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관우(蜀軍)의 양양성(魏軍) 공격

오토산 2021. 12. 22. 08:01

삼국지(三國志) (285)
관우(蜀軍)의 양양성(魏軍) 공격

다음날 날이 밝자,

선봉장 요화와 관평이 대군을 몰고 출발하였고,

관우는 그 뒤를 따라 양양성으로 밀려들었다.

 

때마침 양양성을 지키고 있던 조인은 관우가 쳐들어 온다는 소식이 날아들자

크게 놀라 성문을 굳게 걸어 잠그게 하고 나가 싸우지 않았다.

 

관우의 대군은 즉시 양양성을 바라보는 위치에 포진(布陳)하고 전열을 정비하였다.

위군(魏軍)은 관우의 촉군(蜀軍)과 대치한 채로 의론(議論)이 분분하였다.
관우와 직접 싸워서는 승산이 없으니 끝까지 성을 지키자는 자중파(自重派)와

지키고 있는 것이 능사(能事)가 아니라는 주전파(主戰派)와의 대립이었다.

자중파의 주모자는 참모인 만총이었고,

주전파의 주장은 장군 하후존(夏侯存)이었다.

 

두 주장 간의 결론을 지켜보던 조인이

마침내 하후존의 주장대로 관우의 촉(蜀)군과 싸우기로 결정하였다.
그리하여 위(魏)의 부장 적원(翟元)과 촉의 선봉대장 요화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싸움은 일진일퇴를 거듭하다가 요화가 거짓으로 패주하니,

승기를 잡았다고 맹신한 적원이 기세를 올리며 거침없이 요화를 추격해 왔다.

다른 한편에서도 하후존과 싸우던 관평도 십여 합을 싸우다가 거짓 쫒기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하후존과 적원이 이십여 리나 추격을 계속했을 때,

돌연 후방이 크게 소란해지더니 적의 군마가 뒤를 가로 막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대장기에 수(帥)자가 써있는 것이 아닌가 ?
관우 자신이 진두에서 지휘하며 달려오고 있는 것이었다.

"큰일 났다.

어서 퇴각하라 !"

 

상장군 조인은 기겁하며, 달아나기시작하였다

관우는 그 꼴을 보고 크게 웃으며,

 

"조인은 듣거라,

너무 급히 달아나다가 말에서 떨어지겠다 !...

더 이상 쫒지 않을 터이니, 조심히 달아나거라

하하하하 !..."하고,

큰소리로 호탕하게 웃었다.

이와 동시에 거짓 쫒겨가던

요화와 관평이 돌아서며 공격하는 바람에 적원은 관평의 칼에 맞아 죽고,

하후존 역시 미처 달아날 사이도 없이 관우가 휘두른 청룡언월도

한 칼에 피를 뿌리며 전사하고 말았다.

 

촉군의 급박한 추격과 살육이 벌어지자

조인은 양양성을 지탱할 힘이 없다고 판단하고

보다 견고한 번성을 지킬 심산으로 양양성을 그대로 버려둔 채로

멀리 번성을 바라보고 후퇴하였다. 

관우는 당당하게 양양성에 입성하여 만민의 환영을 받았다.
참모 마량(馬良)이 간한다.

 

"이번에는 다행히 신예 장군들의 분전으로 크게 승리를 거두었으나,

동오의 여몽(呂夢)이 육구(陸口)에 진을 치고 형주를 노리고 있으니,

우리는 그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음 !... 좋은 점을 지적하였네,

나도 양양성과 번성을 공격하면서 그 일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육구의 변(變)을 급히 알 수있는 묘책은 없겠나 ?"

 

"요소요소에 봉화대(烽火臺)를 만들어
만약 동오가 쳐들어 올 때에는 밤이면 불로써 알리고

낮이면 연기로써 신호하면 되겠습니다."

