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옥몽(속 금병매) <46>
우메한 황제를 만난 송나라는 오랭캐에 나라를 다시 짖 밟피고, 백성들은 아비규한에 빠진다.
금나라 오랑캐 장군 알리부와 점한은 첫 침공때 보다 더 신속게 수도 개봉을 향해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왔다.
송나라 군대는 고향으로 회군하여 휴가 중인데 금나라 군대가 벌떼같이 밀고 들어오니
재편 할 시간도 갖지 못한채 퀘멸되다 싶이 했다.
당황한 흠종이 고향으로 회군한 근왕병들에게 급히 동원령을 내렸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처음 침공때는 점한이 태원에서 전선을 돌파 하는데 시간이 걸렸으나
이번에는 동서 양군이 모두다 순식간에 황하를 건너 두군이 함께 개봉을 포위 해 버렸다.
개봉성을 포위한 오랑캐 군은 화살이 부족하자
간악(艮岳)에서 화목(花木)을 베어내 화살과 땔깜으로 만들어 썼다.
비록 황제의 놀이터로 만든 산이기는 하지만
수년을 공들여 가꾼 보물같은 산의 기화요초들이 오랑캐의 불쏘시게가 되어버렸다.
자군헌(紫筠轩) 주위에 심어 놓았던 자단(紫檀) 향목을 땔감으로 테울때에는
개봉 천지가 그윽한 향내로 진동 했다 한다.
수십 만의 백성들이 목숨을 바쳐 운반해 왔던 기암괴석들은 철저히 부서져
송나라 군사 들에게 퍼부어 지는 바위 포탄으로 변하여 개봉성을 지키던 이만 여명의 병사들
목숨을 앗아 갔다 하니, 한갖 황제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조성한 간악이 나라를 망치는데
일조를 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다급해진 흠종이 다시 화평강화를 요청 했더니, 금나라의 요구 조건이 너무나 엄청 났다.
황하를 경계로 그 북쪽의 땅인 하북(河北), 산서(山西), 산동(山东),과 하남(河南)의 일부를
금나라에 귀속 시키라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나라의 절반인 북쪽땅을 모두 달라는 것이다.
흠종은 그것도 들어줄 용의가 없지 않았으나, 두번째 요구 조건인 아버지 태상황 도군황제를
인질로내놓으라고 해 수락하지 못하고 고민 하는 중인데
개봉성도 금나라 군에게 무너지고 말았다.
궁궐안에서 개봉성이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받는 순간 흠종은
눈물을 흘리며 적장에게 바치는 항복문서를 쓰기 시작 했다.
태평성대를 구가하던 송나라가 우메한 황제를 만나
이백여년의 사직을 마감하게 된것이흠종 정강 이년(1,126년) 이었다.
"죄많은 신하 조환(趙桓)은 무릅을 끓고 엎드려
대금제국(大金帝国) 태종 황제 폐하께 머리숙여 백번 절하고 아뢰옵나이다.
우매한 소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성상 폐하의 심지를 어지렵혔으니,
두렵고 황공한 마음에 멀리 폐하가 계신 궁궐을 향하여 석고 대죄하나이다.
바라옵건대, 폐하의 하해와 같은 너그러운 심정으로 소신의 잘못을 용서 하시와,
부디 조씨의 사직만은 계속되게 하여 주시 옵소서, 그 은혜 죽어서도 잊지 않겠나이다.
앞으로도 겸손한 자세로 폐하께 충성을 다하오리다.
-송나라 신하 조환-
금나라 장군 점한은 항복 문서를 받이보고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뒤로 딴 짖을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조씨가 임금의 자리를 이어 가게 해달라고?
점한은 항서를 가져온 사신에게 말로써 전달 한다.
내일 내 막사에서 직접 담판을 짖자고 하면서 정오까지 오라고 협상 아닌 명령을 했다.
사신으로 부터 전해들은 흠종은 정오가 되기전에 장군 막사로 갔으나
장군은 만나지도 못한채 포로 신세가 되고 말았다.
패망한 나라의 군주가 무슨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겠는가?
흠종을 인질로 잡은 점한은 황금 일 만냥, 은 이천 만냥, 비단 일천 만 필을 요구했다.
