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실

혼인(婚姻)과 결혼(結婚)에 대한 소고(小考)

오토산 2020. 5. 3. 12:05



혼인(婚姻)과 결혼(結婚)에 대한 소고(小考)


. 서론(序論)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불행하게도 문화(文化)의 혼란기에 살고 있다.

고대국가로부터 오천년의 역사를 지나오면서

 일찍이 오늘날처럼 정체성에 빠져 있음은 매우 심각하리만치 하다.


그러나 우리 젊은이들은 이러한 혼란스러움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니

 더욱이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전쟁과 기아가 많았던 옛 시절들에 비하면

아무런 근심걱정도 없이 살기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기는 하나,

그 속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소용돌이가 숨어 있다.

소위 예()의 문란(紊亂)과 전통(傳統)의 몰락(沒落)이 그것이다.


수천 년 동안의 우리민족만의 습속(習俗)과 전통이 사라지고,

 정체성마저 혼란스러워지는 이 현상은 구한말 격동의 세계정세 속에서

개방이라는 미명아래 서양의 문물이 물밀 듯 들어오면서 부터였다.

서구열강의 선진문물이 들어온 지 200여년, .서양의 문화차이로 인한

우리의 전통이 명맥마저 유지하기 어려우며 이제는 그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오늘 특별히 [아동가족의 이해]라는 강의시간을 통해 고연경 교수의

배려로 혼례(婚禮)라는 주제를 정하여 혼인(婚姻)과 결혼(結婚)에 대한

그 진정한 뜻을 알아 보고자 한다.


. 본론(本論)

먼저 가족(家族)이란 무엇인가?

우선 설문해자로 풀어보는 글자의 어원부터 살펴보자.

(-집 가)는 집을 뜻하는데 한자부수인 집 면() 아래에

돼지 시()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글자로서 돼지를 한 지붕 아래서 기르는 집이었으나,

돼지는 새끼를 많이 낳는다는 데서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집의 의미로 쓰인다.


(-돼지)우리말로 이라 하는데
은 곧 돋아있는다른말로 높이 솟아있는의 뜻으로 누대가 높이 솟아 잇고

 여러 세대가 한 집에 사는 여러 개의 옥()으로 이루어진 큰 집을 말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의 안에 있는 는 토템(동양의 고대사회에서는

돼지를 토템으로 생각했다)으로 하는 사람들의 표시이며

동시에 여러 세대가 함께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

 높이 돋아있는집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자에 대한 이런 개념들이 정립이 되고 나면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호칭인 ◯◯를 붙이는 까닭을 알 수 있다.


(-겨례, 무리 족)은 언(-깃발 나부끼는 모양 언)+(-화살 시)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글자로 같은 핏줄의 무리가 깃발을 세워 적을 무찌른 데서

겨례의 의미로 쓰인다.

이처럼 가족이란 씨족의 공동체로서 깃발이 나부끼는 모양 아래에화살이 서 있는

형상이니, 씨족이나 종족의 혈연관계로 단합하여 적을 물리친다는 의미로

해석되어 같은 부족의 깃발 아래에서 협력하여 종족의 번성을 누려 왔으며,

주나라 국가제도에서는 백가(百家)를 일족(一族)으로 삼았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을 소중히 생각하여야

하며, 나아가서는 우리 민족의 공동체까지도 아끼고 서로 사랑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분쟁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이 도래할 수 있을 것이다.

家族의 설문해자


1. 혼인(婚姻)
혼인이라 함은 두 남녀의 만남과 결합보다는

그들로 인한 두 집안의 결합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남녀가 서로 결합하여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고,

 사회를 이루어 국가를 형성하여 세세년년 종족을 퍼뜨리고 이어가는 일들이

우주만물 속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모든 생명체가 그러하듯이 암수가 결합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못하며,

남녀가 결합하지 않으면 그 역사는 단절되고 만다.

