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성공한 주유의 계략(채모와 장윤의 참살)

오토산 2021. 9. 26. 11:45

삼국지(三國志) (181)
성공한 주유의 계략
(채모와 장윤의 참살)

장간은 본진에 돌아오기가 무섭게 조조를 찾아갔다.
조조는 반가운 얼굴로 장간을 맞았다.

 

"장간 !

다녀온 일은 어찌 되었나 ?"

 

조조는 거두절미하고 결과부터 물었다.

그러자 장간은  고개를 연실 숙이며,

"송구합니다.

설득하지 못 했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조조는 크게 실망한다.

 

"어 ?..

 

자네를 보내지 말 것을 괜한 짓을 한 것 같네.

실패했으니 주유가 날 비웃겠지."

 

"하오나 승상,
주유를 설득하는 일은 뜻대로 안 되었으나,

엄청난 기밀 하나를 입수했습니다."

 

"뭔가 ?

엄청난 기밀이란 것이..."

 

조조는 주유 설득의 실패감에 젖었던 얼굴을 펴고

장간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장간은 말 대신에  주유의 책상에서
몰래 가져온 편지를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한번 보시죠."

 

"응 ?...."

 

조조는 장간이 내민 편지를 읽다가 흠칫 놀란다.

그리고 이어서 날카로운 소리로 측근을 부른다.

 

"여봐라 !"

 

"옛 !"
조조의 호위 병사는 조조의 부름에 즉각 대답하였다.

"당장, 채모와 장윤을 들라 해라 !"

 

"옛 !"

조조의 명을 받은 채모와 장윤은 즉각 조조 앞으로 불려왔다.

두 사람은 조조의 앞에 무릅을 꿇으며 말한다.

 

"승상, 부르셨습니까 ?"
조조의 냉철한 질문이 떨어진다.

"채모,

수군을 훈련시키라고 했는데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

 

"아뢰옵니다.

 

밤낮으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습니다.
깃발과 배위에서의 활 사용은 제법 능숙해졌습니다만,

물 위에서 펼치는 진법이나 상호간의 협력은 아직 미숙합니다.

좀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

 

조조는 채모의 말을 끊고 물어본다.
그리고 이어서,

 

"내 목이 달아날 때 까지 말인가 ?"하고,

벼락같은 소리를 지른다.

 

조조의 호통을 듣자,

채모가 당황한 빛을 보이며,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하고,

송구스러운 표정을 보이자,

 

조조는 손에 들고 있던 장윤이 가져온 편지를 채모 앞으로 냅다 집어던졌다.
그러면서 ,

 

"읽어 주게 !"하고,

명하였다.

장간이 조조가 단하로 집어 던진 편지를 집어들고 펼쳐 읽는다.

<우리 두 사람이 조조에게 항복한 것은 영화를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만 때를 기다리는 방편에 불과했습니다.
이제 조조의 군사를 속여 전함을 분산시켜 수채에 가두어 놓았으니,

기회를 보아 공격하십시오.

 

그러면 저희들은 조조의 머리를 베어,

대도독께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일간 다시 소식을 전하도록 할 것이니

도독께서는 저희를 의심치 말아 주십시오.

채모.>

장간이 주유가 위조한 편지를 읽는 동안 채모는 어이없는 표정과 손짓을 해보였다.

그러나 장간은 아랑 곳이 편지를 끝까지 읽어내렸다.

 

"아 ! 아니 ?..."

 

채모와 장윤은 편지의 내용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놀라고 당항하며 부인하였다.
그러나 조조는 가차없이 명령한다.

 

"당장 끌고가서  내가 보는 앞에서 참수하라 !"

 

"옛 !"

명령일하,

병사들이 달려들어 채모와 장윤의 요도를 빼앗고 투구를 벗겨 끌고간다.

 

"억울합니다. 승상 !"

 

"모함입니다. 승상 !"

 

"승상 !..."

 

"승상 !..."

"저는 진심으로 군사들을 훈련시켰습니다 !"

 

"이건 중상모략이고, 모함입니다 !"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십시오 !"

채모와 장윤은 끌려가며 울부짖었지만,

조조의 명은 가차없었다.

 

그 둘이 울부짖는 가운데,

날카롭고 서슬 퍼런 칼은 각각 두 사람의 목을 한 칼에 떨어뜨렸다.

 

"으악 ! "

 

" 뎅겅 !"

 

"떼구르르..."

"채모와 장윤을 참수했습니다 !"

 

병사가 조조앞으로 달려와 보고한다.
 그 순간 조조의 머리속을 번개같이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앗차 ! 주유의 계략에 말려들었구나 !....") 

그러나 조조는 자신의 오판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담담한 어조로 측근에게 말한다.

 

"명한다.

