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유비의 원술 토벌군 합류

오토산 2021. 9. 22. 12:57

삼국지(三國志) (91)
유비의 원술 토벌군 합류

조조의 대군이 예주(豫州) 접경에 진을 치고,

원술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영문(營門)밖에는 유비,관우, 장비 등의 삼형제가 도착하였다.

그리하여 조조에게 자신들이 원술 토벌대를 이끌고 왔음을 알리고 하명(下命)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소식은 즉각 조조에게 보고 되었고.

조조는 침통한 얼굴로 이 문제 처리에 대해,
골똘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때, 참모(參謀) 순욱이 들어온다.

 

"주공, 찾으셨습니까 ?"
순욱은 양손을 모아 허리를 굽히며,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겨 있는 조조에게 예를 표하였다.
그러자 말없이 양손을 오므려 들고  앉아 있던 조조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순욱 ? ... 지금 이곳이 바로,

역적 토벌 가담군의 집결장소 아니오 ?"

"그렇습니다."

 

"닷새가 됬는데,

조서를 받든 제후들이 한 놈도 안 왔소."

 

"네,

예상했던 일 아닙니까 ?"

애초에,

각지 제후들의 토벌군 가담을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실제의 상황으로 닥치자 침통한 조조였다.

그러자 순욱은 주공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애초부터 기대조차 되지 않았다는 당연한 대답을 담담하게 한 것이었다.

"그렇치,

허나, 전혀 생각지도 못 한 것은,
단 한 사람, 제후도 뭣도 아닌 놈이,

고작 수천 군사를 이끌고 도우러 왔다는거요."

 

"누굽니까 ?"

 

"유비 !"

"하 ~..제가 잊을뻔 했군요.

유비는 한실(漢室)의 후예이고, 한실 부흥을 꾀하는 자이니,

역적의 황위 찬탈을 못 참겠지요."

 

"솔직히 말해, 유비가 오리라곤 생각치 못했소.

어찌해야 할 지, 참, 난감하오. 해서, 당신한테 물어보고 싶은데,

놈을 이용해야 하겠소,

아니면 죽여버려야 하겠소 ?"

그러자 순욱이 잠시 말을 멈춘다.

그리고 바로,

 

"죽이십시오."하고

잘라 말했다.
그러자 조조의 반문이 즉각 나왔다.

 

"왜지 ?"

 

"유비는 영웅의 포부를 지닌 자이니,

지금이라도 죽여 후환을 없애십시오."

순욱은 조조의 결심을 유도하는 듯이 똑바로 쳐다 보면서,

고개를 앞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그러자 지금까지 순욱과 눈도 한번 마주치지 않고,

독백하듯이 묻고, 대답하던 조조가 순욱을 한번, 힐끗 쳐다 보며 고개를 한번 끄덕인다.

"음 ! 알았소.

나가서 곽가(郭嘉)를 들라 하시오."하고

자신의 결심이 흔들리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 준다.

그러자 순욱은,

 

"예."하고

대답하며 물러갔다.

이렇게 조조가 원술 토벌대로 참여한 유비를

받아 들일 것인가에 대해 고민과 숙의를 하고 있는 터에,
영문(營門)밖에선 기다리다 지친 장비가 투덜 거리며 한 소리를 해댔다.

 

"형님 !

우리가 역적 원술을  토벌한다고 오백 리를 달려왔는데,

조조 저자식이 뭐가 대단하다고,

저놈이 우리를 이렇게 계속 밖에다 세워 두는 겁니까 ?
이제 그만 갑시다 !"

그러자 유비가,
"셋째, 그만하게.

조조는 호국 대장의 몸으로 출정한 데다가

우리는 한때, 적이었으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네."

그러자 관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유비의 말에 긍정을 표시했다.
어쨌거나, 유비 삼형제는 조조의 결정이 있기 까지는

영문밖에 계속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순욱의 전달을 받고,

곽가가 조조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허리를 굽혀 예를 표한 후,

 

"부르셨습니까.

