었네.


苟盈科而後進이면 참으로 웅덩이에 가득 찬 뒤 흐른다면


庶會宗之有日이라 바다로 흘러들어 모일 날 있을 거네.



乃爲之歌曰 이에 노래 지으니 그 노래는 이러하네.


水哉水哉 물이여물이여 찬미했나니


何取水也어찌하여 물에서 취하였던가.


有源若是하니 근원이 있는 것이 이와 같으니


是之取爾바로 그걸 취한 것이로구나.



淵淵其淵이요 깊고도 조용한 그 못 물이요


浩浩其天이라 넓고도 드넓은 그 하늘이네.



混兮闢兮하니 혼돈에서 처음으로 개벽되니


洋溢無邊하야 넘치어서 흘러나옴 끝이 없어서


元氣之會하고 만물의 정기가 모두 모였고


大化之融이라 큰 조화가 한곳으로 융합되었네.



不有聖兮성인께서 계시지 않았더라면


孰疏孰通하며 누가 물길 뚫고 소통시켰겠으며


不有海兮드넓은 저 바다 없었더라면


百川何宗모든 강물 어디에 모였겠는가?


聖乎海乎거룩한 성인이여 넓은 바다여


蕩蕩其功이라 호호탕탕 드넓은 그 공이로다.


盍往遊乎리오 거기 가서 어찌 놀지 아니하리오


吾黨文龍이여 우리당의 빼어난 문사들이여.


'인문교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吉선생 정려를 지나며(퇴계 이황)  (0) 2018.02.16
5현종사(낙여)  (0) 2018.01.26
제사란(이면동)  (0) 2017.12.18
안동사람들이 가야할 길(내고향/일천)  (0) 2017.10.18
퇴계선생의 예견  (0) 2017.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