 

"그러면 그대에게 그 임무를 말길 것이니,

지금 곧 형주로 돌아가 강변 곳곳에 봉화대를 구축하도록 하라 !"
이리하여 마량은 새로운 임무를 띠고 형주로 돌아왔다.

 

마량은 형주로 돌아오자,

곧 군사들을 동원하여 봉화대를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강변을 따라가며 지형에 따라 십리 혹은 이십리에 하나씩

높은 산과 언덕 위에 봉화대를 세우고 한 곳에 군사를 오십여 명씩 주둔시켰다.

그리하여 강동에서 침범해 올 기색이 보이면 제일 감시소에서 먼저 봉화를 올리고,

 

그에 따라 제이, 제삼 감시소에서 다시 봉화를 올려

단시간내에 형주에서 알아볼 수 있도록 통일된 신호를 만들어 놓았다.
봉화대 공사를 끝내자 마량은 다시 양양성으로 돌아와 관우에게 말한다.

 

"봉화대 구축은 끝났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인사 문제입니다."

 

"인사 문제라니 ?

무슨 말인가 ?"

 

"지금 형주는 미방(靡芳)과 부사인(傅士人)이 지키고 있으나,

그들만의 힘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되어 반준(潘濬)을 보내어

그들을 돕게 할 생각이네."

 

관우는 마량의 고언을 받아들여 반준에게 오천의 군사를 추가로 주어,

형주에 보내어 일만의 군사로써 형주를 지키고 있는 미방과 부사인을 돕게 하였다.
그런 뒤에는 군사들에게 번성을 향하여 출동할 것을 명하였다.

한편,

두 장수와 양양성을 잃고 번성으로 쫒겨온 상장군 조인은 만총을 보고 말한다.

 

"내가 장군의 말을 듣지 않고 촉군과 싸우다가

양양성을 잃고 말았으니 앞으로 어떻하면 좋겠나 ?"

 

"관우와 정면으로 싸워서는 승리할 가능성이 전혀 없으니,

이제 앞으로도 그가 공격해 오면 성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수비만 하는 것이 생책이오리다."하고,

말한다.

마침 그때,

관우가 대군을 이끌고 강을 건너 번성으로 쳐들어 온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조인은 크게 놀라며 장수들을 불러 놓고 대책을 물었다.

 

"관우가 침공해 온다면

수비만 해야지 결코 싸워서는 안 됩니다."

 

만총은 평소의 주장을 되풀이하였다.

그러자 부장 여상(呂常)이 분연히 소리치며 반대한다.

 

"무슨 소리요 ?

싸우지 않고 방어만 한다면 어찌 그들을 물리친단 말이오. 
병법에도

<강을 정반쯤 건너왔을 때, 치라 !>는 말이 있질 않소.
관우가 지금 강을 건너 온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요.
우리는 마땅히 지금 나아가 관우를 쳐야 하오 !"

 

"관우를 만만히 여겨서는 큰일 나오 !"

 

"적장을 무서워해서야 무슨 싸움이 되겠소 ?

상장군 ! 나에게 군사 일천을 주시면 내가 나가 싸우겠소이다 !"

 

여상이 크게 분노하면서 조인에게 말했다.
조인은 그의 용기를 가상히 여겨,

군사 이천 명을 주며 나가 싸우게 하였다.
여상은 그 길로 촉군을 급습하였다.

 

그러나 싸움에 나선 위군 병사들은 관우가 적토마를 타고 진두에 나타나자

그의 당당한 위풍에 기가 질리며,

 

"저분이 그 유명한 관우 장군이구나 !"하고,

수근거리며 도망갈 길만 찾는 것이 아닌가 ?

그리하여 여상은 단 한번도 싸워보지 못하고 그대로 번성으로 쫒겨오고 말았다.
관우는 다시 군사들을 번성앞에 포진시켰다.
이 모양으로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조인은

급히 조조에게 올릴 서찰을 가진 사람을 허창으로 보내었다.

