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風水地理)의 원리
풍수(風水)는 무엇인가?
풍수의 기원은 언제부터일까요?
이 땅에 인류가 출현하고부터 사람은 살기 좋은 땅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녔을 것입니다. 문명의 발전이 전혀 없었던 까마득한 태고 적에 짐승의 삶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 인류의 생활이란 살아남기 위해서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것 외에는 별달리 도리가 없었을 것이며 먹을 것이 풍부한 곳과 추위를 막을 수 있는 따뜻한 곳을 찾아 다녀야 했으며 짐승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바위동굴이나 토굴, 움집 등을 짓고 살아야 했습니다.
마침내 떠돌이 인류는 삶에 간절한 생존의 소망을 충족시켜줄 영원한 정착지를 찾아 안주하게 되니 그 곳이 바로 인류 4대 문명의 발상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이 풍족하고 기후는 따뜻하였으며, 비옥한 농토는 먹거리 걱정을 해결해 주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곳이었지요.
그러나 이것을 터잡이 이론인 정통 풍수의 기원으로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적어도 이때에는 터를 잡는데 있어서 어떤 법칙보다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단순한 행동에 불과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풍수의 발생기원으로 볼 수 있으려면 복지(福地)의 조건을 좀 더 정밀하고 일관성 있게 찾는 논리적 법칙이 정립되어 있어야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근역강산맹호기상도
인류 문명의 발전과 함께 풍수의 원리도 발전하여 학문적 이론으로 체계를 갖추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천 년 전의 일입니다. 중국의 고대국가인 주(周, BC 11C - BC 8C)나라 주서(周書)에 나와 있는 ‘태보주공상택(太保周公相宅)’이라는 기록이 문헌상 나타나는 풍수에 관한 최초의 기록입니다. 이 말은 “태보가 주나라 왕을 위해 집터를 잡아주었다”는 뜻으로 풍수라는 말 대신에 상택(相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택과 함께 상지(相地)라는 용어도 함께 통용되었는데 상지가 길흉지를 구별하는 터를 잡는데 쓰는 용어라면 상택은 집이라는 건물 자체를 대상으로 하여 길흉을 구별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때에는 터잡기와 가상(家相)의 길흉에 대한 원칙이 정립되어 있다고 볼 수가 있어 풍수의 발생 기원은 최소한 주나라 이전으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풍수(風水)라는 용어가 등장한 문헌상의 최초 기록은 중국의 후한(後漢, 25년 - 222년)시절 청오자(靑烏子, 생몰년 미상)가 저술했다는 최초의 풍수서 청오경(靑烏經)에서 처음으로 발견됩니다. 바로 청오경의 마지막 구절인 “내외상승 풍수자성(內外相乘 風水自成)”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풍수라는 용어가 아직 사용되지 않았던 시절이었으므로 아마도 후세에 누군가가 첨가해 놓은 기록이라는 것이 오늘날의 대다수 학설입니다. 풍수라는 용어를 보다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문헌은 4세기경 동진(東晉) 때의 곽박(郭璞)이 쓴 금낭경(錦囊經, 또는 葬書)이라는 데 모든 학설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당나라 황제 현종이 지리를 잘 아는 홍사(泓師)라는 신하를 자주 불러서 산천의 형세를 물어보았는데 그 때마다 홍사는 장서를 인용하여 설명하였다고 합니다. 어느 날 현종이 홍사에게 그 책을 요구하자 홍사는 책을 바치면서, 이 책은 세상에서 귀한 책으로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보여서는 안 되는 비보서(秘寶書)라고 말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현종은 이 책을 비단으로 만든 보자기 즉 금낭(錦囊)에 넣고 다시 장롱 깊이 넣어 보관했다고 전하며 이때부터 금낭경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답니다.
그러므로 지금도 풍수서의 원전이라 하면 청오경과 금낭경을 꼽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조선시대 지관선발 시험에도 청오경과 금낭경은 배강을 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풍수서로 여겼습니다. 시중에 번역본이 많이 나와 있으니 필요하시다면 일독(一讀)을 권합니다.
이상이 풍수의 발생기원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이었고 이제는 풍수가 무슨 뜻인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풍수(風水)란 장풍득수(藏風得水)를 줄인 말입니다. 즉 바람을 감춘다는 의미의 장풍(藏風)과 물을 얻는다는 뜻의 득수(得水)에서 ‘풍(風)’과 ‘수(水)’를 따 와서 풍수라 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풍수란 곧 ‘바람을 감추고 물을 얻는 땅을 찾는 기법’이라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찌하여 바람을 감추고 물을 얻은 땅이 좋은 터가 되는 것일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땅의 기운인 생기(生氣)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생기란 만물을 창조하고 기르는 우주의 대 기운을 말하는데 모든 생명체는 기(氣)의 영향을 받고 살아갑니다. 우리는 감정의 상태가 좋은 것을 ‘기분(氣分)이 좋다’라고 표현하는데 이 말은 우리 몸에 흐르는 기의 상태가 좋다는 뜻입니다. 기(氣)의 상태가 나쁘면 ‘기분이 나쁘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사람의 모든 감정 상태는 기에 따라 좌우됩니다. 날씨를 천기(天氣) 또는 기후(氣候)라고 하는데 하늘에서 운용되는 기의 상태를 이르는 것입니다.