어쩌면 인류의 역사를 창조해 나가는 성스러운 의식(儀式)이자

 일생의례(一生儀禮)속의 하나인 혼례(婚禮),

그 의식 속에서 혼인(婚姻)에 대하여 옛 선현의 기록과 말씀들을 통하여

그 의미를 되새겨 본다.


우선 혼인(婚姻)이라는 글자의 어원부터 알아보자.

(-혼인할 혼)은 여(-계집 녀)와 혼(-어두울 혼)이 합쳐진 글자로서

<남자가 어두울 때 여자집으로 찾아가 장가든다>로 해석할 수 있다.

의 옛 글자는 인데 시대의 변천으로 오늘날에는 으로 쓰고 있다.

앞에 글자 는 설문해자에 한 여자가 무릎을 꿇고 앉아

(옛사람들은 자리를 깔고 앉았다) 두 손을 얌전하게 가슴 앞에 놓은 모양이다.


뒤에 오는 글자 은 갑골문에 새겨져 있는데, 사람이 두 팔을 반쯤 들어 올리고

서 있는데 팔뚝 높이 아래까지 태양이 떨어져 서산으로 지는 모습이다.

이 글자를 또 해자하면, 낮을 저(:근본이란 뜻도 포함) 아래에

 태양() 이 있으니 <날이 저문다>로 풀이될 수 있다.

그러나 본뜻은 날이 저물 때” “어둡다” “어리석다의 뜻으로도 쓰인다.

실제로 옛날에는 결혼식을 해가 질 무렵인 저녘에 올렸다고 한다.


이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풍습이었다.

 그리하여 해가 진 저녘무렵에 올렸다 하여 혼인하다의 의미로 쓰였다.


의 설문해자

다음은 인(-혼인할 인)을 해자하면 여(-계집 녀)와 혼(-인할 인)이 합쳐진

글자로서 <여자가 남자로 인하여 결혼하게 되다>로 풀이되니 혼인하다
아내의 의미가 포함되기도 한다.


의 옛 글자는 인데 시대의 변천으로 오늘날에는 으로 쓰고 있다.

앞에 글자 는 앞서 설명하였고,
뒤에 오는 글자 은 사각 테두리() 속에 사람이 큰 대()자로 누워 갇혀 있는

 형국이니 사람이 담을 치고 산다는데서 의지하다” “인하다로 쓰여지고 있다.

의 설문해자


따라서 혼()과 인()을 연결하면 혼인(婚姻),

 즉 남자의 집안인 혼(-음양 중 에 해당함)

여자의 집안인 인(-음양 중 에 해당함)

서로 결합하게 되니 이를 혼인이라고 한다.


이렇듯 혼인이란 성스럽고도 소중한 뜻을 담고 있으니

 결혼(結婚)이라는 글자와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

혼인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옛 선현의 말씀과 문헌을 통해

그 의미들를 인용해 가면서 설명하고 이해해 보자.


혼인은 혼례에 포함되며,
혼례는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나오는 길례(吉禮), 흉례(凶禮), 군례(軍禮),

 빈례(賓禮), 가례(嘉禮) 중 가례에 해당하는 의례로 관례(冠禮)와 계례(笄禮),

 혼례(婚禮)와 진연(進宴), 책봉(冊封)의식 등을 행하는 의례이다.


먼저 조선왕조(朝鮮王朝)을 창업하는데 일등공신이었던 삼봉(三峰) 정도전(鄭道傳)

 혼인(婚姻)을 어떻게 생각하였을까?

그가 집대성한 조선 최초의 국가법전인

조선경국전(朝鮮徑國典)에는 혼인의 의미에 대하여 이렇게 기록하였다.


예기(禮記)에 이르기를,

남녀(男女)간에 구별이 있은 연후에 부자(父子)간이 친해지고,
부자간이 친해진 뒤에 의()가 생기고, 의가 생긴 뒤에 예()가 이루어지고,

예가 이루어진 뒤에 만물(萬物)이 편안해진다.하였다.

남녀란 인륜의 근본이며 만세의 시작인 것이다.