채모와 장윤의 머리를 잘보이는 곳에 내다 걸고,

내통죄라고 널리 알리거라."

 

"옛 !"

이렇게 채모와 장윤을 처리한 조조는 자신의 성급한 판단으로  주유의 계략에 말려들어,

수군 훈련에 박차를 가하던 채모와 장윤을 죽인 것을 후회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속 마음일 뿐, 겉으로는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거짓인 이런 정보를 가져온

장간이 밉고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그리하여  담담한 눈길로 장간은 바라보는데,

장간은 자기가 가져온 편지가 주유의 계략이란 것도 모르고,
조조에게 큰 공을 세운 것 같아 보여 조조의 눈길이

자신을 향하자 뿌듯한 성취감을 표했다.

조조가 그 자리에서 우금과 모개를 불렀다.
두 장수가 조조의 앞에 불려나오자.
조조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한다.

 

"우금, 모개,

그대들은 수전에 능하고 군사들을 훈련시킨 경험이 있으니,

우금을 도독에 모개는 부도독에 임명하겠다.
진법을 구축하고 방어진을 치라."

"따르겠습니다 !"

 

두 장수가 조조의 명에 복명한다.
이어서 우금이,

 

"아룁니다.

건의할 것이 있습니다."하고,

입을 연다.

그러자 조조가,

 

"응 ? 무언가 ? 말해보게."하고,

승낙하였다.

우금이 도열한 장수들을 손으로 가르키며 말한다.

"솔직히 우리 북방 장수들은 육지에서는
날고 기지만, 수전(水戰)엔 약하여,
배에 오르게 되면 작은 풍랑에도 멀미를 하여 교전에 몹시 불리합니다.

 

제게 묘책이 있는데 모든 전함을 쇠사슬로 엮어

큰 풍랑에도 흔들리지 않게 엮고,
각 전함 사이에 널판지를 놓게 하여 자유로운 보행이 되게 한다면

배에서도 육지에서 처럼 잘 싸울 수 있을 겁니다."

 

조조가 그 말을 듣고,

눈을 반짝이며 칭찬한다.

 

"좋은 생각이야 ! "

 

그러고 난 뒤,

여러 장수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모두들 들었나 ?
채모는 그런 일에 신경도 안 썼지 ! ...

 

이제 모두들 알았을 것이야,
그 놈들은 정말 첩자였어 ! 
우금 , 지금 당장 가서 계획대로 실행하게 !"

 

"알겠습니다 !"

참수된 채모와 장윤을 대신하여

새로 수군 대도독이 된 우금과 부도독 모개는
조조에게 예를 표하고 물러났다.

 

그리고 그들은 계획대로 팔 천척에 이르는 전함들을

서로 흔들리지 않도록 쇠사슬로 서로 엮어 묶고

각 전함은 좌우 사방으로 인접한 전함에 널판지를 얹도록 지시하였다.

조조는 뒤늦게 주유의 계략에 말려들어 수군 양성에 힘을 기울이던 대도독

채모와 장윤을 죽인 것에 대해 크게 후회하였다.
그리하여 침울함을 감추지 못 하고 있는데,

모사 순유(筍攸)가 조조의 그런 모습을 보고, 간한다.

 

"승상,

지금 강동에는 주유와 공명이 있기 때문에

그들과 싸워서 이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 누군가를 동오에 거짓으로 항복을 시켜서

적의 정세를 정확하게 알고 대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거 참 좋은 생각이오.

그러면 누구를 보낸단 말이오 ?"

 

"기왕에 채모가 죽어버렸으니,
그이 아우 채중(蔡中)과 채화(蔡和)를 이용한다면 동오에서는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내가 채모를 죽이는 바람에

그들이 나를 원망하고 있을텐데 그게 가능하겠소 ?"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승상, 이렇게 하시면..."

 

순유는 조조의 귀에 입을 갖다 대고,

나직한 말로 속삭였다.

 

"....."

"그거 참, 좋은 생각이오 !
당신 말 대로 그렇게 하도록 하지 !"

조조의 승낙이 쾌히 떨어졌다.

그날 밤,

조조는 아들 조비를 채모의 상가로 보냈다.
8그리하여 조비가 상복을 입고,

수행 군사들을 이끌고 나타나자,

채중과 채화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것은 이미 알려진 대로 적과의 내통죄로

조조에게 가차없이 참살당한 자신들의 형인 채모의 상가에

참살을 명령한 자의 아들이 문상을 온 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자신들에게 까지 죽은 형의 죄를 연대하여 묻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과 염려도 함께 몰려왔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느닷없는 조비의 등장으로 서로 몸을 <와들와들> 떨고 있었는데.
조비는 채모의 제단 위패에 공손하게 절을 하며 문상하는 것이 아닌가 ?
채중과 채화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조비를 향하여,

"공자 ? 형님이 내통죄로 참수당했는데
어찌 이곳까지 ?..."하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제단에서 고개를 든 조비는,

"아닙니다 ! 채모 장군은 무죄입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채중,채화는 더욱 놀랐다.

