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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느 시인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치 못한 미안함으로
점심을 함께 하러 보릿고개 황토 묵집에 갔다가
오랫만에 두루에 있는 종가를 다녀왔다.
깔끔하게 잘 다듬어져 있어
전에 고즈넉한 고가의 분위기가 다소 달라지긴 했으나
주변 경관이 아주 아름다와졌다.
종손이 외출한지라 나는 그저 조용히
경류정과 종가의 사랑채인 고송유수각을 돌아
언제 보아도 감탄이 절로 나는
뚝향나무를 만나고
그 품넓은 나무그늘에 넋을 놓고 보고 있다.
이렇게 용틀임하며 하늘을 향해 치솟는
이 나무를 선산 부사공도 보고 계실까 ?
평안도 정주에서 머얼리
이곳까지 옯겨져 550 여년을 굳건히 종가를 지키고 있는
뚝향나무의 기상을 우리 모두가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다.
종가와 종손과
이를 지키는 숲과 나무들이
대추, 밤과 같이 어우러져
대대손손 이어가리라
여기 뚝향나무가 말하고 있는것 같다.
홍두깨로 밀어 삶아 내어놓는 국수와 묵한그릇,
그리고 황토 묵집에서 목축였던 막걸리 한잔에
더욱더 거연해진 마음에
돌아오는 이하 주촌길이
그저 기쁘고 즐겁다.
된장 담그는 시인의
산매골
달분네 된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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