그러므로 역경(易經)에서는 건()ㆍ곤()을 첫머리에 실었고,

서경(書經)에서는 이강(釐降 치장해서 시집보내는 일)을 기록했으며,
시경(詩經)에서는 관저(關雎)를 기술하였으며,

예기(禮記)에서는 대혼(大婚)에 대해서 공경스럽게 다루었으니,

성인이 남녀를 중히 여김이 이와 같았다.


삼대(三代-夏 殷 周나라) 이래로 나라의 흥폐와 가정의 성쇠가 모두 이것으로

연유되지 않은 것이 없었는데, 근래에는 혼인하는 집안이 남녀의 덕행이

 어떠한가는 따지지 않고 일시의 빈부만을 가지고 취사를 하는가 하면,

또 배필을 서로 구할 적에는 터놓고 하지 않으면 비밀로 하여 이 사람에게 중매하고

저 사람에게 혼인하기를 마치 장사꾼이 물건을 파는 것처럼 하여,

타성끼리 혼인을 하고 구별을 두텁게 하는 뜻이 전혀 없다.


그리하여 더러는 옥송(獄訟)을 일으키기도 하고, 더러는 침해를 입히기도 한다.

또 친영(親迎)의 예가 폐지되어, 남자가 여자의 집에 들어가게 되는데

 부인이 무지하여 자기 부모의 사랑을 믿고 남편을 경멸하는 경우가 없지 않으며,

교만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날로 커져서 마침내는

 남편과 반목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가도(家道)가 무너지는 것은 모두 시작이 근엄하지 못한 데서 연유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에 있는 사람이 예를 지어서 이를 정제하지 않으면

어떻게 그 풍속을 통일시킬 수 있겠는가?

신은 성경(聖經)을 상고하고 본시(本始 인륜의 근본과 만세의 시작)를 삼가서

혼인편(婚姻篇)을 짓는다.라고 하였다.

효경(孝經)의 외전 하(外傳 下)편에서는 혼인과 관련하여

두 집안이 만나 친인척으로 이루어지면서 생겨나는

여러 가지 가족 간의 호칭이라든지 그 의미해석을 기록하여 놓았는데,

그 내용은 예문을 들어가며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지어미가 지아비의 아버지를 구(:시아비 구)라 하고,

지아비 어머니를 고(:시어미 고)라고 하고,

구고(舅姑:사아비와 시어미)가 살아 있으면 군구(君舅), 군고(君姑)라 하고,

죽은 뒤에는 선구(先舅), 선고(先姑)라고 한다.


- 국어(國語)노어(魯語), 내가 선고(先姑)에게 들었다.했다. -

지아비의 서모(庶母)는 소고(少姑:작은 시어미)라 하고,

지아비의 형은 형공(兄公)이라 한다.

- 지금 시속(時俗)에서 형종(兄鍾)이라 부르는 것은 말이 잘못 전변된 것이다. -

지아비의 아우는 숙(:아재비 숙)이라 하고, 지아비의 누님은 여공(女公)이라 하고,

지아비의 누이 동생은 여매(女妹)가 된다.


아들의 처가 부(:며느리 부)가 되는데,

장부(長婦:큰 며느리)는 적부(嫡婦:정실의 며느리),

중부(衆婦:많은 며느리)는 서부(庶婦:여러 며느리)이며,

딸의 지아비는 서(婿-사위 서)이고,

(婿:사위)의 아버지는 인()이며,

(:며느리)의 아버지는 혼()이다.


- 황혼 무렵에 혼례를 치르기 때문에 혼()이라고 하고,

지어미는 지아비를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이라고 한다. -

아버지의 당(:일가 또는 친족)은 종족(宗族:무리를 이룬 일가친척)이고,

어머니와 아내의 당은 형제(兄弟)이며,

며느리의 부모와 사위의 부모는 서로 혼인(婚姻)이라 부르고,

사위들끼리는 서로 아()라 부른다.