따뜻한 기운을 온기(溫氣)라 하고 차가운 기운을 냉기(冷氣)라 하지요. 바람의 기운을 공기(空氣)라 하고 물의 기운을 수기(水氣)라 하며 불의 기운을 화기(火氣)라 합니다. 맑고 청량한 기운을 양기(陽氣)라 하고 어둡고 습한 기운을 음기(陰氣)라 하고. 술에 취하면 취기(醉氣), 미친 것을 광기(狂氣), 몸에 곳불이 들면 감기(感氣),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윤기(潤氣)라 하는데 이처럼 우리말은 사람이나 사물의 모든 상태을 기(氣)라는 말로 표현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이는 기가 그 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며 만물의 모든 상태를 주관하는 으뜸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기의 원천은 우주에서 오고 그 중에서 생명의 원천이 되는 생기는 특히 태양으로부터 오는데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땅을 바탕으로 살아가며 태양에서 오는 생기의 원천으로 태어나서 자라며, 생기를 먹고 살아갑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생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하늘에 떠돌아다니는 천기(天氣)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땅 속에 흘러 다니는 지기(地氣)가 바로 그것입니다.
다른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사람 역시 이 두 가지의 기운을 잘 받아야만 건강한 삶을 살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늘의 기운인 천기는 바람을 타고 다니며 바람 따라 흩어지는 속성을 지니고, 땅의 기운인 지기는 땅속을 타고 흐르는데 물을 만나면 뭉치는 속성을 지닙니다. 결국 풍수의 목적은 생기를 얻는데 있으며 생기를 얻기 위해서는 바람을 가두고 물이 닿는 곳에 터를 잡아야 한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금낭경(錦囊經) 첫 구절에는 ‘장자 승생기야(葬者 乘生氣也)’라 하여 ‘장사 지냄에는 반드시 생기를 타야 한다.’라고 적고 있어 생기가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생기는 바람을 타면 흩어지는데 이를 기승풍즉산(氣乘風則散) 또는 간단히 풍즉산(風則散)라 하며 또한 생기는 물에 닿으면 머무는데 이를 계수즉지(界水則止) 또는 수즉지(水則止)라 합니다. 그러므로 바람이 잘 갈무리 되고 물을 만나 땅 속을 운행하는 생기가 멈추어 응집된 곳이 바로 혈(穴)이 되며 혈(穴)을 얻으면 생기를 타게 되니 이것이 바로 풍수의 원리라 하겠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사실은 단순히 바람을 막는 것으로만 본다면 방풍(防風)이란 말이 있는데, 그러나 풍수에서는 굳이 바람을 감춘다는 뜻의 장풍(藏風)이란 말을 쓰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좋은 터에 있는 생기를 바람이 빼앗아 달아나는 것을 막아야 되니 터의 외부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막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터의 생기를 품은 내부의 바람을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용어 하나를 익히도록 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좋은 땅을 명당(明堂)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정확한 표현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풍수에서는 생기가 응집된 곳을 혈(穴)이라 부른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좋은 땅은 혈(穴) 또는 명혈(名穴)이라 불러야 마땅하다는 것입니다.
명당(明堂)이라는 말의 유래는 원래가 궁궐에서 신하들이 임금에게 예를 올리는 조당(朝堂)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조당을 명당이라 하는 것입니다. 군주(君主)는 남면(南面)의 원칙에 따라 북쪽에서 남쪽을 향해 앉아 있습니다. 신하들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임금을 바라보며 서게 됩니다. 남쪽은 환하게 밝은 곳입니다. 그래서 밝을 명(明)자의 명당(明堂)은 신하들이 모든 정사를 밝게 처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것을 혈과 비교해 본다면 임금이 앉아있는 용상이 놓이는 곳이 생기가 가장 많이 응집된 혈처(穴處)가 됩니다. 그러나 신하들이 서 있는 명당은 혈과는 무관한 곳이 됩니다.
경복궁의 근정전이다. 임금은 근정전 안 용상에 앉아있고 신하들은 품계석을 따라 도열했으니 사람들이 거닐고 있는 부분이 명당이다.
무덤에서 본다면 시신이 놓이는 광중(壙中)은 혈처에 자리 잡으며 그 앞에 후손들이 절을 올리는 자리가 명당이 됩니다.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집터에서 이를 본다면 생기가 강하게 응집된 혈처에는 어느 집이나 안방이 위치합니다. 그리고 집의 마당이 명당이 됩니다.
명당은 또 내명당과 외명당으로 구분하는데 국세의 안쪽에 있는 명당이 내명당이라면 국세의 바깥쪽에 있는 명당을 외명당이라 합니다. 집으로 본다면 마당은 내명당이고 울타리 밖 동네는 외명당이 되겠네요.
풍수를 공부한다면 앞으로는 명당이라는 말보다는 좋은 혈(穴), 또는 명혈(名穴)이라는 말을 써야 정확한 표현이 되겠습니다.
첫 시간인데 쓰다보니 분량이 너무 많아 혹 지루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조금이라도 공부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음 주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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