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옥몽(속 금병매)<30>
송나라는 금나라와 강화조약을 미끼로 부호들의 재산을 몰수 한다.
도찰원어사(都察院御史) 조정이 상소를 올린다.
신(臣) 도찰원어사 조정, 황공하옵게 아뢰옵나이다.
"금나라 오랑캐의 침략으로 이백 년 사직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 하였나이다.
화해와 같은 황상폐하의 은덕으로 조정에서 물러나 초야에 묻혀 살던 소신이
난국 타계의 책임을 맡은지도 수개월이 흘렀지만 아무런 공로를 세우지 못해
소신의 부덕의 소치가 황공 무지로 소이다.
지난 삼개월 동안 황명에 의한 기부금 모금을 하였으나 관은 관대로 백성들은 백성들대로
이미 재력이 탕진된 탓으로 별 성과를 거둘 수 없었나이다.
지금에서야 그 원인을 헤아려 보건데
오랫동안 채경 동관 같은 간신배들과 결탁한 탐관오리들이
백성의 고혈을 짜먹어 피골이 상접한 백성들이 무슨 기부금 납부 능력이 있겠습니까?
바라옵건대,
백성들의 재물을 갈취한 채경 동관 같은 간신배들과
그와 결탁 백성의 고혈을 빠라먹은 탐관 오리들의 불법적으로 끌어 모은 가산과
재물을 모두 몰수 하여 국가의 기강을 바로세우고 위기의 나라를 구하소서.
또한 경사(京师)에는 천여 호가 넘는 부자들이 끼리끼리 모여 살고 있는데,
그들의 부도 탐관 오리들과 결탁하여 대부분이 불순하게 모은 돈이라고 하옵니다.
바라옵건데 그들의 재산도 모두 몰수하여 국기를 바로 세우고 피맺힌 백성들의 한을 풀어주시 옵소서,
이 길만이 오랑캐가 요구하는 배상금을 충당할 수 있는 최상의 길이라고 생각되어
감히 상소를 올리 옵니다.
현명하신 황상 폐하의 올바른 판단을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흠종은 조정의 건의를 승인 하지 않을수 없었다,
지금 왕실의 국정 능력으로는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조정은 황상의 윤허가 떨어지자, 개봉부 병부(兵部) 호부(户部) 및 도찰원의 병마를 인솔하여
성내의 즐비한 부호들의 집을 전격적으로 접수 금지를 붙여 봉쇄해 버렸다.
황상의 명을 받은 도찰원 관원들은 먼저 집안에 있는 식솔들을
집 밖으로 몰아 낸 후 대문을 봉쇄 하고는 개봉부의 군졸들로 하여금 집을 철저히 통제케 하고는,
호부의 관리들은 집안 곳곳을 철저히 수색 약간의 은자와 생필품을 제외한
값나가는 물건을 자세하게 목록을 작성해 가면서 숨겨논 재물을 몰수 하였다.
압수한 물건을 관리가 착복하면 능지처참 한다는 황명이 있었으니
어떤 관리도 착복할 엄두를 못 내었다.
장안가(长安街)에서 구문(九门)에 이르는 지역만 해도 육칠백의 부잣집이 재산을 몰 수 당했으니,
심부자 심월의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갑자기 들어닥친 관원들에 의해
난데없이 거리로 쫒겨난 심부자의 수백명에 달하는 처첩 가기(家妓) 및 식솔들은
맑은 하늘의 날벼락을 맞았으니 우왕 좌왕하느데,
처첩과 가기들은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엉엉 울면서 아우성을 쳤다.
그렇다고 별 수 없었다.
소식망이 도처에 있는 심부자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채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것이다.
심부자 마누라가 급한대로 값나가는 패물을 손에 잡히는 대로 보자기에 쓸어 담다가
관원에게 들켜 몽둥이 세레만 받고 빈 몸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그러나 최종 몰수 과정에서 향후 이년여 동안 먹고 쓸 생필품은 남겨 놓아 다행이었다.
그러나 심부자는 생질녀 원상저가 도군황제의 비빈으로 간택되었으니
황가(皇家)의 신분임을 고려 해 달라고 애원도하고 간청도 해 보았지만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심부자는 하는 수 없이 원지휘의 집으로 옮겨왔다.
결코 적지않은 집이지만 새로운 대식구로 집안이 미어터질듯 북세 통이었다.
그러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 정원 깊숙한 곳 바위 밑에
수만냥의 금은 보화를 숨겨 놓길 잘 하였다고
스스로를 위안 해가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그러나 언제 전쟁이 끝이 날지,
앞으로 나라가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알지 못하며 몰수당한 집도
다시 내집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보니 마냥 분하고 원통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몇날에 걸친 수색에도 불구하고 몰수된 재물은 그리 많지 않았다.
모두가 심부자 놈처럼 만일에 대비해서 아무도 알 수 없는 곳에 재산을 은닉해 놓았기 때문이었다.
모두 합쳐보니 겨우 금화 이십만 냥에 불과 했다.
흠종 황제는 근심어린 표정으로 신하들에게 좋은 방안을 내 놓으라고 닥달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병부상서 이강(李纲)이 상소를 올린다.
병부상서 겸 제독단영수어구문쾌융정인(堤督团营守九门掛戎政印) 이강 아뢰옵니다.