주공 ?"하고 허리를 펴며 말했다.

그러자 조조는 아직도 자리에 앉은 채
고개를 숙이고 시선조차 마주치지 않는 자세로,

 

"방금 순욱이 유비를 죽여 후환을 없애자는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하고 물었다.

그러자 곽가는,

"신이 볼 때는 아닙니다.

역적을 토벌하기 위해 온 것이니, 신의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유비는 의리가 있는 데 다가, 자원해서 군사를 이끌고 도와주러 왔으니,

 

주공께서 죽이신다면 아마,

그 이후 부터 천하의 현자와 선비들이 발을 끊고,

주공을 멀리하게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을 죽여 민심을 잃는 것은 신이 볼 때, 절

대 주공께 좋은 일이 아닙니다."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조조는 답답한 어조로 말한다.

 

"알겠네, 나가보게.

정욱을 불러주게."

 

"알겠습니다."
곽가는 두 손을 모아 허리를 굽혀 절을 한 뒤에 물러간다.

"소신,

주공을 뵈옵니다."

 

인사와 함께 정욱이 들어왔다.
조조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자리에 앉은 채, 정욱과 눈도 마주치지 아니하고,

"정욱...

방금 곽가는 나한테 유비를 죽이지 말라하고,

순욱은 죽이라는데, 당신 생각은 어떻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정욱은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즉각 대답한다.

 

"유비는 당대의 영웅이면서 주공의 후환이기도 합니다.

신이 볼 때는 일단 이용하시고,

이용가치가 없으면 그때 죽여서 후환을 없애십시오."하고 말했다.

그러자 지금까지 두 사람과의 면담에서 전혀 표정 변화가 없었던

조조가 입가에 웃음을 띠며,

 

"후후훗, 좋소 !

알았소. 가보시오."하며

무언가 결심이 선 듯한 대답을 한다.

 

"예"
정읍이 읍하고 물러간다.

잠시후,

조조의 군막 밖에선 순욱이 물러나오는 곽가를 보며 묻는다.

 

"주공께는 뭐라 하셨나 ?"
그러자 곽가가 순욱에게 되물었다.

"주공께서는 뭘 물으셨지요 ?"하고

곽가가 딴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닌가 ?

그러자 순욱이,

 

"먼저 말해보게."하고 역질문을 폈다.

그러자 두 사람 사이로 다가온 정욱이 대화에 끼어들며 물었다.

"두 분께서는 주공의 물음에 뭐라 답하셨습니까 ?"

 

그러자 빙그레 웃음을 머금은 순욱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면서 말한다.

 

"난 유비를 죽이라 했소."
그러자 곽가는,

 

"그렇습니까 ?

저는 유비를 이용하라 했습니다."
그러자 마지막으로 다녀온 정욱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저는 유비를 먼저 이용하고,
이용가치가 다 하면 죽이라고 했습니다."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순욱이 결론을 내리 듯 말한다.

 

"주공께선 의심이 많아서 그런 것이오.
우리가 이미 세가지 선택권을 드렸으니,

어찌할 지는 주공의 결단에 달려 있겠지요."

그러자 나머지 두 사람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후,

조조의 군영 밖에서는 조조가 친히 유비를 영접하러 나왔다.
조조를 발견한 유비가 황급히 말에서 내리자,

관우와 장비도 따라서 말에서 내렸다.
이윽고 유비의 앞으로 다가온 조조가,
두 손을 맞잡고 예를 표하며 웃는 얼굴로,

"현덕 아우,

내가 아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네."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유비도 두 손을 맞잡고 예를 표하며 대답한다.