그러면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조비의 말이 이어진다.

 

"이게 다 주유 때문이죠.

채 장군은 충신이니 그 공적은 길이 남을 겁니다."하고, 말한 뒤에,

두 형제를 마주 대하며 예를 표한다.

 

"유감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승상께서 이 일로 매우 비통해 하고 계십니다.
차마, 직접 오실 수가 없어서 저를 대신 보내시면서 조문을 하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하실 것 같다고요. "

 

"공자 어찌된 일입니까 ?"

자신의 형이 느닷없는 <내통죄>에 걸려들어 참살을 당한 판에,

이를 명령한 자의 아들이 문상을 온 것이 몹시 궁금했던 채화가 물었다.

그러자 조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곤란한 듯 입을 열었다.

 

"그 밀서는 주유가 허위로 만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승상께서 잘못된 정보로 채모 장군을 처형한 것을 몹시 후회하고 계시지만,

돌이킬 수없는 자책감으로 괴로워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거짓 정보를 가지고 온 장간은 지금쯤 처형되었을 겁니다."

"아 ! ..."

 

"저런 !..."

 

조비의 이같은 말을 듣게된 채중과 채화는 한탄의 소리를 내뱉었다.
그러자 조비는,

 

"일이 이렇게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만들어졌으니,

돌아가신 장군의 넋이라도 위로해 드려야죠 ..."하고,

두 형제를 위하여 다시금 예를 표해 보인다.

그러자 죽은 형의 오해가 풀렸다는
안도감이 든 채중과 채화는 조비 앞에 엎드려 울음을 터뜨렸다.
조비는 두 형제가 한참을 울도록 내버려 둔 뒤에,

 

"그리고 두 분께 축하드려야 할 일이 있습니다."하고,
상가에서 말할 수 없는 느닷없는 소리를 한다.

그러자 두 형제는 곡을 멈추고 두 눈을 크게 뜨고 조비를 바라 보았다. 

"에엣 ?..."

 

"무,무슨 일인데 그러십니까 ? ..."

조비가 자리에서 일어나

황궁이 있는 쪽에 예를 표하며 말한다.

 

"승상께서 천자께 올리는 상소에 채중, 채화, 두 분 대인을

각각 양중후(梁中侯)와 신영후(信永侯)에 봉하고,
각각 황금 일만 냥을 하사해 주십사 하고, 간곡히 청하셨습니다."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
두 형제는 조비를 향하여 코가 바닥에 닿도록 절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두 분께서 조정에 공을 세운다면, 후히 보답한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조비가 이렇게 말하자,
두 형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조비를 향해 두 손을 올리며 말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말씀 해 주십시오 !
저희가 어찌하면 됩니까 ?""

조비는 두 형제를 번갈아 보며

약간 뜸을 들이다가 천천히 입을 연다.

 

"위장 투항이오."

 

"네,엣 ?... 위장 투항 ?..."

형제는 서로를 마주보고 놀랐다.
조비의 말이 이어진다.

 

"그렇습니다.

지금 강동에 투항하면 주유의 신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승상께서 두 분의 친형님인 채모 장군을 참수했으니,
승상에 대한 원한이 깊어서,
그래서 복수를 하기 위해 투항한 것이라고 믿을 것이니까요...

 

채중,채화 대인 !
잘 아시겠지만, 채모 장군을 죽인 사람은 승상이 아니라,

바로, 주유 입니다.

 

위장 투항을 한 뒤,

기회를 봐서, 주유를 제거해 주십시오.

그리하면 두 분께서는 억울하게 돌아가신 형님의 복수를 하게 됩니다.

어떻습니까 ?..."

채중이 그 말을 듣고, 동생 채화를 돌아 본다.

그리고 두 형제가 조비를 향하여 한 소리로 말한다.

 

"하겠습니다 !"

 

"알겠습니다.

그러면 어서, 승상께 알려드려,

답답한 마음을 풀어드려야 하겠습니다."

 

조비는 이렇게 말하고,

다시 한번 채모의 위패에 절을 하고 상가를 물러나왔다.

"은혜에 감사합니다 !"

 

두 형제는 상가를 떠나는 조비의 등 뒤에 대고,

넙죽 엎드려 절을 하였다.

이렇게,

자신의 형을 죽음에 이르게 한 원수의 아들인 조비를 ,
상가를 지키던 상주 두 사람은 아니러니하게도 열열한 환송을 하게 된 것이었으니,

시대의 영웅이자 간웅인 조조의 처세는 오늘 날에도 귀감이 되는 것이 아니겠나,

생각한다.
               
182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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