요구를 거절 하면 목숨은 부지 못함은 당연지사라,
국고에 쌓인 금은 보화가 바닥이 나고도 모자라자 군관들을 동원하여
백성들의 집까지 강제로 수탈 금나라의 요구에 응하니 백성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를 듯 하였다.
이것으로 끝날줄 알았던 금나라는 금나라 황제 알리부가 젊은 여인 일천 오백명,
궁중 골동품, 도서, 서화, 악기, 제기, 천무대의 혼천의 같은 과학 기계까지 요구 하였다.
젊은 여인들이야 궁중에 궁녀만도 삼천여명이 있으니 별 문제 없었으나
각종 문화제 대성전 제기 수탈 과정에서 유생들의 반대에 부딧쳐 항거 하는
유생들을 몰살 하는 불상사가 벌어지고 말았다.
이렇게 하여, 송나라의 모든 문화재가 금나라 오랭캐의 손으로 넘어갔다.
손하나 안 대고 송나라 관헌들을 이용 송나라의 보물을 가질 수 있게 된,
장군 점한과 금나라 황제 알리부는 나라간 협상을 한단 구실로 엄청난 요구를 해왔다.
흠종 황제를 인질로 잡고는,
태상황 도군황제 부부를 인질로 하더니,
이젠 개봉부 부윤을 불러 황족의 명단을 주면서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잡아 보고하라는 것이었다.
개봉 부윤은 자기 목숨 보전을위하여 황족을 숨겨주는 자는 구족을 멸한다는 방을 붙였다.
십여일도 안되어 삼천여명이 붓잡혀 왔고, 숨겨준 백성 수백 명도 모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휘종과 흠종 두 부자 황제도 곤룡포 어의를 벗어 버리고 푸른 옷에 작은 패랭이 모자를 씌워서
다 쓰러져 가는 초라한 초가집 창고에 각각 갇아 버렸다.
창고에는 침상도 없이 길다란 나무 의자 하나 뿐이고, 이불도 주지 않았으며,
식사도 소나 돼지가 먹는 여물 같은 음식이 나왔다.
전국에 있는 기암괴석과 기화요초로 신선계와 같은 연복궁과 만수산을 만들어 놓고
진시황도 누리지 못한 향략과 신선세계를 한없이 즐겨본 도군황제 휘종은
차마 소, 돼지가 먹는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그러나 몇날을 굶고 나자 굶주림에 눈이 뒤집힌 도군 황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지난날 충신들의 간언을 듣지 않고 향략에만 빠져 있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뼈져리게 느껴졌다.
채경같은 간신에게 국정을 맡겨 나라까지 오랑캐에게 짖밟히고,
백성들 마져 도탄에 빠지것에 대한 회한의 눈물을 펑펑 쏟아 낸다.
"으흐흑 흑~~~~~
재상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재상이 나를 흑흑흑 ~~~."
우매한 황제는 자신의 책임은 모른채 남의 탓만 하고 있으니,
그런 꼴이 되고도 깨닫지 못하니 참 어리석은 황제로구나.
그렇게 육십여일이 지난 어느날,
금 태종 오걸매는 휘종 부자 황제를 포함한 모든 황족들의 직위를 박탈하고
평민으로 강등 시켜버렸다.
그리고는 연경으로 압송해 오라는 영을 내린다.
천하를 즐기던 송나라 도군황제는 이제 평민 조길이 되어
수례도 탈 수없이 수만리길을 걸어서 끌려 가게 되었다.
황후, 비빈, 왕자, 왕손과 궁녀, 천 오백의 젊은 여인들이 뒤를 이어 흐느끼며 쫓아갔다.
송의 백성들은 그래도 모시던 황제 였다고 끌려가는 두 황제와 황후들을 엎드려 전별하며
나라 잃은 울분을 토로하니 애닯은 통곡소리는 산천을 흐느끼게 하였다.
우메하고 어리석은 지도자 하나가 중국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으니
이것이 정강지변(靖康之变)이다.
쓰러진 시체위로 아직도 마르지 않은 검붉은 피...
호곡하는 귀신의 울음소리. 낮게 드리워진 흑빛의 구름,
해와 달을 감추고 시간 마저 멈추었다.
대지를 스치는 참혹한 바람은
황토 먼지되어 어디로 날아 가나.
