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링빙야화

거울(鏡)

오토산 2021. 7. 7. 20:10

?거울(鏡)

1886년에 설립된 이화여자고등학교는

[거울(鏡)]이라는 교지(校誌/週報)를 1954년 창간하여 지금까지 발행하고 있습니다.

대단한 전통입니다.

그 [거울(鏡)]이라는 교지를 생각하면서 거울에 관한,

한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담(民譚) 하나를 소개합니다.

시골에 사는 선비 하나가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갔습니다.

과거시험을 치른 후에 한양 장터를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만물상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참 신기한 물건 하나를 발견했는데,

손거울이었습니다.

값이 비쌌지만 시골 촌구석에서 고생하는 아내에게는 안성맞춤 선물이 될 것 같았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내를 찾았으나 김을 매러 갔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잘 볼 수 있는 벽에 못을 박고 거울을 걸어 놓았습니다.

아내가 얼른 보고 기뻐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선비가 외출한 사이에 아내가 집에 돌아와 보니,

짐 보따리는 있는데 남편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방을 둘러보니 벽에 이상하게 반짝거리는 것이 걸려 있었습니다.

일어나서 들여다 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그 안에 예쁜 색시 하나가 들어 있었습니다.
한양에 과거보러 갔던 남편이 과거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예쁜 색시 하나를 데려온 것이 분명했습니다.

가슴이 떨렸습니다.

분하고 억울했습니다.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온갖 고생 다했는데

남편은 자기를 배신하고 다른 색시를 데려왔으니 지난 세월이 너무 억울했습니다.

방바닥에 주저앉아 통곡을 했습니다.
 
그때 시어머니가 들어와 울고 있는 며느리의 얘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어떤 색시를 데려왔나 싶어 거울 안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예쁜 색시는커녕 바짝 늙은 할멈이 있었습니다.

아니 이 녀석이 할망구하고 바람이 나다니...

아들이 한심했습니다.

 

첩을 데려오려면 젊고 예쁜 색시를 데려와야지
다 늙은 여자를 데려다 어디에 쓰려고 하나?

한심한 아들을 둔 시어머니가 속이 상해 퍼질러 앉아 웁니다.

집안에서 통곡소리가 난다는 얘기를 듣고 들에 있던 시아버지가 헐레벌떡 들어왔습니다.
자초지종(自初至終)을 들은 시아버지가 확인도 할 겸 거울을 들여다 봤습니다.

거울 안을 들여다 본 시아버지가 갑자기 넙죽 엎드려 절을 하더니

 

“아버님, 안녕하셨습니까?” 하고,

인사를 여쭙더랍니다.

거울 속의 자기 모습이 돌아가신 자기 아버지와 꼭 닮았던 모양입니다.

거울이 없던 시대에 있었던 민담(民譚)입니다.
 
거울이란 그 원래의 용도는 ‘자신의 겉 모습을 보면서

잘못된 부분을 고치기 위한’ 도구일 것입니다.

그러나 거울은 겉 모습만이 아니라

내면의 세계를 비추어 본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할 때 거울이 필요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자신을 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과거의 나는 누구였나?

현재의 나는 누구인가?

앞으로의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갈 때 '거울'이 없어서 힘들고 자신을 모르고 방황할 때

하나님은 우리 자신을 볼 수 있는 길을 주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성경입니다.

성경은 나 자신을 알고 깨닫게 하는 인생의 거울입니다.

성경을 읽으면 내가 보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됩니다. (瑄)

○[김동길TV-340회]

나의 누님, 김옥길

○김옥길 탄생 100주년 기념 '이화의 거인, 김옥길' 다큐멘터리
¤김옥길(1921~1990): 이화여대 총장(1961~1979. 18년)과

문교부 장관을 역임한 교육자

<sns에서>

'시링빙야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끔은 어리석게 살아보자  (0) 2021.07.10
홀수문화  (0) 2021.07.09
소나기의 유래  (0) 2021.07.06
낙조인생과 택시기사  (0) 2021.07.05
숨이 멈추는 날 남는 것은!  (0) 2021.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