"금나라 오랑캐가 목전에서 나라의 근간을 흔들고,
군사들의 사기는 나날이 떨어지고 민심은 점점 이반되어 흉흉해지고 있나이다.
치국(治国)의 근본은 음기(阴气)를 누르고 양기(阳气)를 바로 세우는데 있으니,
이는 먼저 간신배와 그리고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탐관오리들 백성을
괴롭히고 등쳐 먹는 무리들, 환락과 방탕한 사회 분위기를 오도 하도록하는 무리들을
제거해야만 국가를 바로 잡을 수 있다는 뜻인줄 아옵니다.
그러한바, 일전의 간신들과 모리배들의 재산을 몰수하신 폐하의 영명하신 조치로
이제 민심이 크게 호전되고 있고, 군사들의 사기도 진작되고 있나이다.
하오나 아직도 오랑캐의 배상금 요구 수준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오니,
마땅히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 또 다른 간악한 무리를 뿌리뽑아 그 재산을 몰수, 한다면
나라의 기강도 바로잡고 오랑캐가 요구하는 배상금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니
조속 시행 하여야 하겠나이다.
신이 살펴 보건대,
진안방 거리의 회춘루를 중심으로 거대한 홍등가가 형성되어
백성에게 지어 짠 검은 재물들로 흥청 망청 먹고 방탕한 생활을 일삼고 있다 하옵니다.
그런대 백성들 사이에는 그 회춘루가 바로 도군태상황제 폐하의 별궁이라는
회괴한 소문이 회자되어 있으며, 또한 일전에는 황제의 비빈으로 간택되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양가집 규수까지 꾀여 갔다 하옵니다.
이는 이들 유곽들이 황공하옵게도 태상황제 폐하를 권위를 들먹이며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백성들의 재물을 갈취하는 명백한 증거이오니,
바라옵건대 이들에게도 황명을 내리시어 재산을 몰수하고
싹을 잘라서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고 국난을 극복 할수 있게 하시옵소서,
신 엎드려 청하옵니다."
흠종 황제는 사치와 향략을 일삼아 부패한 유곽의 재산을 몰수 하라는 황명을 내렸다.
황실의 권세를 등에 없고 멋대로 황권을 이지렵힌 이사사는 마땅히 극형에 쳐해져야 하였으나,
아비 도군황제가 총애하는 기생인 줄을 잘 알고 있는 터이라,
도성에서 추방 하는 정도로 은총을 베풀었다.
황명이 떨어자자 백성들은 쌍수를 들어 환호했다.
실제 유곽의 기생들이야 무슨 죄가 있겠는가?
그들도 모두 하나같이 사연이 있어 그곳에 몸을 팔고
뭇 사내들의 노리갯 꽃놀이 대상이 되었지,
자진해서 하류 생활을 좋아할 여인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권문세가들 만이 온갖 향략을 누리던 곳이라
늘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왔던 백성들은 환호의 박수를 쳤던 것이다.
이천 여호가 넘는 기루의 기생들은 졸지에 사치스럽고 값나가는 패물이나 장식들을
모두 다 빼앗기고 도성 밖으로 쫓겨 나고 말았다.
그들에게 몰수한 재물은 무려 금은 보화가 오만 정에 해당하는 거금이었다.
이사사는 오랑캐가 쳐들어 왔다는 것을 휘종 황제에게서 듣고
국난 극복 의지가 없음을 알았을때 이런 날이 올것을 예감 하고는
언제든지 피신할 계획을 짜놓고는 긴장 하고 있었는데,
개봉의 부호들의 재산이 전격적으로 몰수당하는 것을 보고는
조만간 회춘루에도 닥칠거라 생각 원상저를 포함한 십여 명의 미기들에게
수십 만 냥의 금은 보화를 가지고 도성 밖 안가로 피신 시켜 놓았다던 것이다.
이사사의 예상데로 피신 시킨 다음날 공교롭게도 관헌들이
회춘루를 비롯한 기루에 일시에 들어 닦쳤던 것이다.
관헌들은 꼼꼼하게 수색을 하였으나 화려한 건물이나 내부 장식과는 달리
기녀들이 가진 폐물이나 보석은 그리 많지 않았다.
관헌이 이사사에게 숨긴곳을 엄히 추궁 하였으나,
몸관리 하고 먹고 살기 바쁜 기녀들이 무슨 금은 보화를 가지고 있겠느냐고
오히려 이렇게 큰 회춘루의 유지 관리와 도군 황제를 모신 죄 밖에 없다고 큰소리를 쳤다.
관헌들의 수색이 끝나고 철 수 하고 나자,
이사사는 소동(小童) 들에게 건물 관리를 부탁하고는
다녀올 곳이 있다는 말을 남기고는 도성을 빠져 나갔다.
늦게서야 회춘루 수색 소식을 들은 원지휘는 딸 상저의 소식이 궁금하여
한 걸음에 달려갔으나 원상저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인생이란 갑자기 몰아 닦친 폭풍우에 미친듯이 휘날리는 버드나무 가지 처럼,
흐르는 물결 위에 몸을 싣고 어디론가 떠내려간 한 잎의 복사꽃 처럼,
넓디 넓은 천지간에 어디론가 사라져간 원상저는
또 어떠한 인간으로 운명을 맞아 살아 갈 것인가?
인과 응보의 수례바퀴는 멈추지 않는다.
<sn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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