- 시경, 쇄쇄인아(瑣瑣姻亞)라고 하였고,
지금 강동(江東) 사람들은 사위들끼리 요서(僚婿)라고 한다. -

며느리의 친족은 혼형제(婚兄弟)이고, 사위의 친족은 인형제(姻兄弟)이다.

- 옛날에는 모두 혼인한 사이를 형제라고 불렀다. -

(:아내)은 부(:아내)와 같다.


- 서경()에 빈()하였다.하였다. -

나를 구(:장인)라고 부르는 자를 나는 생(:사위)이라고 부른다.

이상은 혼인(婚姻)으로 시경(詩經)의 이아(爾雅)편에 있다.


다음은 우리가 평소 혼례와 관련되어 궁금하였던 부분들을 정리하여 보자.


남녀(男女)란 무엇인가?

()()으로 모든 일을 맡는다는 뜻이고,

()()로 남을 따라간다는 뜻이다.

집에 있을 때는 부모를 따르고,
출가하면 지아비를 따르고,
지아비가 죽으면 자식을 따르는 것이다.


부부(夫婦)란 무엇인가?

()는 부()와 같으니, 사람의 도리로 붙잡아준다는 뜻이고,

 ()는 집안 일을 돌보며 남을 섬긴다는 뜻이다.


()란 무엇인가?
처는 제()와 같으니, 지아비와 나란한 인격자라는 뜻이다.

이는 천자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다 같은 것이다.

()은 접()과 같으니, 때로 군자를 접견한다는 뜻이다.

()에 이르기를, 첩이 여군(女君) 섬기는 것이 시부모 섬기는 것과 같다.하였다.


구고(舅姑)라 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구는 구()이고, 고는 고()이니

구고란 노인을 일컫는 말이다.


왜 지아비의 부모를 구고라 하는가?

존엄하기가 아버지와 같으나 아버지는 아닌 이가 구()이고,

친근하기가 어머니와 같으나 어머니는 아닌 이가 고()이다.

그래서 지아비의 부모를 구고라고 하는 것이다.


형제(兄弟)라 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형은 황()과 같으니 아버지의 법을 본받는다는 뜻이고,
제는 제()와 같으니 마음이 유순하고 행실이 돈독하다는 뜻이다.


자매(姊妹)라 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는 자()이고 매()는 말()이다.


- 지금 살펴보건대,
()는 자()가 되어야 옳으니,
모든 일을 자문을 받은 뒤에 한다는 뜻이고

()은 막내로서 언니를 섬긴다는 뜻이다.


남자 사이는 형제,
여자 사이는 자매라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남녀는 성()이 다르기 때문에 그 호칭을 달리한 것이다.


아버지의 형제는 세부(世父) 또는 숙부(叔父)라고 하고,

아버지의 여자 형제는 모두 고()라고 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세부와 숙부는 내친(內親)이기 때문에 호칭을 구별해 부르고,

고모는 어차피 남에게 시집갈 사람이기 때문에 통틀어 고모라 한 것이다.

자매는 어찌하여 구별하였는가?
자는 높고 매는 낮아 신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이 시집가고 장가드는 까닭은 무엇인가?

성정(性情)이 크기로는 남녀만 함이 없고 남녀의 사귐으로는 부부(夫婦)보다 더함이 없다.

그러므로 가취(嫁娶)의 예를 둔 것이니, 인륜을 중히 여기고 후사를 넓히기 위해서이다.


()에도 이르기를, 삼가 자손을 위해 가취시키되 반드시

 대대로 인의(仁義)가 있는 집안사람을 골라야 한다.하였다.


남자는 장가들고 여자는 시집가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은 독자적으로는 무엇을 할 수 없고 양()을 만나야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에 이르기를, 양이 선창하면 음이 화답하고,
남자가 가면 여자가 뒤따른다.한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제멋대로 가취하지 못하고

 반드시 부모를 거치고 매작(媒妁-중매인)을 통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치욕을 멀리하고 음일(淫佚)을 막기 위해서이다.