가인(佳人)의눈물 젖은 비단 옷자락,
아득하고 하염없이 비파만 껴 안른채
북으로 북으로 끌려 간다.
왕후자작(王侯孑爵)이면 무얼 하나,
쇠밧줄에 꽁꽁 묶인 누더기의 포로인데...
자식과 애비찾는 피맺힌 절규에,
애간장 끊어지다 못해 오장육부 살점마져 떨어지네.
끝없이 이어진 포로의 행렬위로,
유성 되어 떨어지는 별똥별의 빗 줄기.
한편 개봉을 함락시키고 회군 하던 금나라 오랑캐들은 황제를 포로로 잡아
청하현을 통과 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현을 수비하던 관군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을 치고 말았다.
무혈 입성한 오랑캐들은 닥치는데로 노략질을 하고, 아녀자를 겁탈하고,
반항만 하면 불을 지르고 사정없이 죽여버렸다.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동문에 치솟는 불길
날름거리며 장이관인(张二官人)의 새 누각을 삼키는 구나.
서문에 뒤덮힌 화광,
화라락 소리내며 서문경의 옛날 집을 깡그리 태운다.
이글거리는 화염 별똥별 처럼 사방으로 튀고,
오랑캐와 마적때는 앞다투어 노략질한다.
뒤질세라 양민(良民)도 도적 따라 하니,
모두가 아귀(饿鬼)로 돌변하네.
재만 남은 페허에 번뜩이는 칼빛.
엄마 찾는 울음마져 끊긴 골목엔,
일가족이 뒤엉킨 시체 무더기.
재빠르게 피난 하다 오랑캐와 마주쳐 변을 당한 사람들,
집안의 재물이 아까워 숨어서 지키다 발각되어 죽음을 당한자,
피난은 잘 했으나 어디로 갈지 몰라 우왕좌왕 하다 당한자들,
오랑캐는 용하게 피하였으나 마적때에게 당한자들, 모두 사연은 가지 각색 이었다.
결국은 천운에 의해서 결정된다고나 할까!
현실이 이러하니 오월랑은 오죽 할까?
남정네라곤 대안이 하나인데 그 마져도 다리가 부어 누워 있으니 암담 하기만 했다.
그러나 가만히 있다가 죽을 수 는 없으니 일단 설고자의 준제암으로 피신 하기로 마음 먹고 길을 떠났다.
대안은 다리를 절룩거리며 따라오고, 소옥은 효가를 업고,
피난 보따리 이불 두채는 월랑의 차지가 되었다.
풍씨 할멈은, 늙은 것을 어찌 하겠느냐며 그냥 있겠다고 했다.
생전 처음 짐을 머리에 이어본 월랑은 몇리도 걷지 못해 힘들어 했다.
소옥이 효가를 대안이에게 맏기며 힘들면 걷기다 업으라고 하고는
이불 보따리를 머리에 얹어 막 일어 났다.
그때 같이 걷던 피난민들이 웅성 거리더니 피난길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소옥이 뒤를 돌아 보니 저 멀리서 뿌우연 흙먼지가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누군가가
"오랑캐다, 오랑캐!"
"빨리 도망쳐라,
도망처!" 하며
삽시간에 피난민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월랑 일행도 한 무리 속에 섞여 앞만 보고 달렸다.
뒷쪽에서는 말탄 오랑캐가 질풍같이 달려와 칼을 휘두르는듯 비명 소리가그치지 않았다.
"으악! 으으악!"
월랑은 무작정 달리다 보니까,
아우성 소리가 들리지 않자 숨을 헐덕이며 주위를 돌아 찬찬히 살펴 보았다.
그런데 대안이와 효가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우리 효가는 어디있지?
효가가 왜 안보여!"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뒤에서 호흡을 가다듬던 소옥이도 아무리 둘러 보아도 대안이와 효가가 보이지 않았다.
월랑과 소옥은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온 길로 다시 거슬러 가 보았으나,
처음 헤어졌던 자리에는 임자 없는 신발짝과 보따리 들이 흩어져 있고
오랭캐의 칼에 죽은 듯 시체 몇구만 뒹굴고 있었다.
대안이와 효가의 흔적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월랑 효가 모자와 소옥 대안 부부는 어처구니 없게도 생이별을 하고 말았다.
<sn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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