<번성은 관우의 공격을 받아 함락 될 위기에 직면했으니,

구원병을 급히 보내 주소서.>

조조는 조인의 급보를 받아보고 크게 놀랐다.
그리하여 문무 백관들을 불러모아 대책을 물었다.

 

"형양에 주둔하고 있는 상장군 조인이 보내온 소식에 따르면

관우가 북벌(北伐)을 추진하여 양양을 치고,

현재 번성을 포위하고 있다는군.

조인이 지원병을 요청했네.
번성은 중원의 요지(要地)이니 반드시 지켜내야하네. 말해보게.
누가 지원병을 이끌고 관우를 상대하여 번성을 위기에서 구하겠나 ?"

 

조조가 이같이 지원할 장수를 묻자,

장수들은 나서는 자 없이 모두가 서로의 눈치만을 살피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이런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던 조조가 입을 열어 말한다.

 

"얼마 전에 한중에서 대패를 했으니,

다들 겁을 먹은 모양이군.
좋아, 그럼 내가 지명하겠네."

조조는 관우를 상대하겠다고 나서는 장수가 없자,

눈을 예리하게 뜨고 장수들 면면을 살펴보았다.
장수들은 서로 자기가 지명을 당할까 보아,

순간적으로 침묵으로 일관했다.

 

"우금 !"
조조의 지명이 떨어졌다.

 

"부르셨습니까 ?"
우금이 대청 중앙으로 나와 입시한다.

 

"다른 장군들은 한중에서 입은 부상이 완치되지 않았는데,

그대는 상장군이나 몇 년간 출정하지 않았으니

이번에 나서는 것이 어떻겠나 ?"

 

조조는 의외로 우금에게 의견을 묻는 것이었다.
그러자 침울한 표정의 우금이,

 

"전하 !

그동안 저는 명을 받고 서량에서

토지를 경작하느라고 훈련을 하지 않았으니,

아무래도 자신이 없사옵니다."하고,

아뢰는 것이 아닌가 ?

그 소리를 듣고, 조조가 힐난의 어조로 되묻는다.

 

"그게 무슨 말인가 ?
전쟁에 나서지 않는다면 어찌 장군이라 할 수가 있는가 ?
그동안 숱한 전쟁에 참가하여 무수한 공을 세우지 않았던가 ? "

 

"전하께서 지시한 대로 따랐기 때문이죠.

허나, 관우는 맹장으로 누구나 두려워 하는 상대이니,

이기지 못할 까 염려되옵니다."

 

"역(易)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 않나 ?
자네가 관우를 죽이면 모두가 자네를 두려워 하겠지 ! '

 

"따르겠습니다.

그 대신 선봉을 맡을 장수를 한 명 더 선발해 주십시오."

 

"누가 선봉을 맡겠나 ?"

조조는 장수들을 다시 둘러보며 물었다.

그러나 이 역시 지원하는 장수가 없었다. 
조조가 답답함을 느끼고 불만스런 어조로 털어 놓는다.

 

"왜들 이러나 ?
한중에서 패했다고 하나같이 전쟁을 포기했나 ?

겁을 먹었군 ! 그런가 ?...
좋네, 그럼 이 늙은이가 우금 앞에 선봉으로 나설 수밖에 없겠군 !

이번에 내가 전쟁에 나서서 관우와 목숨을 걸고 싸울테니,

다들 앉아서 결과를 지켜보도록 하게 !"

 

조조가 장수들을 향하여 섭섭함을 드러내 보이며 입을 악다물었다.
그때, 누군가 장수들 틈에서 대청 가운데로 나서며 아뢴다.

 

"전하 !

제가 선봉에 나서서 관우와 싸우겠습니다 !"

 

모두가 맹장 관우와의 대전을 두려워하는 중에

스스로 자원하여 나서는 장수가 있었으니

그는,

 

"방덕 ? "
조조가 그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입을 악다물었다.

286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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