"조 공께 인사 올립니다."하며

깊숙히 허리숙여 인사하였다.
그러자 맞절로 대한 조조가,

 

"원술이 반역을 도모해,

천자께서 천하의 제후들에게 토벌을 명했지만,

다들 앉아서 구경만 하고, 누구 하나 나서는 이 없는데,

오직 유현덕 그대만 달려와 주었으니,
역시 한 황실의 후예요, 대 한의 충신답소 !"하고

말했다.

그러자 유비는 다시 한번 머리숙이며,
"군사는 비록 적지만 조공의 선봉에 서서,

원술을 멸하는 데 힘을 보탤까 합니다."하고 대답하였다.
그 말을 듣고 조조가 유비의 두 손을 마주 잡으며,

 

"좋소 !

우리가 승리하면 내가 천자께 상주하여,

자네를 예주목에 봉하지 !
하하하... 가세 !"

 

조조는 유비의 한 손을 붙잡고 앞장서서,

군영으로 걸어 들어가자, 그 뒤를 관우와 장비가 말을 끌고 뒤따랐다.

한편,

원술의 수춘성(壽春城)에서는 조조가 쳐들어 왔다는 소식에

만조 백관들이 모여든 가운데, 백관 하나가 황급히 달려와,

원술 앞에  무릎을 꿇으며 아뢴다.

 

"폐하 !

상 장군 기령과 교우가 관우와 장비에게 잇달아 패했습니다 !
지금 조조의 대군이 이미 수춘성을 포위해, 남문은 물론,

서문의 장수들도 혈투를 벌이면서 지원군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옵니다."하고

아뢰는 것이었다.

그러자 백관들이 서로 수근거린다.
"이런, 이걸 어쩌나 ?..."

 

"정말 큰일이군 !..."
그러자 패전 소식으로 얼굴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원술이

황망한 어조로 말한다.

 

"어서, 어서,

장훈과 양봉은 호부군을 이끌고 적의 포위망을 뚫고,

회남으로 달려가 각 진지의 장군들을 속히 수춘으로 불러

우리를 구원하라 하시오 !"하고

서둘러 명하였다.
그러자 개국(開國)한 뒤에

국사(國師)로 옹립된 도저(陶貯)가 앞으로 나서며 아뢴다.

 

"폐하 ! 조조군이 기세를 몰아 속전속결 하려 할 것이니,

그들의 간계에 놀아나서는 절대 안 됩니다."하고

단정하듯이 말했다.

그러자 황급한 일중에 의외의 의견이라고 생각된 원술이 눈을 크게 뜨며,

도저에게 물었다.

 

"국사(國師)께서는 무슨 좋은 계략이라도 있소 ?"
그러자 도저는 곧바로 이어서 말한다.

"성문을 굳게 닫아 걸고 수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대처방안 이옵니다."하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

 

그러자 어떤 묘안을 기대했던 원술은 눈을 내리깔며 깊은 시름에 잠긴다.
그러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맞아 !.... 그렇군 !

조조가 먼 곳에서 왔으니,

군량이 부족해 수춘성 함락을 서두르는거요 !"

 

그러자 의견을 아뢴 도저는 원술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크게 끄덕여 보였다.

원술의 말이 이어진다.

"우리가 한 달만 버틴다면 조조는 군량이 떨어져...
그때 가서 우리가 전군을 동원해서 전력으로 공격한다면,

우리가 승리할 수 있소 !"하고

말하면서 얼굴이 환해졌다.
그러자 도저가 잡은 두 손을 흔들며 말한다.

"현명하신 말씀이옵니다 !"

 

도저로부터 흥분된 칭찬을 듣자

원술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기쁜 얼굴이 되었고,

만조 백관들은 저마다,

"맞아 !..."

 

"정말 묘안이야 !..."

 

"그러면 되겠네 1 ..."하고

기뻐하면서 한마디씩 떠들었다.

그리하여 원술은 전군에, 조조군과의 정면 대결을 피하고

수성(守城)작전에 전력을 기울이도록 명령하였다.
       
92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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