시경에 이르기를,
아내를 맞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반드시 부모에게 고해야 하느니라.

아내를 맞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매작이 아니면 되지 않느니라.하였다.

동성끼리 혼인하지 않는 것은 인륜을 중히 여기고 음일을 막아,

 금수와 같이 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서이다.


혼인(婚姻)이란 무엇인가?
황혼 무렵에 행하는 예이기 때문에 혼()이라고 하고,

아녀자는 지아비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인()이라고 한 것이다.

예를 황혼 무렵에 행하는 것은 양()이 음()에게 낮추는 뜻을 보이는 것이다.

여인이 구고(舅姑)를 섬기는 법은 배우면서 부모를 섬기는 일은 배우지 않는 것은

 아내와 남편은 한 몸이라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아내가 지아비를 섬기는 데 네 가지 예()가 있다.

즉 첫닭이 울면 일어나 세수하고 머리 빗고 매무새를 정돈한 다음 인사하는 것은

군신의 도이고,

서로서로 측은해하는 은애는 부자의 도이며,

가산의 유무(有無)를 회계하는 것은 형제의 도이고,

안방의 잠자리에 함께 있는 것은 붕우의 도이다.

그리고 아내를 내보낼 때도 반드시 전송하고 빈객을 대하는 예로 접하니,

군자의 절교가 소인들 사귐보다 오히려 나은 것이다.


()이란 무엇인가?

종은 높다는 뜻이다.

선조(先祖)를 맡고 있기에 종인(宗人)의 존경을 받는 것이다.

대종(大宗)은 소종(小宗)을 거느리고 소종은 군제(群弟)를 거느려,

가산의 유무를 서로 통용하니, 이것이 종인들을 다스리고 거느리는 길이다.


시조(始祖) 이후를 맡고 있는 자가 대종이니 이는 백세(百世)의 종이고,

고조(高祖) 이후를 맡고 있는 자는 5()가 되면 옮겨지는데,

위에서 조()가 체천되면 종()도 아래서 바뀌게 된다.


증조 이후를 맡고 있는 자는 증조종(曾祖宗),

조부 이후를 맡고 있는 자는 조종(祖宗),

아버지 이후만 맡고 있으면 부종(父宗)인데, 이를 다 소종(小宗)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소종이 넷, 대종이 하나로 모두 다섯 종()이 있는 것이다.


제후(諸侯)가 되면 탈종(奪宗)할 수 있고,

대부(大夫)는 탈종할 수 없으며 소종은 중간에 끊길 수 있어도 대종은 끊길 수가 없다.


()이란 무엇인가?
족은 한곳으로 모인다는 주()와 취()의 뜻이 있다.

살아서는 서로 친애하고 죽으면 서로 슬퍼하여 회합의 도가 있기 때문에

 족이라고 한 것이다.

족에 아홉 가지가 있는 것은 어째서인가?


부족(父族)이 넷, 모족(母族)이 셋, 처족(妻族)이 둘이 있다.

부족 넷은 아버지와 성()이 같은 자가 1()이고,

아버지 여자 형제가 시집가서 낳은 자녀들이 2족이고,

자신의 여자 형제가 시집가서 낳은 자녀들이 3족이고,

자신의 딸자식이 시집가서 낳은 자녀들이 4족이다.


모족 셋은 어머니의 부모가 1족이고, 어머니의 형제가 2족이고,
어머니의 형제의 자녀들이 3족이다.

처족 둘은 처의 아버지가 1족이고, 처의 어머니가 2족이다.


()을 꼭 구()로 분류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는 구()의 뜻으로 친소(親疏)와 은애(恩愛)의 구경(究竟)이란 뜻이다.


사람에게 성()이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은애(恩愛)를 숭상하고, 친친(親親)을 후히 하고,
금수(禽獸)와 멀리 하고, 혼인(婚姻)을 구별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무리를 구별하여 같은 무리끼리

살아서는 서로 사랑하고 죽으면 서로 슬퍼하게 한 것이다.

그리고 성이 같으면 혼인할 수 없는 것도 모두 인륜(人倫)을 중히 여기는 뜻에서이다.


()은 생()의 뜻인데
사람이 천기(天氣)를 받고 태어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씨()가 있는 것은 어째서인가?

그것은 공덕(功德)을 귀히 여기고, 기력(伎力)을 천히 여기는 뜻에서이다.

혹은 그의 관직[]을 씨로 하기도 하고, 혹은 그가 이룬 사업을 씨로 하기도 하므로

 그의 씨를 물으면 바로 그의 덕을 알 수 있으니,

사람으로 하여금 선한 일을 하라는 권면의 뜻이 있는 것이다.


혹은 자기 왕부(王父)의 자()를 씨로 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이는 제후(諸侯)의 후손이라는 것을 구별하여 멸망한 나라를 다시 일으키고

 끊어진 대()를 다시 잇기 위해서이다.


제후의 아들을 공자(公子)라고 하고, 공자의 아들을 공손(公孫)이라고 하며,

공손의 아들은 각기 자기 왕부의 자를 씨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에 중손(仲孫), 숙손(叔孫), 계손(季孫)이 있고,

()에 소(), (), ()씨가 있고,

 ()에 고(), (), ()씨가 있는 것이다.


사람에게 반드시 이름이 있는 것은 어째서인가?

자기 심정을 토로하고, 자기 도리를 다하고 인간을 존중하는 뜻에서이다.

자식을 낳아 석 달이 되면 아버지가 조묘(祖廟)에서 이름을 붙여 주는데,

이 일을 조묘에서 하는 것은 그 사당이 자식의 친묘(親廟)로서

그가 장차 종묘의 주()가 될 것임을 밝힌 것이다.


사람에게 자()가 있는 것은 어째서인가?

덕을 으뜸으로 치고, ()을 밝히고, 성인(成人)을 존경하는 뜻에서이다.

그래서 50에야 비로소 백(), ()으로 칭하는데

 이는 장유(長幼)의 차례를 밝히는 것이다.


칭호에 네 가지를 둔 것은 어째서인가?

그것은 4계절의 운행을 상징한 것으로 선()ㆍ후()ㆍ장()ㆍ유()

 형제의 상()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 장유에 따라 호칭을 백()ㆍ중()ㆍ숙()ㆍ계()로 한 것이다.

적장(適長)을 백()이라고 한 것은 백금(伯禽)이 그것이고,

서장(庶長)을 맹()이라고 한 것은 노()의 대부 맹씨(孟氏)가 그것이다.

남녀는 장()을 서로 달리 하여 각자 백ㆍ중을 따로 하는데,

그것은 음양(陰陽)이 각기 종시(終始)가 따로 있음을 상징한 것이다.


여인이 15세가 되면 백ㆍ중으로 칭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여인은 어려서 변하고 성숙이 빨라 음양의 길이 촉박하여

 15세가 되면 직임(織絍:길쌈하는 일, 또는 그런 사람)의 일에 통하고

생각도 안정이 되므로 허가(許嫁:시집가는 일을 허락함)를 하고,

계례(笄禮)를 올리고, ()를 쓰는 것이다.


여인의 성에 자를 붙이는 것은 어째서인가?
동성과는 혼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 밖에도 혼례(婚禮)에 대하여 설명하였는데,

천지가 합한 뒤에 만물이 흥기하니
- 예의 뜻을 밝힌 것이다.

 -혼례는 만세(萬世)의 시작이다.

이성(異姓)에서 취하는 것은 먼 사람을 가까이하고 분별을 두텁게 하려는 까닭이다.

- 동성(同姓)이면 혹 서로 무례함이 많다.

 - 폐백을 반드시 정성스럽게 하며 말을 두터이 하지 않음이 없으며

-정성스럽다[]는 것은 미덥다는 뜻이고,

두터이 한다[]는 것은 선하다는 말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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